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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에 불어온 새 바람’ 이색 신임교수들
1급 시각장애인, 조선족, 국가대표 등
“학생들에 롤모델되고 학과 특성화도”
새 학기를 맞아 각 대학들이 신임 교원들을 대거 영입한 가운데, 이들 중 몇몇은 독특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공 분야에 대한 탄탄한 실력에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가 될법한 남다른 전력까지 지닌 신임 교수들에게 거는 대학들의 기대도 상당하다.

■ ‘삶이 곧 가르침’ 강단에 선 열정 = 학생들은 교수를 통해 지식을 넘어 인생을 배운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번 학기 연세대·상명대는 ‘지독한’ 열정과 노력으로 자신의 삶을 일궈온 교수들을 임용, 학생들이 인생의 의미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먼저 연세대에선 1급 시각장애인인 최성원 교수가 원주캠퍼스 경영학부 조교수로 임용됐다. 최 교수가 시력을 잃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2학년 때. 이후 연세대 교수가 되기까지 최 교수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책을 읽을 수 없어 항상 녹음도서, 컴퓨터 파일로 공부했고 이 같은 노력 끝에 1993년 연세대에 입학했다.

또 학부 졸업 후엔 연세대 대학원, 텍사스 A&M대학원에서 2개의 석사학위를 받았고 지난해 5월엔 미국 루지애나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따냈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측은 “올해 경영학부 신임교원 공개채용 때 여러 명이 지원했는데 최 교수가 장애와 상관없이 월등한 실력으로 임용됐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항상 장애를 의식하지만 장애 때문에 좌절한 적은 없다. 장애를 인생의 일부로 여기고 살아왔다”며 “연세대 재학 시절, 교수님들께서 용기와 꿈을 주셨다. 그동안 받은 무한한 학은(學恩)을 후배 학생들에게 갚고 싶다”고 말했다.

상명대는 우리나라 시사만화의 역사라 할 수 있는 이홍우 교수를 문화예술대학원 만화영상과에 영입했다.

이 교수는 1980년 11월 12일부터 동아일보에 시사만화 ‘나대로 선생’을 싣기 시작해 2007년 12월 26일까지 27년간 총 8568회 연재했다. 그가 시사만화계에 몸담고 있었던 시간은 총 45년에 달한다.

이 교수는 “대학 강단에서 젊은 학생들과 함께 하며 한층 젊어진 기분이다. 40여 년간 현장에서 느꼈던 경험들을 생생히 전수하고 싶다”며 “아이디어 구상법, 파격적인 스토리 구성 등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 ‘대학 최초’ 새 역사를 쓰다 = 임용과 함께 해당 대학의 역사를 새롭게 쓴 교수들도 있다. ‘최초’라는 타이틀로 대학에 입성한 교수들이 주인공이다.

이번 학기 서울대는 대학 개교 이래 최초로 조선족 출신인 강광문 교수(로스쿨)를 임용했다.

할아버지·할머니가 한국인인 강 교수는 베이징대에서 학사, 중국정법대에서 석사,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시아법 분야에서 월등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강 교수는 “할아버지·할머니의 나라에서 강의하게 돼 기쁘다”며 “빨리 적응해서 중국법 등 아시아법 연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대는 국내 최초이자, 이 대학 최초의 ‘복수학위제’ 수혜자인 전용호 교수를 기계공학부에 임용했다.

전 교수는 2001년 국내 대학들 중 최초로 아주대에 복수학위제가 도입되자 미국 일리노이공대 기계과에 복수학위과정으로 입학했다. 학사학위 취득 후, 위스콘신메디슨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고, 2008년부턴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모교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전 교수는 “복수학위제는 인생의 가장 큰 변곡점이었다. 학문과 경험을 동시에 쌓을 수 있었던 계기였고, 인생의 큰 밑거름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국내 최초 복수학위제 수혜자로서 후배들에게 받은 것들을 나눠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원희 전 국가대표 유도선수는 이번 학기 모교인 용인대 유도경기지도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올해 서른 살인 이 교수는 용인대 역사상 최연소 교수라는 기념비를 세웠다.

이 교수는 지난 2009년 용인대에서 ‘유도 엘리트 선수와 지도자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질적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 ‘국내 1호’ 대학에도 새 바람 = 문화계·스포츠계에서 ‘국내 1호’로 주목 받았던 스타들의 교수 영입도 활발히 이뤄졌다.

이번 학기 명지대는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를 영화·뮤지컬학부 교수로 임용했다. 국내 뮤지컬 프로듀서 1세대인 박 교수는 <맘마미아>, <시카고>, <아이다>, <렌트>, <사운드 오브 뮤직> 등 초대형 작품들을 제작, 수차례 흥행에 성공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브로드웨이 박’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박 교수는 “뮤지컬 분야에서 살아남으려면 현장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며 “실기 중심, 현장 교육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을지대는 국내 1호 여성 국제 축구심판인 임은주 교수를 여가디자인학과에 임용했다.

임 교수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여자 축구대표팀 1세대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1994년부턴 심판으로 변신했다. 1998년 우리나라 여성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국제심판이 되는 영광을 맛봤다.

임 교수는 “학생들과 많은 시간 대화하면서 진로 설정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특히 국내에서 개최되는 세계대회에서 학생들이 자원봉사·인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호남대는 국내 1호 국제 축구 심판인 박해용 교수를 축구학과 교수로 임용했다.

올해 국내 최초로 신설된 호남대 축구학과에서 박 교수는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축구 인재 양성에 앞장 설 계획이다.



■ ‘특별한 전문가’ 학과 특성화 주역 = 각 대학들이 학과 특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자 특별 영입한 교수들도 있다. 이들의 경우, 아직 우리나라에선 개척되지 않은 분야를 해외에서 미리 공부하고 경험한 선구자들로 손꼽힌다.

경일대는 이번 학기 우리나라 영화계 특수 분장의 일인자로 알려진 윤정민 교수를 뷰티학부에 영입했다. 이를 통해 타 대학 뷰티학부에선 가르치고 있지 않은 특수 분장에 대한 교육을 제공, 학과 특성화를 이뤄가겠단 취지다.

윤 교수는 미국 엘레강스아카데미에서 특수 분장을 지도 받았고 귀국해선 <쉬리>, <은행나무 침대>, <이재수의 난>, <단적비연수>, <자귀모>, <닥터K> 등의 특수 분장을 맡았다.

윤 교수는 “전국 100여개 4년제 대학에 뷰티 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는데, 특수 분장 과목이 개설된 것은 처음”이라며 “특수 분장은 영화·드라마 등의 문화산업뿐 아니라, 지체장애인들을 위한 의료산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사회적 수요가 높고 전망이 밝은 만큼,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동신대는 물리치료학과 재학생들의 미국 물리치료사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미국에서 15년간 전문 경험을 쌓아온 윤장원 교수를 임용했다.

많은 학생들이 미국 물리치료사 진출을 선망하고 있음을 감안, 이를 학과 특성화 전략으로 삼고자 윤 교수를 영입한 것이다.

남기원 물리치료학과장은 “국내 대학 물리치료학과에 미국 물리치료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교수들이 흔치 않다”며 “미국 물리치료사의 경우, 보통 석사학위 이상이어야 딸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지위도 높고 학생들의 선호도도 상당하다. 윤 교수 영입을 통해 우리 학생들의 미국 진출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윤 교수는 “미국 물리치료사를 꿈꾸는 동신대 학생들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모든 지식과 경험을 쏟아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민현희·김재홍 기자>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1-03-29 오전 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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