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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대학가 통·폐합 최대 화두
'본지 조사 보도 '대학생 보수화' 큰 반향
'누리사업' 등 대학 지각변동 본격 시작
2004년 대학가는 ‘대학간 통합·연합’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며 대학구조개혁의 원년으로 기록될만한 해였다.

올해부터 시작된 지방대혁신역량강화(NURI·누리)사업과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은 ‘대학 살생부’라고 부를 만큼 대학가 큰 반향을 몰고 왔다. 사회적으로는 서울대 폐지문제와 고교등급제 적용, 사립학교법 개정 논란 등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학생사회 내부적으로는 각종 설문조사 결과 나타난 ‘대학생 보수화 경향’이 주목할만한 변화였으며 남북대학생 첫상봉이 이뤄진 ‘남북대학생 금강산 모꼬지’도 의미 있는 행사로 기록됐다.

이외에도 ‘로스쿨’, ‘사범대 가산점 폐지 논란’, ‘새 대입제도’ 등이 2004년 대학가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 한편 ‘입시비리’를 시작으로 ‘사학비리’, ‘수능시험 부정’ 등 우리 대학가는 여느 해보다 ‘비리’와 ‘부정’으로 점철된 부끄러운 한해이기도 했다.

○대학간 짝짓기 시도 활발

대학구조개혁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립대간 통합·연합 움직임은 일년 내내 대학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올 봄 경상대-창원대 통합추진 발표를 계기로 국립대학들은 그동안 연합체제구축이라는 소극적 구조개혁에서 탈피, 대학간 통합을 적극 모색하고 나섰다.

이러한 노력은 공주대-천안공업대학 통합이라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경상대-창원대를 비롯, 부산대-밀양대, 충남대-충북대 등 같은 권역권내 대학들의 짝짓기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누리-특성화사업 발표 ··· 대학가 지각변동

올해부터 시작된 누리사업과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은 국내 대학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특히 지방대만을 대상으로 한 누리사업에서는 그동안 지역 맹주를 자처하던 대학들 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가 하면 신흥사학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몇몇 탈락대학들의 경우 ‘총장퇴진’으로까지 사태가 확산되는 등 적잖은 후유증을 겪어야 했다.

누리사업이 ‘지방대학 살생부’였다면 수도권대학특성화사업은 ‘수도권대학 살생부’였던 셈. 특히 올해부터 정부의 재정지원방식이 ‘집중과 선택’으로 바뀌면서 대학간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대학생 보수화 가속

‘대학생 의식의 보수화 경향’도 학생사회에서 크게 주목되는 부문이다. 본지 창간 16주년 대학생 설문조사결과 정치인 선호도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18.5%의 지지로 1위를 차지해 ‘대학생 보수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총학생회 선거에서 비운동권후보의 당선은 더 이상 화젯거리가 아니다. 각종 대학생 설문조사에서도 보수나 중도 성향의 대학생은 늘어나는 반면 진보성향의 대학생 비중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이처럼 대학생 보수화 경향이 가속화되는 것은 취업한파에 따른 취업난과 학업부담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끊이지 않는 각종 비리사건

2월 서울 모여대 입시비리사건을 시작으로 동해대 사학비리 등 각종 비리사건이 올해도 끊이질 않았다.

손종국 경기대 총장이 교수임용 비리로 구속된데 이어 관련 교직원이 구속되는 등 홍역을 치렀는가 하면 홍희표 동해대 전총장이 교비횡령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특히 동해대 감사 결과 지난 10년간 교비회계에서 4백28억원을 개인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남북대학생 금강산 첫 상봉

올 3월 13일 덕성여대, 숭실대, 연세대 등 남한 대학생 7백여명과 김일성종합대, 김책공대, 김형직사범대 등 북한 대학생 1백여명이 금강산에서 역사적인 첫 상봉을 가졌다. 남북대학생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서로를 환영했으며 서로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목청껏 불렀다.

남한의 통일운동 단체인 ‘지우다우’와 북한의 ‘조선학생위원회’ 등이 공동 주관한 ‘금강산 통일 새내기 배움터’에서는 통일을 주제로 한 토론과 예술 공연 등을 통해 남북대학생들의 통일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고교등급제·수능시험 부정 파문···대학, 학생선발자율권 한목소리

서울지역 주요대학들의 고교등급제 적용과 조직적 수능시험 부정행위가 사회적 큰 파장을 가져왔다.

올 수시 1학기 전형에서 고교 간 격차를 반영, ‘등급제 적용’ 판정을 받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등은 교육부의 시정요구를 수용, 개선하겠다는 선에서 일단락됐지만 수능시험 부정 파문으로 대학의 학생선발자율권 목소리가 한층 힘을 얻게 됐다.

○외국인 총장시대 개막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러플린 스탠퍼드대 교수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에 취임, 국내 대학의 외국인 총장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러플린 총장이 우리 대학사회의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학들의 ‘해외 석학 모시기’ 경쟁이 한 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서울대 폐지문제

민주노동당이 ‘서울대폐지’를 총선공약 사항으로 내세우면서 올 상반기 내내 대학가 뜨거운 이슈로 부각됐다. 결국 안병영 부총리가 “학벌은 타파해야 하지만 서울대 폐지를 전제로 한 ‘국립대 공동학위제’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서울대폐지론은 일단락됐지만 정원감축 등 대학구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 층 더 높아지고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 논란

정부 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에 맞서 사학법인이 학교 폐쇄를 결의하고 나서면서 사학법 개정이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월 7일 38개 사학단체는 서울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사학법 개정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학교 폐쇄와 이에 따른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히고 있어 사학법 개정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로스쿨 유치 총력

2008년부터 실시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유치를 위해 각 대학들의 경쟁이 본격화 됐다. 대학들은 로스쿨 탈락이 법대 존폐문제를 떠나 대학의 장기적 운명이 걸려있다고 판단, 로스쿨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벌써부터 태스크 포스팀을 꾸리는가 하면 우수교수진 확보를 위한 물밑작업에 나서는 등 로스쿨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창식 기자 (ccs@unn.net) | 입력 : 04-12-13 오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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