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취임한 ‘새내기 총장’들이 나란히 취약점 보완을 화두로 제시해 눈길을 끈다. 고려대·동국대 총장은 이공계 발전을 강조했고, 아주대 총장은 인문·예술 등 기초교양교육 강화를 다짐했다.
◀왼쪽부터 김희옥(동국대)·김병철(고려대)·안재환(아주대) 총장.
10일 이들 대학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이공계가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는 고려대와 동국대는 자연과학 분야 투자와 연구력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동국대는 총장 직속으로 ‘연구경쟁력강화위원회’를 신설하고 부총장급 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동국대는 2년간 상설 운영되는 연구경쟁력강화위원회를 만들어 연구중심대학 도약에 나섰다. 자체 분석 결과 인문·예술 분야에 비해 약한 것으로 나타난 이공계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내용이다. 이공계가 약하다는 인식을 바꿔보자는 의미가 크다고 동국대 측은 설명했다.
연구경쟁력강화위원회는 자체 경쟁력을 지닌 특성화 분야와 사회적 유망 분야 연구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 투자한다. 기존 교수들에 대한 지원과 함께 세계적 수준 연구 실적을 검증받은 교수를 특별채용하는 역할도 맡는다. ‘네이처’·‘셀’·‘사이언스’지 등 유명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교수들을 유치하는 데 힘을 쏟을 방침이다.
동국대의 이런 움직임에는 김희옥 총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김 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상대적으로 미흡한 이공계 분야 연구 역량을 기르겠다. 특성화 분야를 재검토해 미래 성장동력 분야를 발굴,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동국대 전략예산팀 전병건 과장은 “연구 분야 제반 인프라·시스템의 총체적 개선을 위해 위원회가 신설됐다”며 “실적이 뛰어난 교수를 영입, 기존 교수들과 ‘패컬티 그룹’을 형성해 협력연구가 가능토록 하고 이공계 강화로 대학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공계 연구 역량 인프라 정립을 위해 약학대학, 바이오시스템대학, 일산병원, 한방병원이 결집되는 고양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의 세계적 수준 발전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존 산학협력단을 재편한 ‘연구진흥본부’를 설립해 중장기 R&D 로드맵도 내놓기로 했다.
고려대도 김병철 총장이 취임하며 “자연과학 모든 영역에서 획기적 연구 성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해 말 총장 선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 이어 다시 한 번 ‘고려대 역사상 첫 자연계 총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힌 것이다.
전통적으로 인문·사회과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자연과학 분야 발전으로 대학 업그레이드를 이루겠다는 게 골자다. 그는 “자연과학의 획기적 도약을 통해서만 고려대의 밝은 미래가 전개될 수 있다”며 “구성원들이 자기 주도적 연구 역량을 강화해 학문 경쟁을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효율적 행정제도와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역설했다.
김 총장은 취임 직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대학 발전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관계자는 “반복해 자연과학 발전을 약속한 만큼 마련 중인 대학 발전계획 역시 이 내용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그간 서울대·연세대 등 경쟁 대학에 이공계 연구력에서 밀려 대외평가에서 뒤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학내 기대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반면 이공계가 강한 아주대 안재환 총장은 인문학과 예술 분야 겸비를 앞세웠다. 안 총장은 취임사에서 내놓은 7가지의 교육 목표 중 ‘인간 존중 교육’을 첫 손가락에 꼽고 “학생들이 인문학을 배우는 즐거움을 누리고, 예술을 즐기는 심미안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초 교육과정의 체계적 확립을 강조해 고려대·동국대와 차별되는 모습을 보였다. 아주대 측은 “구체적 발전계획을 검토 중으로 인문·예술 분야 강화와 직결된다고 하긴 어렵지만, 기존 공과대학이 강세인 아주대에 취약했던 인문·예술 소양을 불어넣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