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지 3년이 지났고, 이제 제1기 로스쿨 학생들은 졸업 학년에 이르러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로스쿨 졸업생들의 법조 직역 진출이 눈앞에 다가옴에 따라 안팎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한편에선 다수의 법조인 배출에 따라 경쟁을 통해 법조서비스의 양적·질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질 저하의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주변에서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보다 당사자들의 심정은 더욱 절절할 것이다. 변호사 시험 합격률 문제를 놓고 로스쿨 학생들이 단체행동을 보이더니, 이젠 로스쿨 졸업생들의 검사 임용 방안에 대한 이견으로 사법연수원생들이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나아가 로스쿨 학사관리 강화방안을 둘러싸고 로스쿨과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측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
돌이켜보면 이와 비슷한 사례는 예전에도 있었다. 1980년대 들어와 과거 60~80명씩 선발하던 사시합격자 수를 일거에 300명으로 늘릴 때나 2001년부터 1000명으로 확대했을 때도 갈등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선발 인원 확대는 불가피한 시대적 요청이었고, 잠시의 갈등은 오래지 않아 봉합될 수 있었다.
지금의 갈등도 쉽게 생각할 여지가 없지 않다. 처음에는 변협을 중심으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있을 것이지만, 몇 년 지나고 로스쿨 졸업생들이 법조인으로 대거 활동하기 시작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갈등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당장 피해를 입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 너무나 무책임한 것이다.
사실 로스쿨 제도 도입은 차분한 검토 속에 다양한 문제점과 대책들을 준비하는 가운데 추진되지 못하고, 정치권 이해관계에 따라 급작스럽게 결정됐다. 그로 인해 무리를 하게 됐던 부분이 많았다. 시설이나 인력, 지역간 불균형 문제들도 심각하다. 그러나 지금 그러한 문제점을 따지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지금은 어떻게 이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졸업을 앞둔 로스쿨생들이 법조 직역에 진출해 능력을 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 물론 능력에 맞지 않는 자리를 제공하면 오히려 로스쿨 졸업생들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낳을 수도 있다. 또한 국민 입장에서는 로스쿨 졸업생들이 새로운 기득권 계층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 법조서비스 문턱을 낮추고, 국민들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 방안을 기대하는 것도 당연하다.
이렇게 볼 때 갈등의 해법은 기득권이 아니라 ‘국민에의 봉사’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로스쿨 학생들 중에 추천을 받아 검사로 임용하는 것이 사법연수원생들의 기득권을 침해하는지의 여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임명된 이들이 사법연수원에서 지원하는 이들보다 국민을 위한 검사로서의 직무를 더 잘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다.
로스쿨 학사관리 강화방안도 시행하기도 전부터 찬반 논쟁에 빠져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여러 로스쿨의 학사관리가 효율적이었는지 졸업생들의 활동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 첫 졸업생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에선 찬반의 논거도 충분한 실증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로스쿨은 이미 우리의 현실이다. 로스쿨에 대한 찬반을 따질 시점이 아니다. 로스쿨을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지에 대해 관심과 노력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