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클로즈업

목록
프린트 스크랩
“학생들 등록금, 허투루 쓸 수 없죠”
한창근 인하공업전문대학 재무팀장
“재정관리자로 일하면서 욕을 안 먹었다고요? 그럼 제대로 일하지 않은 겁니다. 재정관리자는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맞춰 업무를 진행해야 합니다. 간혹 ‘빡빡하다’고 욕을 먹기도 하겠지만, 투명한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감당할 몫이죠.”

한창근 인하공업전문대학 재무팀장(한국전문대학재정관리자협의회장)은 11일 열린 제7회 한국교육대상 시상식에서 교육행정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내 최고의 교육상으로 평가받는 교육대상에서 대학 직원이 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한 팀장의 이력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그는 이번 교육행정부문 대상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국무총리 표창, 2002년에는 교육인적자원부(현 교과부) 장관상 등 굵직한 수상 경력을 지니고 있을 만큼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은 재무행정 전문가다.

“2001년부터 교과부 예·결산 유의사항을 만드는 데 참여하고 있으며, 교과부나 사학진흥재단, 국세청 등 정부기관과 함께 연구과제도 많이 진행했습니다. 또한 2001년부터는 전문대학 재정관리자협의회를 발족해 전문대학의 투명하고 올바른 회계문화 정착에 힘썼고요. 아마 이런 점들을 좋게 봐주셔서 수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간 진행한 수많은 연구과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 묻자 한 팀장은 주저 없이 2004년에 발표한 ‘사립대학기관의 효율적인 세무관리’를 꼽았다.

“당시 처음으로 산학협력단과 학교기업 등이 설치됐습니다. 대학도 수익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하지만 대학의 재무·회계 담당자들은 처음 접해보는 산학협력단과 학교기업의 세무·회계에 막막해했습니다. 이상도 사학진흥재단 전문위원과 함께 연구한 자료는 산학협력단 설치 후 최초의 회계가이드북이 됐습니다. 이 책은 전국의 대학뿐만 아니라 초중고에도 모두 배포될 만큼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투명한 회계’와 ‘올바른 재정관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이유를 묻자 “학생들이 방학 내 땀 흘려 번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곳이 대학인데 허투루 쓸 수 있겠느냐”는 답이 나왔다.

“우리 대학은 1990년대 말부터 소비성 경비 사용에 대해 간이영수증 대신 법인카드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직원들의 반발이 대단했습니다. 욕도 많이 먹었고요. 하지만 투명한 재정관리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강하게 밀어붙였고, 다른 전문대학에도 추천했죠. 2006년 국내대학 최초로 내부 통제 시스템을 만든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재무담당자라면 욕을 먹더라도 명확한 기준을 내세워야 합니다. 그래야 올바른 재정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올해로 재무팀에서 근무한 지 19년째. 한 팀장은 우리나라 대학회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적절한 행정적·재정적인 제재의 부재’를 꼽았다.

“교육역량강화사업 등 지표로 평가하는 사업이 늘어나면서 대학들의 실수인지 고의인지 모를 회계실수도 덩달아 많아졌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모니터를 구입한 것은 자산으로 처리해야 하지만 교육비환원율 지표를 올리기 위해 교육비로 사용했다고 올립니다. 그렇게 해서 경쟁대학의 지표가 올라가면 재무담당자들도 그렇게 따라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됩니다. 나중에 사실이 드러나도 ‘실수했다’라고 말하면 그만이거든요. 정부에서는 대학회계 오류에 대해서도 행·재정적인 불이익을 줘야 합니다. 그래야 재무행정 담당자들도 더욱 소신껏 일을 할 수 있게 되죠.”

한 팀장의 책상에는 ‘불광불급(不狂不及)’(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즉 광적으로 덤벼들어야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라는 사자성어가 붙어 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6시면 출근한다는 한 팀장은 “재무 관련 지식을 공부하고 재정관리자들과 공유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두 가지를 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국·공립 대학과 사립대학의 통폐합된 회계기준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특히 국·공립대학의 비율이 높은 4년제 대학 간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대학 재정관리자들이 책 한 권만 보면 학교 회계뿐만 아니라 산학협력단, 학교기업, 대학 부속병원 등 모든 회계를 알 수 있는 가이드북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조용석 기자 (chojuri@unn.net)
조용석 기자 (chojuri@unn.net) | 입력 : 11-05-20 오전 6:26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