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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년간 대학에 무슨 일이 있었나
‘한국대학신문 창간 17주년’을 맞아 살펴본 대학 변화상
세계화된 대학으로 나간다는 자세 중요
교육부 정책에 대학도 목소리를 내야
'한국대학신문’이 오는 15일로 창간 17주년을 맞게 된다. 88년 창간한 이래 ‘대학정론 추구’와 ‘대학여론 선도’에 노력해온 한국대학신문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들이 겪은 대학생활과 변화된 대학환경, 달라진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일선현장에 몸담고 있는 86학번 기자부터 최근 졸업한 00학번 새내기 기자까지 대학과 함께 숨 쉬어온 그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통해 지난 17년간의 대학사회 변화상을 살펴본다.

◆ 내가 겪은 대학생활

- 80년대 당시는 대동제나 각종 문화행사 등 모든 대학문화가 민주화 운동과 연관된 것이었다. 당시 대학은 나에게 지식을 일깨워주는 ‘상아탑’이라기보다는 삶의 가치관을 제시해준 ‘인생의 길잡이’ 역할을 해줬다.

- 그 선배들이 우리 직계 선배들이다. 우린 전대협에서 한총련으로 넘어가는 시대에 대학을 다녔다. 그때까지만 해도 취업에 대한 부담보단 대학생활을 즐기는 분위기였다.

- 우린 수능 1세대라서 입시 중압감이 높았지만 ‘창의력세대’라는 자부심도 있었다. 또 그때만 해도 과에 2~3명 정도만 워드를 사용할 줄 알아 밥 사주고 부탁했던 기억이 난다.(웃음)

- 정말 세대가 다르다. 우린 대학 때 ‘타자특강’ 수업이 있었다. (웃음)

- 우리에겐 IMF가 가장 문제였다. 경제가 어려워 수학여행도 못가고 가까운 곳에 MT 형식으로 다녀왔다. 컴퓨터가 막 대중화되던 시기여서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워드를 배웠다.

- 정말 선배들한테 듣던 얘기다. 우리 때는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였고 교수들이 일부러 손으로 리포트를 써오게 했다. 베낄 염려가 있어서였다. 또 IMF 여파가 아직 남아서 교내 장학금에 많은 학생들이 눈독을 들였다.

- 우리도 장학금을 중시했지만 토익점수를 더 우선시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학과 공부보다 영어시험을 준비했다.

◆ 변화된 대학입시

- 입시제도도 정말 많이 변했다. 그리고 한국대학신문이 대학합격자 명단을 미리 입수, 나눠줬던 것이 그 당시 학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 재밌는 얘기, 하나 하자. 얼마 전 선·후배 동료기자들과 술자리에서 대학입시로 얘기를 나눴던 적이 있다. 그런데 웃긴 것은 4명이 서로 다른 대학입시를 치렀다는 점이었다. 결과적으로 3~4년마다 입시정책이 바뀌었다는 건데, 지금도 마찬가지 아닌가. 입시만큼은 차츰 대학에 일임해 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

- 우린 마지막 학력고사 세대였다. 그래서 재수하면 대학가기 힘들다는 분위기여서 위기의식이 컸다. 그땐 전문대만 가도 좋아하던 시절이었다.

- 아마 학력고사세대는 그럴 것 같다. 우린 1차, 2차로 나눠 시험을 쳤었고 그래도 수능으로 대학에 입학했다는 자긍심이 강한 세대였다.

- 정말 생소한 얘기들인 것 같다. 우리가 대학입시를 준비할 때는 다양한 입시전형이 있었다. 내 경우만 해도 ‘자기추천제’라고 해서 선생님 도장과 자기소개서만으로 대학에 들어갔다.

◆ 기억에 남는 취재 후일담

- 지난해 10월에 한약학과 관련 기사를 다룬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관련 대학과 교육부를 취재하면서 중간 창구 역할을 하게 됐다. 다행히 원만히 해결이 됐고 개인적으로 마음이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낀 취재였다.

