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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대로 선생’ 이홍우 상명대 교수 “독자와의 약속이 가장 중요”
우리나라 시사만화계의 전설적 인물
동아일보 나대로 선생 28년 간 연재

“만평은 발상의 전환이 중요합니다. 독자들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틀에 박힌 만평은 독자들에게 외면 받기 때문입니다. 또한 만평 아이템은 노력하지도 않는데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지 않습니다. 꾸준한 습작 연습·폭 넓은 독서·발상을 전환할 수 있는 무한한 상상력, 이 세 가지를 항상 명심하며 만평을 그렸고 독자들과 교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홍우 상명대 문화예술대학원 만화영상과 교수는 국내 시사만화계의 역사로 불린다. 1967년부터 중도일보에서 ‘두루미’, 1973년부터는 전남일보(현 광주일보)에서 ‘미나리 여사’를 연재했다.

1980년 11월 12일 동아일보에 ‘나대로 선생’을 연재, 2007년 12월 26일까지 28년간 8568회를 연재했다. 한국시사만화가협회장을 역임했으며, 2001년 고바우 만화상, 2007년 대한언론인상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올해 3월부터 상명대 문화예술대학원 만화영상과 교수로 후진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 교수는 1958년 ‘고바우’ 김성환 화백의 만평을 보고 시사만화가의 꿈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경무대 사건을 풍자한 만평으로 인해 당시 사회적 파장이 매우 컸다”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평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3년 후 중학교 2학년이던 그는 김성환 화백의 전시회에 참석, 김 화백에게 자신의 스크랩북을 보여주면서 꿈을 계속 키워왔다. “당시 김 화백은 내게 ‘중학생치고 잘 그렸다’면서 격려했다”며 “40년이 지나 내가 제1회 고바우 만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소감을 하면서 40년 전 인연이 떠올랐다”고 했다.

이 교수는 1980년 11월 12일 동아일보에서 ‘나대로 선생’ 연재를 시작했다. 그 당시는 군사정권의 억압적 통치가 있었고, 만평도 당국의 검열을 받는 상황이었다.

그는 “연재 전 날 정치규제자 명단이 발표돼,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했다”며 “‘규제 명단에서 빠진 새 인물 인사드립니다’ 라고 그렸는데 바로 당국에 의해 퇴짜를 맞았다”고 밝혔다. ‘규제’라는 단어만 빼고 다시 그렸는데 또 퇴짜 맞았고 결국 ‘참신한 새 인물 인사드립니다’ 라는 표현으로 수정했다는 일화를 들려줬다.

5공화국 등 시대적인 상황과 맞물려, 이 교수가 겪은 고초도 많았다. 검열과 탄압으로 인해 매일매일이 전쟁터 그 자체였다. 그 중 이 교수는 ‘국방위원회 회식사건’을 언급했다. 1986년 3월 24일, 일부 군 장성들이 회식 자리에서 야당 국회의원을 폭행했던 사건이다. “당시 보도지침 상 이를 보도할 수 없었다”며 “이를 풍자하는 만평을 그린 다음 피신했는데, 다음날 정부 당국에 의해 모처에 끌려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만평을 시작할 때 ‘고바우 영감’의 김성환 화백, ‘두꺼비’의 안희섭 화백, ‘왈순 아지매’의 정운경 화백, ‘야로씨’의 오룡 화백 등 기라성 같은 만화가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며 “기존 시사 만화가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은 물론 독자들을 공감시킬 수 있어야 했다. 치열한 노력을 했고, 만약 그렇지 못했다면 오랜 시간 동안 연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정부 당국에 항의하기 위해 만평이 실리지 않은 채로 신문이 발행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러나 나는 독자와의 약속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검열로 인해 하루에 7~8번 다시 그리는 일이 있더라도 연재를 단 한 번도 빼먹지 않았다. 시사만화가로 살아오면서 독자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 사진설명 :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예견했던 2003년 1월 16일 만평.
(출처 : 동아닷컴)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서 그는 “지금까지 내가 좋아하던 만평을 그려왔고,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대중음악에서는 서태지가 혜성같이 등장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시사만화에서도 그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인재가 나올 수 있도록 후진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duncan21@unn.net) | 입력 : 11-06-11 오후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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