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연구원 유치경쟁 포스텍 ‘부전승’(?)
인천시 “들러리 서는 기분”...대전시도 사업 포기 밝혀
서울대·KAIST ‘아쉬움’, 1300억 사업 대구만 단독 평가
서울대·KAIST·포스텍 간 자존심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뇌연구원 사업이 포스텍의 부전승으로 끝날 전망이다.
11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최근 인천·대전대구 등 3개 지자체로부터 뇌연구원사업 참여 의향을 재확인한 결과 대구시만 사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 교과부 이은영 미래기술과장은 “지난 4일까지 컨소시엄에 참여한 지자체의 의향을 다시 확인한 결과 인천시와 대전시가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교과부는 이에 따라 지난주 뇌연구촉진심의회를 열고 대구 컨소시엄 한 곳만을 대상으로 입지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
2009년 교과부가 발표한 ‘뇌연구원 설립 추진계획’에 따르면, 뇌연구원의 부지면적은 5만2000㎡(1만5700여평), 건물면적은 1만9054㎡(5700여평)이다. 연구 인력은 개원 초기 50명으로 시작해 2020년까지 2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당시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3개 컨소시엄으로, 대학가에선 서울대·KAIST·포스텍 간 자존심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뇌연구원을 둘러싸고 △서울대·인천경제자유구역청·가천의대·길병원 △KAIST·대전시·서울아산병원·한국생명공학연구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SK주식회사 △포스텍·경상북도·대구시·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포항시 등 3개 컨소시엄이 유치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뇌연구원은 국가 부설 연구소로 설립되기 때문에 정부가 설계비·장비구입비·연구개발비·기관운영비 등을 지원한다. 그러나 연구원 부지 제공과 시설사업비 등은 연구원을 유치하는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각 컨소시엄에서 지자체의 참여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3개 지자체 중 대구시만 참여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1300억원 규모의 뇌연구원사업의 대구 유치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과부에 따르면, 심의회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만 받으면 유치가 확정된다.
그러나 대구시만 단독 평가대상이 되는 데에 따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업 포기 의사를 밝힌 인천시 관계자는 “1년 6개월 이상 끌어온 사업을 1주일 시간 주고 참여의사를 밝히라고 했다”며 “이미 대구·경북지역에 뇌연구원이 설치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들러리 서는 기분이라 사업을 포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천의 뇌연구원 유치 포기 결정은 송영길 시장이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현 정부 들어 대구경북지역이 잇단 국책사업의 수혜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안 될 사업은 접고 가자’는 분위기가 풍기는 대목이다.
대전시는 뇌연구원 사업이 1년 6개월 넘게 표류하자 방향을 튼 경우다. 연구원 부지로 제공하려던 엑스포공원(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소재)에는 영상테마파크 조성계획을 세웠다. 이미 지난달 24일 대전파라마운트 프로젝트와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뇌연구원 사업이 1년 넘게 표류하면서, 해당 연구원 부지에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정책이 바뀌었다”며 “대덕연구단지 등 대전이 가진 인프라를 이용, 과학기술도시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면에선 아쉽다”고 밝혔다.
인천시와 같은 컨소시엄을 꾸린 서울대, 대전시와 사업유치 공조를 해 온 KAIST도 강하게 아쉬움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서울대는 인천시가 아닌 다른 지자체와 컨소시엄을 이뤄 다시 응모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으나 정부로부터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회에서도 서울대에 지자체를 바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시일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뇌연구원은 사업 표류로 올해 예산을 배정받지 못했다. 따라서 교과부는 내년 예산 반영을 위해 올 6월까진 입지 선정을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헌주 기초연구정책관(국장)은 “올해 말까지 설계를 마친 뒤 내년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며 “오는 2013년을 목표로 뇌연구원 설립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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