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의 점수 위주의 평가방식을 탈피하고 대입전형의 선진화를 목표로 출범한 입학사정관제가 대학입시의 새로운 방법으로 도입된 지 5년째를 맞고 있다. 며칠 전에는 2011년 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의 대학이 선정되었다.
일각에서는 정부 예산을 대학의 학생선발에 지원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이가 걱정하는 공교육 정상화와 관련지어 생각할 때 이 점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 공교육 정상화가 주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은 공교육이 비정상적이라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으며, 그 비정상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 대학의 선발이 지나치게 점수 경쟁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다시 말해 대학의 학생 선발에서 점수경쟁이 완화되지 않는 한, 공교육 정상화는 그 만큼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 입학사정관제가 추구하는 목표가 우리나라 대학 입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공교육 정상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면, 이러한 공익적 목표를 국가차원에서 이루기 위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정부의 지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입학사정관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선발방법이다. 대학교육협의회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사업에서는 351억의 예산으로 약 41,000여명을 선발한다. 단순히 계산해도 학생 1명을 선발하는데 80여만원 정도가 드는 셈이다. 물론 여기에는 순수하게 학생을 선발하는 비용뿐만 아니라 연구비, 홍보비, 운영비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다른 선발방법에 비해 비용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이처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면 제도의 목표나 취지가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대학의 입장에서는 비용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많은 대학이 재정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이 입학사정관을 십 수 명에서 수십 명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이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앞서 지적했듯이 현재 1년에 350억원 정도가 입학사정관제 사업에 투자되고 있다. 이는 300조원이 넘는 우리나라 전체 예산의 0.01% 정도 수준이며, 1년 동안 고등학교 10여개 정도를 운영하는데 소요되는 규모이다. 만약 이 정도의 투자로 우리나라의 공교육을 정상화 시킬 수 있는 출구를 찾을 수 있다면 우리의 경제규모로 볼 때 그렇게 무리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입학사정관제가 완전히 정착할 때까지는 정부의 장기적인 계획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도 일부에서는 공정성과 신뢰성, 객관성 등을 문제로 입학사정관제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 점에서는 현장에서 일하는 입학사정관들이 책임을 느끼고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의혹의 눈길은 수능이나 교과성적 등 정량적 평가방법에 의해 선발하던 구시대적 기준에 의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 우리가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은 수능이나 교과성적 등과 같이 점수 경쟁에 익숙한 학생들이 아니라 대학의 교육목표에 적합하고, 자기주도적이며 잠재력 있는 학생들이다. 이런 학생들을 선발하는 데에는 오히려 수능이나 교과성적 등과 같은 것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정량적 지표가 갖는 공정성·객관성의 마술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시각에서 학생의 능력을 바라 볼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미래를 보다 풍요롭고 윤택하게 할 인재를 기르는데 타당한 새로운 가치의 필요성도 높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