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이인원 회장은 조지타운대학 근처에 위치한 크로니클오브하이어에듀케이션 사무실에서 필립 시마스 편집국장을 만나 미국 고등교육계에 관한 그의 분석과 생각을 들었다. 또 본지와 크로니클오브하이어에듀케이션은 향후 정보교환등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최근 한국과 미국 양국간 FTA 협상이 진행되면서 미국 정부는 수학능력시험 시장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는데.
"그랬나? 하지만 미국 수학능력시험(SAT)의 실용성이나 효과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많다. SAT는 미국에서도 거대한 비즈니스다. 하지만 이 시험이 학생의 자질이나 수학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에서는 의문이 많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SAT 개방 압력을 가한다면 우리 신문으로서도 관심있게 살펴봐야 할 것 같다."
| |
| ▲ 사진: 최혜영 기자 |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위스콘신주립대학 등 커다란 주립대학들은 누구나 알고 있듯 미국의 주요대학들이다. 하지만 주 정부는 이들 대학들에 예산의 20~25%만을 예산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렇게 낮은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학에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등록금 인상이나 예산 집행 등 대학의 중요한 정책에 대해 정부는 개입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주립대학은 자유롭게 예산을 집행하기가 어렵다.
경제가 침체되면서 주 정부 예산도 감축됐다. 어느 주가 특별히 좋고 나쁘다고 할 것 없이 모든 주 정부 상황이 좋지 않다. 2년 전, 주 정부들이 예산을 인상했지만 주 정부는 대학에 특별히 돈을 쓰기가 어렵다. 감옥이라든지 건강보험 같은 시급한 문제들이 있는데다 9.11 이후 안보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학에 돈을 쓸 수 있겠나. 결국 자유롭게 예산을 집행하지도 못하고 주 정부의 예산이 줄고 있는 만큼 주립대학들은 재정난을 호소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서머스 전 하버드 총장의 사임, 다인즈 캘리포니아대학총장 사임 요구, 덴튼 UCSC(캘리포니아대학 산타크루즈 캠퍼스) 학장의 자살 등 ‘미국 대학 총장 리더십의 위기’가 찾아온 게 아닌가 싶다.
"대학의 총장직이란 사실 매우 어려운 직업이다. 대학 총장 대부분이 1주일에 70~80시간을 일할 뿐 아니라 대학 운영에 대한 압력도 많이 받는다. 특히 최근의 미국 대학 총장들은 발전기금 캠페인에 성공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등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사실 덴튼 UCSC 학장은 자살 전에 워낙 좌파와 우파 양쪽 모두에서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총장들과는 다른 이야기이기는 하다.
하지만 덴튼 학장의 경우에서 볼 때 총장들이 과거와 달리 위기관리에 능숙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할 수 있다. 덴튼 학장에 관한 이야기는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마찬가지로 총장들은 인터넷 발달 때문에 위기관리에 보다 많은 시간과 힘을 쏟게 됐다. 그러나 경영이든 대학의 운영이든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위기관리다. 그만큼 총장들은 바쁜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이다."
-로렌스 서머스 전 하버드대학 총장의 사임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
"서머스 전 총장은 아무래도 대학이 얼마나 복잡한 사회인지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가 근무했던 정부기관이나 기업의 경우 그의 결정이나 행동, 리더십에 대해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그러나 대학은 다르다. 총장의 행동 하나에 교수들이나 학생들이 저마다의 의견을 표출하고 총장은 그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대학의 의사결정과정은 기업이나 정부의 그것과는 다르다. 서머스 전 총장의 사임은 대학과 기업과 다른 점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것이 사임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 |
| ▲ 사진: 최혜영 기자 |
"등록금과 관련해서 공립대학과 주립대학이 서로 다르다. 미국에서도 주립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한다고 하면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사립대학은 매년 7~8%가 인상되고 있다. 대신 미국의 사립대학은 그만큼 학생에 대한 다양한 지원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장학금이나 대출 등을 통해 사립대학의 등록금이 그렇게 비싸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사실 최근 대학들은 테크놀로지 등 투자해야 할 분야가 늘고 있어 등록금을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인정돼야 한다."
-신문을 살펴보니 대학들의 이미지 광고가 눈에 띈다.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크로니클지에 왜 대학들이 이미지 광고를 하고 있나.
"대학들이 이미지 광고를 하는 것은 명성을 얻기 위한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명성을 얻어 대학의 순위를 높이고자 하는 전략이다. 광고의 대상을 학생에게만 한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학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꿈으로써 대학 평가에서 순위를 올려보겠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크로니클지는 다른 언론과 달리 대학에 대한 순위평가를 하지 않는다.
"대학 순위 평가는 논쟁이 많은 부분이다. 고등교육전문지라는 입장이 있어 대학 순위를 평가하자는 의견도 많지만 굳이 해야 할 필요성은 없다. 순위를 평가하다 보면 결국 유명대학이 높은 순위에 오르기 마련이다. 미국에는 유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훌륭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학들이 많이 있다."
※대담: 이인원 본지 회장, 정리 및 사진: 최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