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직선제 고수 결정은 지난해 개정된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위탁해야 한다는 법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서울대 평의원회는 선관위에 선거를 위탁할 경우 대학의 자율권을 침해당한다며 간선제 전환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22일 평의원회 본회의에서 정운찬 총장, 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이 간선제 전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오는 5월에 있을 차기 총장선거에서는 직선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기존 방침대로 총장선거는 관악구 선거관리위원회의 위탁 관리를 받게 된다.
이에 대해 장호완 교수협의회장은 "교수의 입장에서 선관위 위탁은 참을 수 없지만 (서울대가) 교육현장이란 점과 우리들이 가르치는 입장임을 생각할 때 선관위 위탁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장 회장은 "선관위 위탁의 기본적 취지는 직선에 따른 과열이나 좋지 못한 행태를 제한하자는 것이고 우리 스스로가 그런 부분에서 빌미를 준 것이라 생각한다"며 "교수협의회는 직선과 관련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감시자 역할을 하면서 자정 노력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본회의로 서울대 총장선거에 교직원들의 참여 보장이 결정됐으나 그 구체적 비율은 평의원회 운영위원회와 서울대 공무원직장협의회(이하 공직협)가 추후 논의해 내주께 확정할 예정이다.
공직협과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 지부는 지난 2003년부터 총장선거관련 규정에 직원 참여 규정을 명문화하는 요구를 해왔으며 이달 초에는 "총장선거에 직원 참여를 보장하지 않을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직원참여가 보장되면서 교직원 측과 평의원회의 갈등은 일단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최충림 공직협회장도 본회의 결과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격적인 갈등이 이제부터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립대 총장선거에서 직원 참여는 결정했으나 그 비율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은 대학들도 많기 때문. 지난달 충북대는 오랜 갈등 끝에 직원 참여의 비율을 13%로 합의했고 경북대와 전북대는 협상이 진행 중이다.
공직협은 전체 교수 인원(1천7백34명)의 10%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평의원회는 공직협의 요구에 대해 "전체 직원 수에 비해 너무 많은 투표권을 주게 되면 표값이 왜곡될 것"이란 입장으로 알려졌다.
장호완 교수협의회장 역시 "교직원들도 대학발전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총장선거에서 일정 부분 의사를 표현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면서도 "심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비율을 요구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평의원회가 전임교원을 대상으로 지난 15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직선제를 찬성한 1백19명 중 42명(35.3%)이 직원 참여 비율은 9~11%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5% 이하여야 한다는 응답자도 35명(29.4%)이나 됐다.
총장선거를 불과 1~2달 남겨두고 선거 방식 문제로 초반부터 난항을 겪은 서울대가 다른 국립대와 마찬가지로 직원 참여비율을 놓고 내홍에 휩싸일지 여부는 내주 열릴 평의원회 운영위원회의 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