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겪은 대학생활
- 80년대 당시는 대동제나 각종 문화행사 등 모든 대학문화가 민주화 운동과 연관된 것이었다. 당시 대학은 나에게 지식을 일깨워주는 ‘상아탑’이라기보다는 삶의 가치관을 제시해준 ‘인생의 길잡이’ 역할을 해줬다.
- 그 선배들이 우리 직계 선배들이다. 우린 전대협에서 한총련으로 넘어가는 시대에 대학을 다녔다. 그때까지만 해도 취업에 대한 부담보단 대학생활을 즐기는 분위기였다.
- 우린 수능 1세대라서 입시 중압감이 높았지만 ‘창의력세대’라는 자부심도 있었다. 또 그때만 해도 과에 2~3명 정도만 워드를 사용할 줄 알아 밥 사주고 부탁했던 기억이 난다.(웃음)
- 정말 세대가 다르다. 우린 대학 때 ‘타자특강’ 수업이 있었다. (웃음)
- 우리에겐 IMF가 가장 문제였다. 경제가 어려워 수학여행도 못가고 가까운 곳에 MT 형식으로 다녀왔다. 컴퓨터가 막 대중화되던 시기여서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워드를 배웠다.
- 정말 선배들한테 듣던 얘기다. 우리 때는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였고 교수들이 일부러 손으로 리포트를 써오게 했다. 베낄 염려가 있어서였다. 또 IMF 여파가 아직 남아서 교내 장학금에 많은 학생들이 눈독을 들였다.
- 우리도 장학금을 중시했지만 토익점수를 더 우선시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학과 공부보다 영어시험을 준비했다.
◆ 변화된 대학입시
- 입시제도도 정말 많이 변했다. 그리고 한국대학신문이 대학합격자 명단을 미리 입수, 나눠줬던 것이 그 당시 학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 재밌는 얘기, 하나 하자. 얼마 전 선·후배 동료기자들과 술자리에서 대학입시로 얘기를 나눴던 적이 있다. 그런데 웃긴 것은 4명이 서로 다른 대학입시를 치렀다는 점이었다. 결과적으로 3~4년마다 입시정책이 바뀌었다는 건데, 지금도 마찬가지 아닌가. 입시만큼은 차츰 대학에 일임해 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
- 우린 마지막 학력고사 세대였다. 그래서 재수하면 대학가기 힘들다는 분위기여서 위기의식이 컸다. 그땐 전문대만 가도 좋아하던 시절이었다.
- 아마 학력고사세대는 그럴 것 같다. 우린 1차, 2차로 나눠 시험을 쳤었고 그래도 수능으로 대학에 입학했다는 자긍심이 강한 세대였다.
- 정말 생소한 얘기들인 것 같다. 우리가 대학입시를 준비할 때는 다양한 입시전형이 있었다. 내 경우만 해도 ‘자기추천제’라고 해서 선생님 도장과 자기소개서만으로 대학에 들어갔다.
◆ 기억에 남는 취재 후일담
- 지난해 10월에 한약학과 관련 기사를 다룬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관련 대학과 교육부를 취재하면서 중간 창구 역할을 하게 됐다. 다행히 원만히 해결이 됐고 개인적으로 마음이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낀 취재였다.
- 난 좀 다른 얘기인데 대학의 뜨거운 이슈가 생겨 교수들에게 취재를 하면 “TV 안본다”, “연구가 바빠서 아는 바가 없다”면서 회피하는 경우를 봤다. 교수는 사회의 리더이자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점이 무척 아쉬웠다.
- 모 대학 여직원 기사를 다룬 것이 기억난다. 좀 더 일할 수 있는 상황인데 해고가 된 경우였다. 취재차 학교 관계자와 인터뷰 중 그 분이 여성 차별적 발언을 한 것을 기사로 다뤘는데 편집 과정을 거치며 민감한 내용만 신문에 실리게 됐다. 그 기사를 복사해서 여직원분들이 항의 자료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제 지난 얘기지만 인간적으로 그분에게 좀 미안하다.
◆ 변화된 교육정책과 대학의 고민
- 80년대 초반에는 대학이 1백여 개였던 것이 2000년대에 와서 2백여 개가 넘었다. 이젠 대학들이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대학도 이젠 생존의 문제로 고민하게 됐다.
- 지방대의 고민은 정말 심각하다. 다른 기자들보다 지방대를 방문할 기회가 많다보니 지방대의 고충을 피부로 느낄 때가 많다. 지방대 교수들의 경우 연구나 강의보다는 학생모집, 취업 알선에 내몰리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 한편으로 요즘 대학들은 수치에 너무 민감한 것 같다. 특히 다른 대학 구성원들의 연봉과 급료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와 함께 자기 대학의 순위도 중요시하는 것 같다.
- 자기 대학의 순위는 그렇게 민감하며 정작 가장 변하지 않는 곳은 대학이라는 생각도 든다. 항상 공론의 장에서 이야기가 맴돌기만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가장 문제라고 본다.
- 신뢰를 주지 못하는 교육부의 정책도 문제다. 개인적으로 학부제가 실패하는 것을 보니 과연 교육부를 믿을 수 있나하는 생각도 든다. 대학들 중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대들은 더욱 힘들 것이다.
- 결국 지방대를 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역인재들이 그곳에서 공부하고 정착할 수 있는 제도의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공기업들의 지방이전사업은 초기에는 효과가 미미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론 매우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본다.
◆ 한국 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
-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해선 세계화된 대학으로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본다. 이젠 제 3세계, 가령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곳으로 진출해야 된다.
- 좋은 의견이다. 하지만 너무 성과위주의 정책이 되면 안된다고 본다. 무분별한 학위남발이나 대학의 수준을 떨어트리는 학생들을 받아선 안 될 것이다.
-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교수, 직원, 학생사회 등 아직도 자기 이기주의만을 주장하는 세력이 많다는 점이다. 세계 대학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런 집단 이기주의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 기본을 지키는 대학이 돼야 한다고도 본다. 대학이 학문의 전당인 만큼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공부를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의 본질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기사를 쓰는 것이 우리 기자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 교육부 정책에 대학 교수나 교직원들의 불신의 벽이 높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러면 그들도 다른 대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젠 그런 의견을 낼 수 있는 통로가 많아졌다.
- 교육부의 정책에 대학 구성원들도 의견을 밝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런 것을 알면서도 정부의 지원금을 받기 위해 말을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 이제 한국대학신문은 출범초기 학생 중심의 신문에서 이제는 대학정책전문지로 변신했다. 대학의 잘못된 곳은 여과 없이 보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본다.
- 앞으론 구조조정과 통폐합, 대학 경쟁력 등이 대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이젠 대학도 자기 학교만의 독창적인 부분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한 깊이 있는 보도를 하는 것이 대학과 함께 발전해 온 한국대학신문이 해야 할 사명일 것이다.
참여기자
최창식 기자, 조양희 기자, 권형진 기자, 방성용 기자, 정성민 기자, 김은영 기자, 이현준 기자, 최혜영 인턴기자
정리 : 방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