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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금요일엔 수업하기 싫어”
“월·화·수·목에만 강의 …학생 고려 안한 ‘이기주의’
신학기, 일부 대학들이 금요일에 전공강의를 개설하지 않아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해당 전공(학과)에 소속된 교수들이 모두 금요일 수업을 기피, 월·화·수·목요일에 수업이 몰려 애꿎은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서울에 본가(本家)를 둔 교수들이 많은 지방대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금요일 수업은 싫다” 주문식 시간표(?) 

3일 대학가에 따르면 인하대는 이번 학기 정치외교학과·경제학과·일어일본학과 등 3개 학과에서 금요일 전공강의를 개설하지 않았다. 또 생명공학과에선 4학년 수업인 ‘생물공학실험3’ 하나만을 금요일에 배치했다.

경기대·경원대·협성대 등의 사정도 비슷하다. 이번 학기 경기대 문예창작학과의 경우 총 15개, 협성대 사회복지학과의 경우 총 17개의 전공과목을 개설했으나 금요일엔 해당 사항이 없다. 이와 함께 주·야간으로 운영되고 있는 경원대 영어영문학과는 금요일 야간엔 수업을 전혀 개설하지 않았고, 주간엔 단 한 개의 강의만을 마련했다. 이마저도 학과 전임 교수가 아닌, 외국인 강사가 담당한다.

대진대 신문방송학과는 금요일 수업 중 일부를 온라인에서 실시한다. 이에 따라 ‘출판잡지론(목·금)’, ‘글로벌광고론(수·금)’ 등 2개 과목의 금요일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해당 과목의 교수·학생 모두 금요일엔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각 대학 내 일부 학과에서 금요일 강의가 개설되지 않는 가장 주된 이유는 교수들이 금요일 수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귀찮은 금요일 수업은 맡고 싶지 않다’는 교수들의 이기심에 월·화·수·목요일에만 전공 강의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인하대 경제학과 관계자는 “교수님들이 원하시는 시간에 맞춰 짜다보니 금요일 수업이 없어졌다”며 “특히 올해는 학과 교수님 세 분이 연구년이어서 금요일 수업이 더더욱 없다”고 설명했다. 또 경원대 영어영문학과 관계자는 “수업 시간표를 짤 때 ‘주 3일만 수업을 맡았으면 좋겠다’, ‘화·목 위주로 시간표가 짜졌으면 좋겠다’고 주문하시는 교수님들이 계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불편을 겪게 되는 건 애꿎은 학생들이다. 전공강의가 주 4일로 몰려 있어 시간표를 짜기도, 시험공부를 하기도 어렵다. 인하대 경제학과 재학생 신모씨는 “수업이 죄다 겹쳐 원하는 수업을 신청하지 못했다”며 “경제학과가 있는 6호관 건물은 금요일에 문을 닫아도 될 것 같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또 지난 학기 같은 상황을 겪었던 서울 한 대학 재학생 박모씨도 “전공수업이 주 4일에 몰려 있어 시험 공부하기가 벅찼다. 하루에 3개의 전공시험을 봤을 때도 있었다”며 “모든 요일에 골고루 수업이 배정돼 있어야 학생들도 보다 효과적으로 학업에 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일은 학교, 3일은 서울서” 新 선택과 집중(?)

교수들의 금요일 수업 기피 현상은 지방대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경주대·관동대·대불대·중부대 등은 전 학과 중 무려 5개 이상이 금요일 수업을 개설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학기 관동대에선 체육교육과·정보통신공학과·전자공학과·법학과·의료공학과·컴퓨터학과·보건환경학과·행정학과·사회복지과 등 9개, 대불대에선 경호학전공·무도학전공·경영학과·기술교육과·사회복지학과·해양레저기술전공·컴퓨터응용기술학과 등 7개 학과가 금요일에 전공 강의를 운영하지 않는다.

또 경주대에선 관광일어학과·경영학과·군정보사관학과·전기에너지전자공학과·태권도학과, 중부대에선 한국어학과·인쇄미디어학과·자동차관리학과·환경조경학과·연극영화학과 등 각각 5개 학과가 금요일에 강의를 개설하지 않았다. 수도권 대학들에서 많아야 2~3개 학과가 금요일에 전공 강의를 운영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대의 상황이 더욱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수도권 대학들과 달리 지방대엔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본가는 서울에 두고, 학교 근처에 따로 집을 얻어 사는 교수들이 많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지방대 교수들의 금요일 수업 기피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는 셈이다.

경남 한 대학 교수는 “자녀가 있는 교수들은 교육 때문에라도 본가를 지방으로 옮기는 게 쉽지 않다. 서울에 가족들을 두고, 대학 근처에 집을 하나 더 얻어 서울·지방을 오가는 교수들이 많다”며 “서울에 본가를 둔 교수들 대다수가 ‘집에 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금요일 수업을 기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서울에 본가를 둔 전남 한 대학 교수는 “일주일 중 4일을 타지에서 보냈으면, 3일은 가족들과 보내고 싶다. 교수도 사람인데, 가족들과 함께 있고 싶은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며 “대신 학교에 나오는 4일 동안엔 정말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대 교수들에게 다른 속사정이 있다 해도, 금요일 강의가 개설되지 않음으로써 학생들이 입게 되는 피해는 동일하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한 재학생은 “지방대라는 자격지심이 있는데 수업마저 제대로 개설이 안 되면 너무 속상하다. ‘지방대 학생이라고 무시하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든다”며 “교수님들께서 본연의 역할에 좀 더 충실해 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민현희·윤수경 기자>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1-03-07 오전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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