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신극범 대전대 총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과 관련 ‘대학자율’을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에는 ‘교육만이 희망이다’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해 대학의 위기현실 등 우리나라 교육 전반에 대한 쓴 소리도 거침없이 쏟아내 관심을 끌고 있다.
신 총장은 한양대 교수를 거쳐 한국교원대, 광주대 등에서 14여년 동안 대학 총장직을 맡고 있다. 신 총장을 만나 사립학교법 개정과 지방대 활성화 방안, 대전대의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 최근 ‘교육만이 희망이다’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했는데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요.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그동안 써놓았던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교육의 목적은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길러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입시교육은 낙오자를 양산하는 꼴입니다.
획일적인 교육제도 속에 교육은 없고 누가 1등이냐 만 따지는 게 오늘날 우리교육의 현실입니다. 대중화 사회에서 교육은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되어야 합니다만 학벌주의, 양반-상놈체제의 교육으로는 올바른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그러면 총장께서 생각하시는 교육이란 어떤 것입니까.
“교육은 최고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교육은 경쟁이 아닙니다. 교육이 인간을 줄 세우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서도 안 되고 우성과 열성을 가름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서도 안 되는 것이지요, 지배와 종속의 시스템을 위해 교육이 이용될 수는 더욱 없는 것입니다.
교육은 사람과 믿음에 바탕을 두어야 합니다. 참된 교육은 오로지 인성과 덕성, 그리고 저마다 각기 다른 자질을 일깨워주고, 가르치고, 길러줌으로써 모든 인간이 최대의 행복한 삶을 향유하게 하는 고루 부여된 권리이자 희망입니다.”
- 여당을 중심으로 사립학교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사립대를 대표하시는 총장으로서 견해를 밝히신다면.
“교육을 규제와 통제로 다스리면 안 됩니다. 사립은 국립보다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그래야만 창의적인 교육을 수행해 나갈 수 있습니다. 좀더 시간을 갖고 사학을 설립한 당사자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폭넓은 의견수렴을 거쳐야 합니다만 무엇보다 이제 대학운영을 당사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문제는 대학운영의 투명성인데 자율에 맡길 만큼 나아졌다는 말씀입니까.
“그동안 몇몇 비리 사학 때문에 불신이 쌓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잘하고 있는 다수의 사학재단이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당연히 부정한 사학은 척결해야겠지만 예전의 시각으로 보는 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교육은 운영의 문제이지 이를 법으로 다스리는 것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교육을 통제수단이나 권력행사로 이용하려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입니다. 사학에 대한 규제나 감독 위주의 행정통제 방식을 지양하고 자율권을 최대한 줘야 합니다.”
- 14여 년 동안 대학총장으로 재직하고 계시는데 오늘날 지방대의 위기 타개책을 위한 방안이라면.
“학생감소를 충분히 예측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 년간 대학이 너무 많이 설립됐습니다. 교육당국의 허술한 정책도 문제지만 정치권의 논리에 의해 설립된 대학도 상당수에 달합니다.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교수확보율이라든지, 교육시설 등 교육의 질적 성장은 여기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육이 인재육성 차원에서 국가적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80%에 달하는 사학이 우리나라 교육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더구나 정부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사학의 등록금 의존율이 높아지고 결국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지방대를 비롯해 대학구조개혁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만큼 학생수를 대폭 줄이는 대신 그에 따른 과감한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IMF 때 쏟아 부은 공적자금 수 십 조원의 10분의 1만 지원해도 우리대학의 현실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 국립대와 사립대의 역할을 명확하게 분담해야 합니다. 사범대, 의대 등 시장성 있고 인기 있는 학과는 사립대에 비중을 많이 주고 국립대는 비인기 기초학문과 연구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행정수도 이전이 중단되면서 대전·충청권 대학들의 실망이 클 텐데요.
“지난 20여 년 동안 지방 평준화가 이루어 졌지만 아직도 모든 권력이 서울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인적자원이 부족한 대전·충청권 대학들이 신행정수도에 많은 기대를 걸었는데 무척 아쉽습니다.”
- 얼마 전 둔산캠퍼스가 문을 열었는데요, 어떻게 활용됩니까.
“지하3층, 지상 7층 규모의 병상 1백여개를 갖춘 한방병원과 보건스포츠대학원, 경영행정·사회복지대학원, 산업정보대학원, 학교기업 등이 입주하게 됩니다. 첨단시설을 갖춘 한방병원은 자연친화적 병원으로 3층과 7층 외부공간에 정원을 갖춘 것이 특징입니다. 학교기업인 웰니스아카데미아는 뷰티건강관리학과, 한의학과, 식품영양학과, 체육학부의 현장실습 교육과 연구를 연계해 대전시민들에게 전문적이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 끝으로 대전대의 특성화 전략을 밝혀주십시오.
“우리대학의 특성화는 한의과대학을 중심으로 한 생명과학분야, 무역통상학, 군사학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방침입니다. 우리대학은 철학 등 인문학에 있어서도 기반이 잘 구축되어 있으며 예·체능, 패션·디자인 부문 육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학생들의 인성교육 프로그램 강화 차원에서 인간품, 정보품, 세계품 등 디지털 3품제도를 중심으로 교과과정을 개편해 우수인재 육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