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사실은 영국 강사노조들의 임금협상요구와 등록금 인상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영국 대학들의 총장급 인사들의 2004-2005학년도 연봉을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영국의 경우 총장은 명예직으로 행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으며 대신 부총장들이 한국의 총장과 같은 역할과 권리를 행사하고 있어 모든 조사 자료는 부총장들이 대상이 된다. 이것은 영국의 영향을 받은 호주 등의 국가에서도 마찬가지.
또 일부 대학은 '컬리지'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총장급 인사의 명칭은 '학장'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총장급 인사인 타이슨 런던비즈니스스쿨 학장은 지난 2004-2005학년도에 무려 31만 파운드나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지난 2001-2002학년도 연봉 대비 오히려 1.9%가 삭감된 수준이다. 영국 교수들의 평균 연봉 4만 파운드의 8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그 뒤를 이은 것은 사이크스 임페리얼컬리지 부총장으로 30만 5천파운드. 그의 연봉은 지난해보다 3.7% 인상됐을 뿐 아니라 지난 3년간 39.9%나 인상된 것이다.
가장 적은 연봉을 받는 것은 홀트 리즈컬리지 학장으로 7만3천8백40파운드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것은 타이슨 런던비즈니스스쿨 학장과 비교했을 때 4배나 차이가 나는 것. 또 이 연봉은 한국에서도 높은 연봉을 받는 일부 대학 교수 연봉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흥미로운 것은 상당히 많은 수의 부총장들이 지난 3년간 연봉이 엄청나게 인상됐다는 사실. 지난 1년을 비교했을 때도 거의 대부분의 부총장들의 임금 인상률은 같은 시기 영국의 평균 임금인상률(3.6%)을 훨씬 웃돈다. 이것은 "재정이 어려워 학비를 인상해야 한다"는 영국 대학 부총장들의 주장을 무색케 하는 사실.
영국의 더 타임즈가 발표한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연봉이 줄어든 부총장은 겨우 7명이며 인하 폭도 대부분 10% 이내. 반면 40% 이상의 인상률을 보인 부총장은 12명이나 됐다. 또 인상폭도 10% 이상인 부총장들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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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인 것은 그랜트 카디프대학 부총장으로 3년 전보다 무려 61.4%나 인상됐다. 지난 해와 비교해서는 40.4%가 인상됐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그랜트 부총장의 연봉은 연봉 상위 15위에 오를 정도로 높은 편이라는 것(20만 5천파운드).
이러한 가운데 부총장들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재정부족을 호소해 결국 등록금을 3천 파운드까지 인상하기로 한 것은 영국 강사노조의 주장처럼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지난 1월 영국대학고용주협회(UCEA) 이사들의 지나친 연봉 인상을 폭로한 대학강사협의회는 "교직원의 임금을 인상할 여력이 없다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연봉을 긴축할 필요성은 못 느끼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심지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케임브리지대학 부총장의 연봉마저 지난 3년간 41.8%가 인상됐다. 구조조정과 발전기금 모금으로 가까스로 적자를 줄여나가고 있던 바로 그 시기의 일이다. 부총장들은 물론 부총장들의 연봉은 개인의 능력 등이 고려되는 것으로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영국 교육부에 재정부족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요구해왔으면서도 자신들의 임금이 대폭 인상되도록 하고 있는 부총장들의 태도는 확실히 모순적이다. 오히려 등록금까지 전반적으로 인상해야 할 정도로 과연 영국대학의 재정이 부족한 것이 사실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또 영국 대학들의 등록금 책정이 각 대학 실정에 맞는 조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른 대학들과의 '경쟁심'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조사결과도 발표돼 영국의 대대적인 등록금 인상 문제는 한동안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