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목적으로 기탁된 대학 발전기금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부분 학교나 학과에 장학금 명목으로 전달되는 발전기금과 달리, 캠퍼스 궂은 일을 도맡는 청소용역직원을 위한 기금, 학생들 건강을 위한 특식 기금 등 특별한 쓰임새로 기탁된 특별 기금이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는 것.
건국대 총무처에는 ‘청소용역아저씨’란 이름으로 발전기금 1억원이 기탁됐다. 이 기금은 건국대 교수 3인방이 돈을 모아 2008년부터 매년 1000만원씩 10년간 청소용역아저씨들을 지원키로 약정한 것이다. 매년 청소용역 직원들에게 필요한 방한복, 선풍기 등의 물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총무처는 이러한 물품을 “학생들에게 선물을 받기만 하는 스승의 날, 이를 학생들을 위해 일하는 청소직원분들께 드리고 싶다”는 교수들 뜻에 따라 매년 스승의날, 수위·환경미화원 등 비정규직 포함 총 85명의 관리직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총무처 박길문 팀장은 “발전기금을 기탁한 교수들의 뜻에 따라 겨울에는 방한코트 여름에는 선풍기 등 용역직원들의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데 기금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포스텍 학생식당에선 11월 3일 학생의날 전교생에게 특별한 식사가 제공된다. 이 대학 김광수 교수가 지난해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 3억원 전액을 학생들의 건강을 위한 특식 마련에 써달라며 발전기금으로 기부했기 때문이다.
포스텍은 이 기금을 김 교수 부친의 이름을 따 ‘김욱학생복지기금’으로 명명하고 매년 학생의 날 학부와 대학원 재학생 전원에게 학생식당에서 특식을 제공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이 대학 전교생은 이날 평소 학생식당의 식대(2200원)를 내고 1만원 이상의 훨씬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젊은 학생들이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어도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좋은 연구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가족들과 떨어져 타지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적어도 1년에 하루만큼은 특별한 식사를 하면서 재충전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학 성영철 교수(생명과학과)는 학생들의 생물학 기초교육을 위해 영어강의 생물학 전담교수 제도를 도입해 달라며 10년 월급에 해당하는 10억원의 발전기금을 냈고, 지난해 8월 퇴임한 장수영 교수(전기전자공학과)는 학생들을 위한 콘서트, 연극, 무용 등의 다양한 문화행사 기금으로 5000만원을 대학에 전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특별한 목적을 가진 발전기금이 늘면서 기부자는 물론, 받는 사람도 훈훈하게 하고 있다. 기부금을 낸 건국대 교수는 “남모르게 기부하려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청소직원 분들이 연구실 문 앞에 고맙다며 음료수 등을 놓고 가신 적이 있다”며 “최근 홍익대 사태에 이어 대학가에서 용역직원들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학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 나서서 대학 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스텍 관계자는 “대학에 많은 기부금이 모이지만 그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며 “대학들이 기부금 모금에 분주한데, 자신이 낸 발전기금이 특별한 의미로 쓰일 수 있도록 사용처를 분명히 하면 기탁되는 발전기금 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