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잇따라 병원 신축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를 통해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지역 의료 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재정난 등으로 병원 신축을 추진하다 중도하차하는 대학들도 적지 않다.
■ 대학병원 신축 추진 잇따라 =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아주대와 조선대가 최근 들어 병원 신축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아주대는 대학 캠퍼스·병원과 가까운 평택·광교 등지에 제2병원을 설립하는 안을 고려 중이다. 안재환 총장, 유희석 병원장은 병원 신축에 찬성의사를 내비췄으나 윤원석 이사장이 고심하고 있어 최종 확정에는 다소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수원 병원에 환자가 많아 병상을 늘리고자 제2병원 신축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대는 제2병원 신축을 확정하고 최근 법인 산하에 병원건축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위원회는 신축 병원의 규모, 위치, 운영 계획 등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철갑 산업의학과 교수는 “제2병원을 신축하거나 현재의 병원을 증축하는 방안이 확정됐다”며 “이 외의 구체적인 사안들은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아주대·조선대에 앞서 병원 신축을 결정한 경상대·을지대 등은 구체적인 건립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해나가고 있다. 이 중 통합 창원시에 들어서는 경상대 신축 병원은 지하 3층·지상 11층, 700병상 규모로 2014~2015년경 개원할 예정이다.
▷ 통합 창원시에 신축될 경상대병원 조감도.또 개원 후에는 1200병상 규모까지 병원 규모를 확장, 암·호흡기·순환기·심혈관·신경계 등 질병별 특성화병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경상대병원 관계자는 “우리 대학 병원은 통합 창원시에 새로 들어서는 첫 대학병원”이라며 “행정적인 부분에 대해 시가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고 있어 차질 없이 건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상대병원이 개원하면 인근 주민들이 부산이나 서울까지 가지 않고도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타 지역 대학병원으로의 환자 유출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을지대 신축 병원은 의정부 반환공여구역인 캠프 에세이욘에 지하 3층·지하 15층, 1028병상 규모로 들어선다. 이는 수원 아주대병원을 제외하면 경기도내 병원 중 가장 큰 규모다. 을지대 신축 병원은 올해 말 캠프 에세이욘의 환경오염 정화가 끝나면 토지 매입 등을 거쳐 내년에 착공된다. 2017년 3월 개원이 목표다.
박준형 을지대 총장은 “을지대의 의정부 진출은 을지의 새로운 100년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반세기 이상 교육·의료 재단을 운영해온 노하우로 의정부시, 경기북부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 재정난 등에 발목 잡히기도 = 그러나 대학병원 신축이라는 거대 사업이 계획대로 이뤄지기란 쉽지 않다. 특히 몇몇 대학들은 재정난 등을 이유로 병원 신축을 포기하거나 보류한 상태다.
경희대는 국제캠퍼스 인근 용인시에 병원 신축을 계획했지만 현재 이를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희대는 지난 2008년 8월 용인시로부터 병원 설립에 대한 허가까지 받았으나, 수천 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 부담으로 신축을 포기했다. 게다가 경희대 캠퍼스마스터플랜의 초점이 서울·국제캠퍼스에 맞춰져 있어 병원 신축은 사실상 탄력을 받기가 어려웠다.
경희대 관계자는 “병원 신축은 계획만 발표됐지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안이 없다”며 “재원 마련, 컨소시엄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고 마스터플랜에도 병원 신축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추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오산시 내삼미동에 종합병원을 신축할 예정이었으나 당초 계획이 전면 수정될 전망이다. 오산시와 서울대병원이 종합병원 건립을 위해 맺은 MOU가 이달 27로 시효만료됨에도 병원 신축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오는 7월 다시 MOU를 맺고 특수목적병원 신축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예정이다. 특수목적병원은 국가재난질병, 응급외상, 어린이 희귀질병 등을 전담 치료한다.
오산시 관계자는 “일반적인 종합병원은 정부의 승인, 국민 동의를 얻기가 어려워 신축에 애로점이 많다”며 “특수목적병원은 이 같은 어려움들을 좀 더 수월하게 뛰어넘을 수 있다. 또 일반진료 시스템도 함께 운영되기 때문에 지역주민들도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민현희·이정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