- 난 좀 다른 얘기인데 대학의 뜨거운 이슈가 생겨 교수들에게 취재를 하면 “TV 안본다”, “연구가 바빠서 아는 바가 없다”면서 회피하는 경우를 봤다. 교수는 사회의 리더이자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점이 무척 아쉬웠다.

- 모 대학 여직원 기사를 다룬 것이 기억난다. 좀 더 일할 수 있는 상황인데 해고가 된 경우였다. 취재차 학교 관계자와 인터뷰 중 그 분이 여성 차별적 발언을 한 것을 기사로 다뤘는데 편집 과정을 거치며 민감한 내용만 신문에 실리게 됐다. 그 기사를 복사해서 여직원분들이 항의 자료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제 지난 얘기지만 인간적으로 그분에게 좀 미안하다.

◆ 변화된 교육정책과 대학의 고민

- 80년대 초반에는 대학이 1백여 개였던 것이 2000년대에 와서 2백여 개가 넘었다. 이젠 대학들이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대학도 이젠 생존의 문제로 고민하게 됐다.

- 지방대의 고민은 정말 심각하다. 다른 기자들보다 지방대를 방문할 기회가 많다보니 지방대의 고충을 피부로 느낄 때가 많다. 지방대 교수들의 경우 연구나 강의보다는 학생모집, 취업 알선에 내몰리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 한편으로 요즘 대학들은 수치에 너무 민감한 것 같다. 특히 다른 대학 구성원들의 연봉과 급료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와 함께 자기 대학의 순위도 중요시하는 것 같다.

- 자기 대학의 순위는 그렇게 민감하며 정작 가장 변하지 않는 곳은 대학이라는 생각도 든다. 항상 공론의 장에서 이야기가 맴돌기만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가장 문제라고 본다.

- 신뢰를 주지 못하는 교육부의 정책도 문제다. 개인적으로 학부제가 실패하는 것을 보니 과연 교육부를 믿을 수 있나하는 생각도 든다. 대학들 중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대들은 더욱 힘들 것이다.

- 결국 지방대를 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역인재들이 그곳에서 공부하고 정착할 수 있는 제도의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공기업들의 지방이전사업은 초기에는 효과가 미미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론 매우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본다.

◆ 한국 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

-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해선 세계화된 대학으로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본다. 이젠 제 3세계, 가령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곳으로 진출해야 된다.

- 좋은 의견이다. 하지만 너무 성과위주의 정책이 되면 안된다고 본다. 무분별한 학위남발이나 대학의 수준을 떨어트리는 학생들을 받아선 안 될 것이다.

-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교수, 직원, 학생사회 등 아직도 자기 이기주의만을 주장하는 세력이 많다는 점이다. 세계 대학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런 집단 이기주의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 기본을 지키는 대학이 돼야 한다고도 본다. 대학이 학문의 전당인 만큼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공부를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의 본질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기사를 쓰는 것이 우리 기자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 교육부 정책에 대학 교수나 교직원들의 불신의 벽이 높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러면 그들도 다른 대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젠 그런 의견을 낼 수 있는 통로가 많아졌다.

- 교육부의 정책에 대학 구성원들도 의견을 밝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런 것을 알면서도 정부의 지원금을 받기 위해 말을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 이제 한국대학신문은 출범초기 학생 중심의 신문에서 이제는 대학정책전문지로 변신했다. 대학의 잘못된 곳은 여과 없이 보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본다.

- 앞으론 구조조정과 통폐합, 대학 경쟁력 등이 대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이젠 대학도 자기 학교만의 독창적인 부분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한 깊이 있는 보도를 하는 것이 대학과 함께 발전해 온 한국대학신문이 해야 할 사명일 것이다.

참여기자

최창식 기자, 조양희 기자, 권형진 기자, 방성용 기자, 정성민 기자, 김은영 기자, 이현준 기자, 최혜영 인턴기자

정리 : 방성용 기자

방성용 기자 (news@unn.net) | 입력 : 05-10-08 오전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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