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을 맞아 대학가에 고등학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행사들과 경시대회가 잇달아 열리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행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입학사정관제 바람을 타고 최근 시작된 경시대회도 인기다.
■ 행사 위한 동아리 생기기도 = 국민대는 최근 교내 행사들로 분주하다. 대학 본부에서 주관하는 ‘고등학교 사제동행 UCC 공모대회 K-STORY’와 함께 건축학부에서 진행하는 ‘건축디자인캠프’, 조형대학에서 여는 ‘전국 고등학생 조형실기대회’ 등이 모두 5월에 열리기 때문이다.
오는 14일에 열리는 ‘고등학교 사제동행 UCC 공모대회’는 5인 1팀(지도교사 1인+학생 4인 이내)으로 국민대를 방문, 직접 UCC를 제작하는 행사다. 고교에 동아리가 생겨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올해 접수 결과 총 49팀이 참가한다. 1고교에서 1팀으로 선착순으로 받고 있는데, 먼저 참가한 팀에 이어 참가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홍보팀의 오채원 담당자는 “1·2회 때는 34팀이 참가했었는데, 이번 대회는 총 49팀이 참가할 정도로 대회가 커졌다”면서 “접수가 늘면서 문의전화도 상당히 늘었다. 참가하는 고등학교도 일반 고교뿐 아니라 예술·디자인·외고 등 다양해진 게 특징”이라고 밝혔다.
이승휘 홍보팀 실장은 “참가를 해 본 팀들은 모두 호의적인 반응이다. 고등학교에 돌아가 입소문을 내니 계속해서 지원자가 늘고 있다”면서 “국민대의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올해 여덟 해를 맞는 국민대 건축디자인캠프 역시 매해 고등학생들이 몰린다. 건축대학 소개와 건축특강, 교내탐방 등 행사가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주어진 재료로 경연을 벌이게 된다. 대회 특선 이상 입상자에게는 국민대 건축학부 수시모집 특기자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특전을 부여한다.
이공희 건축학부 학부장은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건축학과에 대해 알려 줄 만한 것이 없어서 기획한 행사”라며 “캠프를 통해 건축에 관심을 보인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교를 찾아 행사를 알리는 등 홍보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 학부생이 대회 만들기도 =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건축학부가 지난달 16일 진행했던 ‘아시아 국제 건축 올림피아드’는 국제건축가연맹(UIA)이 승인한 유일한 대회로, 싱가포르 국립대학 건축학부와 공동 주최했다. 올해 7회 대회에는 무려 560여 명이 몰리기도 하는 등 단일학과에서 진행하는 행사로는 최대 규모다. 국제 대회라는 점 때문에 해외대학 진학을 노리는 민족사관고등학교 학생들이 대거 지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갑수 건축학전공 교수는 “초창기에는 지원자가 적었지만, 매년 지원자가 늘고 있다. 국제 건축가 연맹이 승인한 대회인 데다가 최근 입학사정관제 바람이 불면서 인기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외국어대는 지난달 9일 서울캠퍼스에서 ‘제2회 한국 고등학생 중국어 경시대회’를 열었다. 2회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200여 명이 지원을 해 화제가 됐다. 중국어대회와 공연대회 등 2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하며, 예선을 통과한 학생 20명 중 우승자를 가렸다.
특히 이 대회는 공자아카데미 조교인 김조아씨가 당시 학부생이었을 때 기획했던 대회다. 고교시절 각종 중국어대회 수상경력이 30회에 달하는 김씨가 공자아카데미 맹주억 교수와 이야기를 하다 ‘대회를 만들어 보는 게 어떠하겠느냐’는 제안에 따라 만들게 됐다. 당시 김씨는 1000여 명이 가입한 ‘중국어 특기자 고등학생회’ 카페를 운영 중이었고, 카페를 통해 대회를 적극 알렸다. 김씨는 “포스터 제작과 홍보, 트로피 제작까지 혼자 맡고 있지만 호응이 좋아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 인기 있는 이유가 있다 = 행사·대회를 기획·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이러한 인기에 대해 “성공에는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대 ‘고등학교 사제동행 UCC 공모대회 K-STORY’의 경우, 사제동행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특히 고등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30년째 이어오던 테니스대회를 과감하게 폐지하고 새로 기획을 한 점은 높게 평가받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입시와 관련이 있는 대회들은 진행 도중 민감한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국 고등학생 중국어 경시대회를 만든 김조아씨는 “학부모들의 전화문의가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어떤 학부모는 시험시간에 자신의 아이가 올 수 없다며 나중에 시험을 따로 보게 해 달라고 막무가내로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며 “학부모들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업무가 힘들 지경”이라고 밝혔다.
고교생들이 참여하는 행사다 보니 홍보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소갑수 한양대 건축전공 교수는 “아시아 국제 건축 올림피아드는 지원 고교생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서울·경기권 학생들의 쏠림 현상이 다분히 있다”며 “대학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행사가 확대되고는 있지만, 그렇지 못한 다른 대학의 소규모 행사들은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