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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 진정한 사법개혁 이루려면
김성천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우리나라의 사법제도는 판사·검사·변호사 세 직역이 강고한 특권을 가지고 권력과 부를 향유하고 있는데 이를 정당한 사회적 급부라고 볼 수 없으니 뜯어고쳐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로부터 지속적인 공격을 받아왔다. 이 특권구조를 지탱해 주는 아주 튼튼한 기둥은 두 개이다.

첫째는 작은 규모의 법조인 수이고 둘째는 법조인의 제한 없는 결정권한이다. 이걸 없애는 게 사법개혁의 핵심일 것이다.

법조인 수가 많아지면 고액연봉이 보장될 수 없다. 간단하다. 파이의 크기가 일정한데 나누어 먹어야 할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파쇄하기 위해서 합격인원을 1천명까지 늘리더니만 급기야는 인원제한 없이 일정한 자격만 갖추면 다 변호사 자격을 부여하자면서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가 주창되고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 제도는 결과적으로 법조인 수 늘리는 데는 기여를 하지 못하고 법조인 되는데 드는 비용만 혁신적으로 높여 버렸다.

형사처벌이 이루어지려면 일단 검찰이 공소제기를 해야 한다. 아무리 큰 잘못이 있더라도 검찰의 기소가 없으면 법원이 심리할 수가 없다. 불고불리의 원칙이다. 그런데 범죄혐의가 확인되더라도 기소를 하건 말건 검찰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기소편의주의 때문이다. 국가형벌권 발동 여부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아무 제한이 없는 결정권한이 있음으로 해서 권력과 부를 누리는 것이 보기 싫으면 그걸 박탈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일단 검찰이 기소를 하기 싫더라도 어쩔 수 없이 하도록 강제하는 재정신청 제도를 도입하긴 하였다. 하지만 대세를 바꾸기엔 역부족인 듯하다.

나아가 검찰이 일부러 수사를 안하거나 범죄를 확인하고도 기소를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그 자체가 처벌대상이기는 하지만 그런 검찰을 재판정에 세울 방법이 아직은 없다. 검찰이 웬만해서야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겠지만 기소해야 할 것을 안 하거나 아예 수사도 안 하는 일은 분명히 있다. 그래서 사법제도가 법 앞에서 평등하게 작동되려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을 수사하고 기소할 조직도 필요하다. 특별수사청이 바로 그러한 임무를 수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전관예우라는 미풍양속이 있다. 법원이나 검찰의 판단에 따라 이해관계가 엄청나게 달라질 상황에서 전관 변호사가 나타나 일을 해결해 주면 그야말로 천사가 따로 없다. 당사자 입장에선 고맙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문제는 돈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돈이 없으면 이 좋은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돈을 꿔서 해결하고 대신 재정파탄의 고통을 겪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전관예우의 시스템이 작동하려면 판사·검사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커야 한다. 사실 봐주고 싶어도 도저히 봐줄 수 없는 사건도 있다. 하지만 애매한 사건도 분명히 있다. 그런 사건의 판단기준이 왔다 갔다 하지 못하도록 양형기준법을 만들자고 한다. 기계적 판단을 강제해서 전관도 아무 소용이 없게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양형기준법을 제정하더라도 재량의 여지는 남겨 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지 않으면 구체적 정당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전관의 사건 수임 자체를 금지하자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는데 별 효용이 없어 보인다. 수임을 해야만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닐진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 좋은데 지금의 법조인들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어 보인다. 시스템이 잘 못 되었으면 그걸 고치면 될 일이지 그 안에 들어 있는 사람을 욕할 일은 아니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1-04-18 오전 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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