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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 능가하는 학부생 ‘눈길’
학부생으로는 드물게 SCI급 저널에 주 저자로 등재
국비지원 연구과제 선정과 특허 출원까지
대학도 다양한 학부생 연구지원프로그램으로 뒷받침

학부생들이 석·박사를 능가하는 연구실적을 속속 내놓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이들은 학부생으로는 이례적으로 SCI급 저널에 주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국비지원 연구과제에도 선정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일부 학부생은 연구결과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상용화까지 앞두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학부생이 대학원생의 연구력을 넘어서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자 대학도 다양한 연구지원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학부생 지원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대 기계공학과 4학년 진규현씨. 진씨 논문은 전기장을 이용한 나노임 프린팅 기술을 응용해 초발수성(超撥水性) 표면을 제조하는 기술에 관한 논문인 ‘Pressure/electric-field-assisted micro/nano-casting method for replicating a lotus leaf’로 물리화학·표면공학·나노공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Langmuir’에 주 저자로 최근 이름을 올렸다. 초발수성은 연잎이나 토란 잎에 떨어진 물방울이 스며들지 않고 굴러 내리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전기유체(流體) 공정을 통해 나노마이크로 크기의 돌기가 물 등이 스며들지 않게 하는 기술이다. 진씨는 이 논문에서 압력과 전기장 아래에서 실리콘 유체의 진동현상을 응용해 기존의 나노캐스팅 기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씨는 3학년 때 부터 김근형 교수의 지도 아래 이 연구를 시작해 지금의 성과를 이뤘다.


김근형 지도교수는 “학부생이 SCI 최상위저널에 논문을 발표하고 주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면서 “주말도 반납하고 주야로 연구실에서 노력해 온 결과로 향후 우리나라 반도체 공정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공정기법”이라고 말했다.


학부졸업논문이 화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VIP 논문으로 게재돼 화제다. 보통 학부졸업논문이 형식적으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경희대 응용화학과 4학년인 김소연씨가 동문인 카이스트 화학과 안두식 박사와 함께 다원자 분자의 이례적인 공명 현상을 이론적으로 해석한 ‘다이아지린의 광분해 스펙트럼 상에 나타나는 비대칭 공명’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그 주인공. 이 논문은 복잡한 분자의 화학반응 과정과 결과를 레이저로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화학반응의 생성물 분포를 조작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김씨는 “평소 동역학 분광학 실험에 관심이 있어 지도 교수님에게 실험 방법에 대한 조언을 얻어 8개월간 실험을 진행했다”면서 “가볍게 시작한 실험이 이렇게 큰 결과를 가져다줄지 몰랐다”고 말했다.


울산과기대 전기전자공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인 조기영씨는 새로운 화학 공정을 이용해 LCD 액정소자나 전자소재에 적용되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하고 상용화까지 앞두고 있다. 조 씨는 ‘전도성 고분자로 환원된 그래핀 용액을 이용한 투명전극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해 ‘Langmuir’ 인터넷판 1월 12일자에 논문을 발표했다.


조 씨가 이번에 발표한 논문은 화학적 산화방법으로 만들어진 산화 그래핀 전도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것으로 이 방법을 통하면 액정소자나 LCD 등에 쓰이는 대면적 플렉서블 투명전극을 아주 간단한 공정을 통해 값싸게 만들 수 있는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국비지원 연구과제에 선정된 학부생 동아리도 있다. 건양대 나노바이오화학과 연구동아리인 ‘유기사랑’은 지난해 교과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실시한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 과제에 선정됐다. 김다정, 구보람, 신다혜 등 3명으로 구성된 이 동아리는 6개월 동안 국비 1000만원을 지원 받았다.


잘 키운 학부생 하나가 열 대학원생 안 부러운 사례가 눈에 띄게 늘어나자 대학도 체계적인 학부생연구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뒷받침해주고 있다. 지도교수가 학부생과 밀착해 연구 지도를 실시하거나 장학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경희대는 지난해부터 학부 재학생과 교수가 연구에 함께 참여하는 ‘교수-학생 협동 학술 연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학부생들의 연구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교수학습지원센터에서 학부생들과 지도교수로 구성된 10개 연구그룹을 선정, 연구지원비 70만원과 지도교수비 3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대도 나노과학기술대학의 ‘학부생 연구프로그램(Undergraduate Research Program)’을 통해 교수와 학생이 1:1로 밀접한 연구 지도를 통해 나노메카트로닉스공학과 3학년인 박정민씨가 공동 제1저자로서 나노분야의 SCI(E)급 국제저널인 ‘Journal of Nanomaterials’ 2월호에 논문을 발표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이정혁 기자 (blinddance@unn.net) | 입력 : 11-03-04 오전 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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