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취임한 윤응진 한신대 총장은 △대학의 독특한 진보적 학풍 계승은 물론 △대학 의사결정의 민주화 △대학 발전과제에 대한 정책대안 마련에 역점을 쏟고 있다.
윤 총장을 만나 새로운 정체성 확립에 나선 한신대의 미래상에 대해 들었다.
- 과거 한신대는 진보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오늘날 한신대의 정체성이라면.
“우리 대학은 처음 세울 때부터 지금까지 ‘진보정신’이 대학의 정체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종래에는 공동체 삶의 정치적 조건, 즉 사회의 민주화, 냉전의식의 극복이 주요 과제였다. 그러나 지금은 공동체 삶의 사회·경제적인 조건, 즉 개성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상호 이해·소통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과 근로자를 비롯해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기본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 대학은 대학의 사명인 교육, 연구, 사회봉사 활동 속에 이러한 관점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 한신대가 진보학풍이라고 평가받는 이유가 어디 있다고 보나.
“지난 1940년 한국신학대학 설립의도가 시대정신에 저항하는 것과 관련 있다. 당시 한국 기독교계를 미국 선교사들이 장악하고 있었는데 한국인에 의한 토종 종교인 양성과 세계적 수준의 신학 교육 실시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한국신학대학이 탄생했다. 이는 당시 시대흐름에 저항하고 신학교육의 대안을 마련하고자 했던 의도였으며 70~80년대를 거치면서 사회민주화와 평화통일노력에 앞장섰기 때문에 진보적 학풍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 신학대학으로 출범해 지난 80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했는데, 신학의 한국적 발전과 종합대학으로의 변화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
“한신대는 과거 미국 선교사들로부터 배운 신학내용을 극복하기 위하여 세계 교회가 지향하는 신학교육의 방향을 수용하도록 노력했다. 이러한 기독교적 정신을 바탕으로 암울한 시대에 항거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했다.
종합대학으로의 전환문제와 관련, 우리 학교가 단순히 종교인을 배출해 한국사회를 변화시키려 했던 것뿐 아니라 기독교 정신을 가진 지성인들을 양성해 사회저변으로부터 한국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다.”
- 총장 취임 후 대학발전을 위해 어떤 부문에 역점을 두고 있나.
“대학 의사결정구조를 민주화시키는 것과 대학발전을 위한 정책대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교무위원회, 교원인사위원회 등 대학 내 조직을 민주적으로 정비했으며 교무위원회 보고·의결된 사항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였다. 또 교원·직원 및 학생 대표로 구성된 ‘대학발전을 위한 과제제안위원회’를 조직해 학교 발전을 위한 정책 대안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캠퍼스를 교육·연구공간을 넘어 쾌적한 학습공간 및 생활공간으로 변화시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서울캠퍼스와 병점캠퍼스의 균형 발전 토대 위에 병점캠퍼스 공간개발을 위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수립, 제2 생활관을 조속히 완공하고 만우관을 주위 녹지공간과 연계해 현대적인 다용도 강의동으로 전면 개수할 계획이다.”
- 대학 특성화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특성화사업의 일환으로 ‘동북아시대를 선도하는 공개 S/W, 콘텐츠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시스템혁신’이라는 특성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IT분야에서 한국이 동북아 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위해 IT·CT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특히 동북아 중심의 시대를 대비하여 한·중·일 3개국의 공동협력분야로 대두되고 있는 공개 S/W ·콘텐츠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교과과정 개편, 산·학·연 연계교육, 공학교육인증, 콘텐츠 분야 및 인문학 융합기술분야와의 협동 등 교육시스템을 혁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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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 이인원 회장(오른쪽)과 대담하고 있는 윤 총장./한명섭 기자 |
- 대학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한신비전 2010’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신비전 2010‘은 전임총장시절 만들어졌는데 생태학적 관점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대학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발전 및 사회복지 등 인간생활환경 전반에 걸친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이 외에도 △21세기형 학문공동체 구축 △핵심 특성화 영역 기반구축 △수요자 중심의 대학경영 실천이라는 목표도 함께 실현할 계획이다.”
- 향후 대학운영 계획과 포부라면.
“현재는 낙관도 비관도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방향을 잡는가에 따라 미래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한신대는 5천명되는 종합대학이 되기 위해 양적성장에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신학교육을 과거에 비해 소홀히 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학의 특성화 과제 중의 하나가 진보적 신학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질적인 발전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학생, 교수, 직원들이 참여하는 ꡐ대학 발전 제안위원회ꡑ를 가동시켜 우리의 의지와 꿈을 결집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한신대가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우리학교는 색깔 있는 대학, 알찬 대학으로 변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창식·박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