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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강화사업 대교협 이관 ‘논란’
대학들 “사업 심사 공정성·객관성 확보여부 의문”
“정부 지원사업, 민간이 맡는 게 맞나”란 지적
전문대 사례 “대학자율화 차원서 긍정” 평가도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육역량강화사업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으로 이관키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 심사의 전문성·공정성 확보가 가능하냐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16일 교과부와 대학가에 따르면, 교과부는 최근 교육역량강화사업 관리·운영규정을 개정해 6월 이후부터 사업 위탁기관을 대교협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홍민식 대학지원과장은 “계획은 6월 이후 이관하는 것으로 잡혀있다”며 “이르면 2012년도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지원 대상을 대교협이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도 사업까지만 한국연구재단이 관리하고, 이르면 내년도 사업부터 대교협이 사업 위탁기관을 맡게 된다는 것이다.

■ 대교협이 역량강화사업 선정=교육역량강화사업은 대학에 대한 대표적 재정지원사업이다. 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이 2420억원,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ACE)사업은 600억원 규모다. 올해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 대상은 80개교로, 오는 4월 연구재단이 선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오는 6월 사업이 이관되면 내년부터는 지원 대상을 대교협이 선정하게 된다.

지난해 11개 대학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ACE사업의 경우 올해 9개 대학이 추가된다. 이 또한 연구재단이 맡지만, 향후 연차평가를 통해 탈락대학 등을 거르는 업무는 대교협이 맡을 전망이다.

대학들은 사업 심사의 공정성·객관성을 우려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연구 지원·관리 전문기관인 연구재단이 사업을 관리하는 것과 대교협이 관리하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대교협이 사업 심사의 객관성·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사업심사의 공정성엔 ‘물음표’=부산의 사립대 교무팀장도 “대학 자율성을 고려해 대교협에 사업을 이관하는 것으로 아는데, 심사나 평가가 공정하게 잘 진행될 지 의심스럽다”며 “그간 대교협 내에서 메이저 대학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돼 왔기 때문에 드는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평가업무를 맡고 있는 관계자들도 비슷한 우려를 제기한다. 동국대 경영평가팀 방중혁 계장은 “주요 대학이 요구하는 쪽으로 사업 지표를 바꾸거나 반영비율이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이런 우려를 일축한다. 홍민식 대학지원과장은 “사업의 기본방향은 교과부가 제시하고 대교협은 그 틀 안에서 사업을 관리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지원대상도 교육지표 포뮬러(공식)를 통해 선정하므로 외부 입김 등이 개입할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역량강화사업은 9개의 성과·여건지표로 지원대상을 선정한다. 정량평가 위주로 심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객관성 확보가 용이하다.

■ 정성평가 객관성 확보가 ‘관건’=문제는 ACE사업이다. ACE사업 선정 시에는 정량지표 비중이 50%만 반영되고, 나머지는 모두 정성평가다. 지금까진 연구재단이 평가위원회를 구성, 위원회가 서면·면접평가와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때문에 연구재단 관계자는 “포뮬러 지표에 의해 지원대상이 선정되는 역량강화사업과 달리 ACE사업은 정성평가를 하도록 돼 있어 공정성 시비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ACE사업 대상을 추가 선정하거나, 연차평가를 통해 사업대상을 탈락시킬 때도 정성평가가 반영된다. 때문에 사업 위탁기관에선 전문성·공정성 확보가 관건이다. 대교협은 이에 대해 “아직 이관이 확정된 게 아니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민관에 이양하는 게 바람직 하느냐의 논란도 있다. 지방의 한 국립대 교수는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을 민간에 넘기면 선수가 심판도 본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 “교과부보다도 협의체가 낫다” 평가도=지난해 연구재단이 관리하던 학술단체지원사업의 경우, 과학기술분야를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에서 가져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총 90억원 규모의 이 사업에서 과학기술 분야에는 44억원이 배정돼 있다. 당시 과총에 사업 일부가 이관되면서, 불이익을 우려한 비회원 학회의 회원 가입률이 높아졌다는 후문이다.

황보은 학술인문과장은 “학술단체에 대한 과총의 지원과 정부 지원이 중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과학기술분야를 과총이 가져간 것”이라며 “조만간 연구재단, 과총과 모임을 갖고 예산 등 역할분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업심사의 공정성과 객관성만 확보된다면, 대학 자율화 차원에선 긍정적이란 평가다. 실제로 사업 초기부터 전문대교협이 사업관리를 맡았던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의 경우, 접근성 면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김정숙 대전보건대학 교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규정대로 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것을 문의하거나 협의할 때는 전문대교협이 교과부보다 낫다”고 말했다. 사업 지표나 사업비 집행 등 실무적인 문제를 문의할 때 ‘관(官)’ 보다는 협의체(민)의 문턱이 낮다는 얘기다. 교과부 관계자도 “정부재정지원사업을 대학 간 협의체에 이관하는 이유는 대학교육의 질적 제고나 질 관리를 대학 스스로 하라는 취지”라며 “대학 자율화 측면에서 협의체가 사업을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하영·조용석 기자>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1-03-17 오전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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