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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와 단정한 자연미가 만나는 경남대
경남 마산의 입지는 자연과 가깝게 닿아있다는 점에서 전국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들것 같다. 눈앞으로는 넓은 바다가, 등 뒤로는 산이 듬직하게 자리 잡고 있는 마산은 공업도시임에도 자연과 밀착된 도시다.

경남 마산시 합포구 월영동, 무학산 기슭에 터를 잡은 경남대(총장 박재규)의 입지는 터를 둔 마산의 그것을 빼다 박았다. 한국에서도 ‘아름다운 건물 중 하나’로 꼽혔다는 대학본관 건물이나 아늑한 건물의 현대성, 그리고 곳곳마다 자리한 조경석과 꽃, 나무 등 자연물의 단정함이 그렇다.

◆ 프랑스식 정원의 단정함 ‘월영지’

교문을 들어서면 은회색의 본관건물과 함께 한 눈에 들어오는 ‘월영지’를 빼놓고 경남대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마산 시민이라면 한번쯤 들려본다는 경남대의 명소 월영지는 마산의 벚꽃명소이기도 하다. 특히 벚꽃이 만개하는 4월 초는 월영지에서 꽃놀이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경남대 관계자는 귀띔한다.

특히 봄에는 동백꽃으로 시작해 개나리, 벚꽃, 라일락, 영산홍이 연이어 개화해 시기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월영지는 조경을 시작하려는 관공서 관계자들이 반드시 들릴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1972년 축조된 2천여톤의 이 커다란 인공연못은 지난 2000년 보수공사를 통해 현대식 조경으로 거듭났다. 과거의 월영지가 나무와 연못이 어우러져 자연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영국식 정원’이었다면 자연석으로 쌓은 축대 등 사람들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 단정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지금의 월영지는 완벽한 인공미를 추구하는 ‘프랑스식 정원’의 모습이다.

상·하단 2개의 연못 사이에 위치한 5m짜리 인공폭포를 곁에 두고 아치형 돌다리를 걷다보면 가슴속에 맺힌 것들이 한순간 풀리는 것 같은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 낭만적 분위기에 편의까지 고려한 한마관 ‘자갈길’

산에 위치한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의 고충은 무엇보다 강의실 이동에 있다. 깎아지른 듯한 경사에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까지. 학생들은 강의실에 도착도 하기 전에 지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한마관 ‘자갈길’은 상당한 경사에도 지칠 겨를이 없다. 산등성이를 타고 오르는 길은 ‘세로’방향이 아니라 산등성이를 비껴 올라가도록 ‘가로’ 방향으로 냈다. 경사도 완만하게 조절해 걷는 길이는 조금 길어졌지만 강의실로 이동하는 데는 전혀 힘들지 않다. 또 경사가 완만해 학생들의 안전성도 고려했다.

그러나 이 ‘자갈길’이 매력적인 것은 편의성 때문만은 아니다. 이 길에 줄지어 선 벚나무와 축대를 타고 늘어져 있는 개나리는 이 길을 낭만적인 데이트 코스로 바꾸어 놓는다. 연분홍빛의 벚꽃과 샛노란 개나리가 어우러지면서도 아늑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조금은 으슥(?)해서인지 캠퍼스 커플들이 손을 맞잡고 걷기에는 더없이 좋은 길이다. 또 안전을 고려해 설치한 가로등조차 예쁜 장식을 달아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여름에는 길이 온통 짙은 녹음으로 물들어 찌는 듯한 더위에도 걷기가 그리 힘들 것 같지 않다. 또 가는 길목마다 자연석을 활용한 벤치가 놓여져 있어 걷다 지쳐도 어디서나 쉴 수 있게끔 보행자를 배려했다.

◆ 이국적 숲 향이 물씬 ‘바보계단’

인문관에서 자갈길로 가는 길 사이에는 ‘바보계단’이 있다. 역시 경남대 명소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계단은 한 걸음으로 오르기엔 숨이 가쁘고 두 걸음은 모자란 ‘이상한’ 폭 때문에 ‘바보계단’이란 별명이 붙었다. 그러나 이 계단은 폭이 특이한 것을 빼면 그저 시멘트를 부어 만든 계단에 불과하다. 바보계단이 캠퍼스 명소로 각광받는 이유는 이국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숲 때문이다.

이 계단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메타세퀘이아라는 이름의 나무로 미국이나 캐나다 등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거대한 나무들이 바로 이 종인데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나무 모양이 한국의 자생종과는 달라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숲의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인공수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삼림이 펼쳐진다. 처음 계단으로 한 발을 내딛으면 싱그러우면서도 편안한 나무의 향기가 코끝을 스치고 두 번째 발을 내딛으면 푸르른 나뭇잎들이 컴퓨터 사용이나 매연으로 지친 눈을 쉬게 해준다.

이 바보계단으로 오르는 초입에는 이름모를 여러 비석들이 나란히 놓여져 있다. 창원시가 한창 개발될 당시 그대로 버려질 위기에 처했던 비석들을 모아둔 것.

경남대 홍보팀 정성윤 계장은 “그 당시는 버려지기에는 아깝고 대학에 세워두면 보존이 잘 될 것 같아 무상으로 받아와 세운 것”이라며 “일부 비석은 이제 와서야 되돌려 달라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아름다운 경관도 선견지명(?)이 있어야 만들 수 있는 모양이다.

◆ 캠퍼스의 아름다움은 ‘가꾸기 나름’

경남대는 조경에 일가견이 없는 사람의 눈으로 보기에도 훌륭한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나무들이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모두 옮겨다 심었다는 사실은 아주 놀랍다. 게다가 10만여 그루나 되는 모든 나무들이 그냥 심은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모양이 좋고 건강한 나무들만을 고르고 골라 심어진 것이라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5월초 한마관을 붉게 물들이는 영산홍이나 자갈길의 분위기를 낭만적으로 연출해주는 벚나무, 군데군데 화려한 색을 뽐내는 철쭉들도 무엇 하나 의미 없이 심어지지 않았다. 철저한 계획을 세워 하나하나 정성들여 심고 기른 그 결과물이 바로 마산 시민들이 누구나 입을 모아 자랑할 정도로 아름다운 ‘캠퍼스 공원’으로 거듭난 것이다.

최혜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5-12 오후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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