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는 조무제 총장 취임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식물생명과학분야에서 특성화의 대표적 성공사례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 총장을 만나 창원대와 통합무산 이후 대학발전방향을 들어봤다.
- 지난 2년여동안 우리 대학사회는 구조개혁이다, 통합이다, 그야말로 숨 가쁘게 달려온 것 같다. 2년간 대학총장으로서의 소회를 밝힌다면.
“나름대로 바쁘게 보낸 것 같다. 지금 우리대학, 특히 지방대학들은 입학자원 감소와 우수학생 유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로부터는 ‘대학이 변해야 나라가 산다’는 말과 함께 국가경쟁력에 상응하는 대학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질책도 받고 있다. 지난 2년동안 무엇보다 대학 경쟁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남은 임기동안에도 대학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 결국 창원대와 통합이 무산됐다. 향후 자체적인 대학구조개혁을 구상하고 있는지.
“두 대학의 통합논의는 교육부 구조개혁 발표 이전부터 추진돼 왔다. 결국은 무위로 끝났지만 국립대 통합정책에 불을 지핀 역할을 했다는데서 의미가 크다. 통합을 통해 양 캠퍼스를 지역특성에 맞게 특성화해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만들고자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창원대 구성원 반 이상이 통합을 바라고 있어 통합논의는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통합을 전제로 대학발전 밑그림을 그리다가 지금은 입학정원 감축과 유사학과통합 등 자체적인 구조개혁과 대학비전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발전을 위한 방향은 특성화를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육성이 우선돼야 한다. 이러한 것들을 기초로 생명과학과 기계항공공학 등 몇몇 분야를 세계 최고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 식물생명과학분야 등에서 특성화대학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데.
“우리대학은 오래전부터 생명과학분야와 기계항공공학분야를 특성화해서 국제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생명과학분야는 최근 국내대학 최초로 미국 퍼듀대학과 공동박사학위제를 시행하는 등 그 경쟁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들어 나노·신소재공학을 새로운 특성화분야로 지정, 세 개 분야의 특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들 세 분야는 모두 누리(NURI) 중·대형사업으로 선정돼 특성화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 한의과대학 유치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우리대학은 그간 쌓아온 생명과학분야 연구 역량과 유의태, 허준 등 우리나라 명의들을 배출한 지리적 특수성을 살려 한의과대학 유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경남은 한의과대학과 약학대학이 없는 유일한 지자체이다.
한의과대학 설립은 현재의 한의사 수가 부족해서 논의된 것이 아니고 한의학의 과학화, 국제화, 산업화을 위한 우수인력양성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의과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대학이 한의과대학 유치에 가장 적합한 대학이라 생각한다. 한의과대학을 유치하면 산청군 등 인근 기초자치단체와 연계를 통해 약재료의 생산과 가공까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한·양방 협진체제, 지리적 장점 등을 활용, 기존 한의과대학과 차별화에 포커스를 두고 유치사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로스쿨 유치사업은 어떤가.
“로스쿨 유치문제는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확립 차원에서도 반드시 1도 1로스쿨 설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개추위에서 요구하는 시설은 이미 갖춘 상태며 교수확보에 적극 나설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도내 국회의원을 비롯 각계 대표 등 15명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법학전문대학원유치위원회’ 발대식을 갖고 대학은 물론 지역사회, 동문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고 있다.”
- 최근 들어 대학들의 정원감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방대학 활성화에 얼마만큼 도움이 된다고 보나.
“고등학교 졸업생 수에 비해 대학입학정원이 너무 많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59만여명 인데 비해 전문대학을 포함한 대학 입학정원은 66만여명이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에는 고등학교 졸업생수가 급감해 41만여명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대학 입학정원의 획기적인 감축이 요구되고 있다.
교육부에서도 구조개혁 선도대학지원사업을 통해 정원 감축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각 대학에서도 특성화와 연계해 입학정원을 감축하는 자구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선 지방 국립대학부터 줄이고 서울 사립대학들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 졸업정원제와 분교설치로 수도권 사립대학들의 정원이 너무 많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 선호현상으로 지역에 소재한 대학들이 우수학생유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 대학들도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겠지만 정부에서도 지방대학 활성화를 위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재임기간 중 역점사업이라면.
“첫째는 대학특성화에 의한 국제경쟁력 강화이고, 둘째는 지식정보화사회, 세계화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브랜드화된 인재양성이다.
브랜드화 교육이란 국제화, 정보화, 질서 교육을 강화해 우리대학 졸업생들을 브랜드로 키운다는 의미다. 아울러 모든 졸업생들이 기본적인 생활영어가 가능하도록 영어전용생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산·울산·경남권역의 e-러닝지원센터 유치로 정보화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 국립대학 특수법인화 추진에 대한 견해는.
“현 상황에서 법인화를 추진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대학은 서울대 밖에 없다. 대학의 자율성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법인화의 기본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법인화가 성공하기 위해서 몇가지 조건들이 선행돼야하고 이를 위한 준비기간도 필요하다.
첫째 안정적인 재정확보가 필수적이다.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투자가 GDP대비 0.43%인 상황에서 법인화가 추진되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다. 둘째 현재 공무원 신분인 교직원들의 신분문제에 대한 보장이 필요하다. 또 국유재산으로 되어 있는 각 국립대학 재산의 처리문제, 기초학문의 보호육성 등에 대한 제반문제들을 해결해 가면서 단계적으로 법인화를 추진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 끝으로 교육당국에 건의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 대학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기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고등교육을 위한 재정확보지원이고 그 다음이 대학경영에 대한 자율권의 확대라고 생각한다.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투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대학의 국제적 경쟁력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