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생 1백 여명은 5일 고려대 병설 보건전문대학생의 총학생회 투표권을 요구하며 17시간여 대학 본관 계단에서 학생처장 등 보직교수 9명의 출입을 막고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6일 오전 해산해 같은 날 오후 처장단과 면담을 가졌으나 입장 차는 좁히지 못했다.
사건은 5일 오후 3시께 교무회의를 마치고 나오던 성영신 학생처장 등 보직교수를 막아선 뒤 고려대 병설 보건전문대학 2~3학년 학생의 총학생회 투표권을 달라는 요구안을 전달하려 했으나 교수들이 이를 거부한 데서 비롯됐다.
이들은 20~30명씩 건물 2층과 3층 계단 앞을 막고 계단 사이 1평 남짓한 공간에 보직 교수 9명을 머물게 한 뒤 교수들이 화장실에 가는 것만 허용한 채 외부 출입은 철저히 통제했다.
이날 저녁 여성인 성영신 학생처장과 심한 감기에 걸린 고한석 정보전산처장이 귀가를 요청했으나 학생들은 이를 거절한 채 6일 오전 면담 요구가 받아들여진 후에야 해산했다고 고려대는 밝혔다.
이날 오후 처장단, 총학생회 선거 후보들과 보건전문대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면담에서도 △보건전문대학 투표권 문제 △보건전문대학 학사문제와 재수강 문제 △통합 보건대 향후 발전 방향 등을 놓고 2시간 여 동안 대화가 오고 갔으나 결국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와 관련 총학생회장 후보 김경희씨가 "투표권에 관한 문제는 학교 측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므로 학생들이 결정한 것을 인정해 달라"고 하자 박기갑 기획예산처장은 "투표권에 관한 문제는 본교 학생 판단여부와 관련한 점이라는 것이 중요하며 본교 학생 신분은 본교가 정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고려대는 올해부터 고려대 병설 보건전문대학을 보건과학대학으로 승격, 편입시켰으나 보건전문대학 2~3학년 학생은 보건전문대학의 학적을 가지고 있어 지난 4일부터 진행중인 39대 총학생회 선거 투표권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마찰을 빚어왔다.
한편 고려대 교무위원들은 6일 오전 긴급교무위원회를 열고 이번 억류사건을 불법 폭력행위로 규정하고 "주동학생들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해 빠른 시일 내에 학내 질서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