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총장에게는 특히 국립대 법인화와 대학 자율성 수호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만큼 요구되는 바도 많다.
과연 서울대 구성원들은 어떤 리더를 원하고 있을까.
장호완 서울대 교수협의회장, 최충림 서울대 공무원직장협의회장과 황라열 총학생회장을 만나 서울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상에 대해 각각의 의견을 들었다.
◆“국제 경쟁력·대학 자율성 확보가 우선” = 장호완 교수협의회장은 현재 서울대의 상황을 “아주 어려운 입장에 놓여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국내에서는 다른 대학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소수의 졸업생이 사회발전에 누가 되는 경우도 있어 “코너에 몰려 있다”는 것이 장 회장의 생각이다. 장 회장은 "국제적으로도 논문 수로는 상위권이라 할 만 하지만 대학 자체를 놓고 평가했을 때 국가경쟁력으로 상위권이라 하기는 솔직히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롭게 선출될 24대 총장은 “서울대의 국가경쟁력을 도모해 외국에 유학보내느니 한국에서 공부해도 충분할 대학으로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장호완 회장의 말이다.
그는 특히 이번 총장이 ‘대학 자율성’을 수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서울대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외부적인 압박에서 벗어나 학술의 수월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의 자율성을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술의 수월성을 위해서는 자율성을 수호하는 한편으로 재정적 확충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학술연구의 원동력은 바로 재정”이기 때문에 서울대의 국제경쟁력에는 재정의 확충은 필수적이라는 것.
장호완 협의회장은 “이런 사안을 책임질 수 있는 총장이 지금의 서울대엔 필요하다”며 “훌륭한 인재를 가지고 유연성 있는 정책이 시도되지 않는다면 국제 사회에서 서울대의 생존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학내 의사결정구조의 민주화를 이뤄야” = 최충림 공무원직장협의회장(이하 공직협회장)은 차기 총장에 필요한 요건으로 △대학의 자율성 확보 △학내 의사결정구조의 민주화 △학내 구성원이 쾌적하게 활동할 수 있는 캠퍼스 환경 조성을 들었다.
최충림 공직협회장은 “지금까지 주요 정책이 교수들 위주로 진행되어 오면서 다른 구성원들의 소속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차기 총장은 대학 주요 정책에 교수, 직원, 학생들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 교직원들이 적은 비중이나마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소속감이나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와 같이 차기 총장이 구성원 전체의 의견을 반영해 정책을 결정한다면 서울대 구성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서울대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 회장은 무분별한 공사 난립으로 현재의 대학 환경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공사 뿐 아니라 대학 규모에 맞지 않는 지금의 주차공간과 체력단련시설과 같은 복지시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은 몇 만명의 ‘단골손님’” = 황라열 총학생회장은 “과거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차기 총장으로는 학생을 몇 만명의 ‘단골손님’으로 생각해 서비스를 고려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라열 씨는 현재의 대학에서 ‘주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싸움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대신 학생은 대학의 ‘고정적인 고객’이기 때문에 ‘손님’으로 대하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고객이 등을 돌리려는 상황에 처한” 서울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라는 것이다.
◆“총장선거 접근을 위한 정보가 부족” = 10일 치러지는 총장선거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촉박하게 치러져 총장선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지난달 24일 “총장후보선정위원회가 지나치게 선거운동을 제한해 오히려 총장후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의견을 총장후보선정위원회에 전달했다.
장호완 교수협의회장은 이와 관련, “음성적 접촉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공적인 토론의 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는데도 이번 선거에서는 그러한 토론의 장이 열리지 않아 정책을 듣고 후보를 판단할 기회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그런 취지에서 의견서를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라열 총학생회장도 “투표권이 없는 총학생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총장의 지위와 권한에 관한 정보와 총장선거의 중요성에 대한 정보를 학생들과 공유하는 것”이라면서도 “총장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부족한데도 총장선거에 대해 정보를 공유할 시간이 부족해 이런 정보를 공유할 수 없어 특히 아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