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가족부(여성부)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지원사업의 대상 대학을 꾸준히 늘리고 있지만 대학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올해로 9년차를 맞는 사업이지만 여전히 기금에서 출연된 예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올해 사업비는 그대로인데 사업대상자만 늘었다며 대학들의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대생커리어센터는 여대생의 ‘진로개발’에서 ‘취업지원’까지 원스톱(ONE-STOP)으로 교육·관리하는 기관이다. 여성부는 2003년 5개 대학을 시작으로 2008년 12개, 지난해 19개, 올해 32개 대학(프로그램 지원사업 포함)으로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지원사업을 확대했다. 특히 올해는 센터 지원사업 외에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신설해 7개 대학을 추가로 선정했다.
이처럼 여성부가 지원하는 대학은 늘었지만 예산은 제자리걸음이다.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지원사업의 총 사업비는 △2003년 4억원(센터별 평균 8000만원) △2008년 9억5000만원(7500만원) △2009년 8억5000만원(4000만원) △2010년 9억4000만원(6000만원) △2011년 10억원(3000만원)으로 센터별 지원금은 해마다 줄고 있다. 여성부는 현재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예산을 여성발전기금에서 책정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예산 늘리기가 쉽지 않고 대학에 지원되는 액수도 매년 둘쑥날쑥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장희정 전국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협의회장(신라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장)은 “지금처럼 일반 회계가 아닌 기금에서 예산 책정이 이뤄지면 사업의 지속성도 떨어지고 한정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유형숙 동의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장도 “지원대학 수를 늘리니 사업이 확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인건비가 없어 문 닫는 센터도 있다”며 여성부가 센터의 질적 성장보다는 몸집 부풀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부는 최근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정부지원금을 순환제 방식으로 운영하는 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학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그동안 정부 예산은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그룹 A·B·C·D로 평가, 차등지급돼 왔다. 때문에 센터 운영이 잘 되는 대학은 더 많은 예산을 가져갈 수 있었다.
그러나 순환제로 운영될 경우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지원사업에 3년(이상) 연속 선정돼 지원금을 받은 대학은 1년 간 국고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대신 새롭게 사업에 선정된 다른 대학에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계속 지원금을 받던 대학엔 잠시 지원을 끊고 그 예산으로 신설 센터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여성부 여성인력개발과 최화영 씨는 “예산 대비 대학의 수요가 많아질 경우를 대비해 순환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정된 예산에서 여대성커리어개발에 대한 저변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학들은 정부의 재정지원이 끊기면 대학의 대응자금도 끊길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대학 내에서 조차 센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사업 선정은 센터의 중요성을 평가받는 중요 지표이기 때문이다.
경북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서영숙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사업선정 여부가 학교에서 센터의 중요도를 확인시켜주는 큰 변수”라며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 학교에서의 지원도 받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이 없으면 프로그램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유형숙 센터장은 “정부 지원금으로 강사료를 책정했는데 지원금이 끊긴다면 강사를 활용한 프로그램들은 줄여야할 것”이라며 “순환제가 도입된다면 지자체나 학교 대응자금을 늘리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예산확보가 우선이라는 게 공론이다. 장 회장은 “가능하면 많은 대학으로 지원을 늘려야한다”며 “하지만 신설 센터와 기존 센터 구분 없이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소액이라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