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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게임’에 뛰어들다
편견 버리고 산학 연계 활발
게임 업체 인재 모시기 열성
학문으로서의 ‘게임’ 요구도

게임 산업을 바라보는 대학의 시선이 변화하고 있다. 유망 사업으로 떠오른 게임 산업에 대학이 나서 적극적으로 협력할 뿐 아니라 단순히 게임 개발자를 양성하는 것에서 벗어나 ‘게임학’을 정립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 대학, 게임 업체와 손잡다 = 게임 산업은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성장했다. ‘2010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게임 산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19.3% 증가했고, 20개의 게임 상장사의 매출액 역시 전년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명대 게임학과와 청강문화산업대학 컴퓨터게임학과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대학과 게임 업체 간 산학 연계 등 현장 중심의 인력을 양성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는 지난달 29일 CJ E&M게임즈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CJE&M게임즈는 앞으로 이화여대와 함께 게임개발에 대한 공동 연구와 조사활동을 진행하며, 학술정보교류도 추진하게 된다. CJE&M게임즈는 교육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파견해 특강을 진행하고 학생들에게 현장실습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주대 미디어학부는 ‘미디어 집중교육’을 통해 아이폰용 게임개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아주대는 지난 2009년 게임 업체인 저스트나인과 계약을 체결, 저스트나인 게임 개발자들이 학생 멘토링을 진행하고 수업을 통해 제작한 아이폰용 게임을 상용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넥슨에서 2005년까지 ‘바람의 나라’ 개발 등을 총괄했던 오규환 씨가 수업을 지도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경원대·동서대·아주대·영산대·우송대·전주대 등은 지난 2월 에픽게임스코리아와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3 강의를 개설하는 내용의 ‘언리얼 아카데미 2011’ 협약식을 진행했다. 경원대 등 6개 대학은 한국의 게임 개발사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언리얼 엔진3의 사용법과 응용을 다룬 전공과목을 운영할 계획이다.

 

충청남도의 내포신도시는 아예 ‘게임대’를 설립하겠다고 나섰다. 충남도는 2015년 게임대 개교를 계기로 게임개발업체와 게임 유통업체, 게임박물관 등을 유치해 내포신도시를 게임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게임 업체는 적극적인 스킨십을 통한 인재 선점에 나섰다. 넥슨은 2005년부터 ‘넥슨 글로벌 인턴십’이라는 대학생 장학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넥슨은 대학생들에게 국내 인턴십 프로그램과 해외 게임 산업 시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CJ E&M게임즈 대학 컴퓨터공학과, 전자계산학과, 전자공학과 등의 개강총회가 열리는 날에 먹을거리나 회식비를 대고 있다. 해당 학교 출신 임직원들을 회식 자리에 보내 후배들과 게임 개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올해는 건국대·서강대·숙명여대·연세대· 이화여대 등 7개 대학 개강총회를 지원했다.

 

■ 대학 ‘산업양성소’ 전락 피해야… ‘게임학’ 필요 = 2004~2005년 전문대학을 중심으로 주먹구구식으로 또는 산발적으로 생겨난 게임 교육기관에 대해 체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재홍 서강대 게임교육원 교수는 “게임은 일방적인 제작이 아니고 시나리오·캐릭터·그래픽·컴퓨터·음악 등 다양한 산업과 연결된 상호적인 콘텐츠”라며 “놀이에 가까운 콘텐츠를 만든다는 낮은 인식과 대충 공부하고 만든다는 생각이 팽배했던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을 온라인 게임의 강국이라 하지만, 이전 한국 게임은 스토리 전개에 논리가 없어 스토리를 연상하고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주지 못했다”며 서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과 전문가들은 현재 게임을 전공한 학생 대부분이 공학 중심의 교과 과정을 이수해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대학의 보다 세분화된 전공 교육과 다양한 인문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박승준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게임 기획의 경우 소재를 많이 발굴해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대부분 대학에서 기술적인 측면에만 몰두한 나머지 이런 분야의 교육이 부족한 실정이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혜원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북미나 유럽에는 학문과 게임을 연결하는 ‘게임학’이 있고 MIT 미디어랩이나 카네기멜론대학 ETC 등은 게임을 단순 스킬이 아닌 학문으로 구축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대학도 앞으로 이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수경 기자 (skyoon@unn.net) | 입력 : 11-05-09 오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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