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가 지난 2008년 9월 대학 최초로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한 지 2년 6개월여가 흘렀다. 출발 당시 대학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
이런 가운데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를 출범시켰던 이성균 한양대 기술지주회사 대표가 이달 초 산학협력기술지주회사협의회장직을 맡아 전국 15개 기술지주회사를 이끌게 됐다. 올해 말 경 100억원대 규모 M&A를 통해 50억원 이상의 수익을 노리고 있는 이 대표는 “대학기술지주회사의 성공모델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M&A라는 것은 말 그대로 기업을 통째로 파는 것을 뜻합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한양대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 중 하나를 매각합니다. 규모는 100억원 이상인데, 기존 투자됐던 금액을 모두 빼고도 50억원 이상 수익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술지주회사를 운영 중인 대학이나 준비 중인 대학들에 이번 사례가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술지주회사는 대학 내 산학협력단이 기술·자금을 출자해 설립한 법인으로,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사업화하고 자회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데 설립 목적이 있다. 대학 내에서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다는 기대에 초창기 여러 대학들이 뛰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 기술지주회사 출범 때부터 ‘비즈니스 마인드’를 강조해 왔다.
“대학의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화를 하다 보니 대학과 완벽한 분리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죠. 대학은 교육과 연구가 중심이고, 사업을 할 때 ‘명분’을 중요시 여깁니다. 대학의 기술을 가지고 대학 내에 설립됐지만 경영은 대학과 완전히 독립해야 합니다. 대학 논리에 한 번 휘말리기 시작하면 대학의 한 부서처럼 취급당하게 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무엇보다 꾸준한 자금 지원이 예정되지 않아 대학들이 힘들어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대학기술지주회사가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대학이 이를 기다려줄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이야기다.
“기술지주회사가 완벽한 체계를 구축하고, 또 자회사들이 그 시스템에서 돌아가게 하려면 적어도 5년 이상이 걸리고, 10억원 이상 투자도 필요합니다. 자회사들이 기술을 기반으로 완벽하게 상용화까지 가려면 또 2~3년 이상 걸리고요. 대학은 안정성을 추구하는 측면이 강해 투자를 꺼리고, 외부투자를 받기도 간단치 않아요. 그러다보니 자회사들이 초기 ‘데스벨리(Death Valley)’를 넘기기가 간단치 않아요.”
이에 따라 작년 2월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은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대학 기술지주회사의 현물(기술) 의무 출자 비율을 50%에서 20%로 낮추고, 기술지주회사가 운영비 충당을 위해 일부 영리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출자된 기술을 6개월 내 자회사에 재출자할 경우 기술가치평가를 면제하도록 했다. 대학기술지주회사의 경영난을 해결하고, 자본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하루가 급한 문제”라며 “협의회장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5개의 대학기술지주회사 모임을 이끌면서 성공모델로 가는 매뉴얼을 만들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법을 통과시키는 문제, 교과부나 지식경제부와의 정책 논의 문제, 그리고 여러 기술지주회사가 자회사의 데스벨리를 잘 극복할 수 있게 투자자들을 구할 예정입니다. 벤처캐피탈의 경우 대학이 연합해 공동으로 구축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고, 연합회 차원에서 해외 진출도 공동으로 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지난 2년 6개월 동안 기술발굴과 자회사 설립 등에서 나왔던 성공사례나 실패사례를 통해 다른 대학들이 수월하게 성공에 이를 수 있게 매뉴얼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