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신기창씨는 2006년 충남에 있는 4년제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1인 다큐멘터리 PD가 되고 싶었지만 4년제 대학에서 배운 내용으로는 촬영 테크닉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부족함을 느꼈다. 신씨는 결국 2010년 신구대학 사진영상미디어과에 재입학해 실무기술 위주의 공부를 다시 하고 있다.
#사례2
물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는 윤선아씨는 2010년 물리치료사 국가고시를 전국 1등으로 합격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윤씨의 꿈이 처음부터 물리치료사였던 것은 아니다. 4년제 대학에서 에너지자원을 전공했지만 여자가 전공을 살려 취업하긴 어려운 분야였다. 윤씨는 2008년 고민 끝에 취업도 잘되고 자격증도 딸 수 있는 대구보건대학 물리치료과로 유턴했으며, 현재 자신이 원하던 대구보건대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례3
이윤호씨는 2005년 부모님의 조언에 따라 공업계 전문대학에 진학했다. 취업이 잘되는 전공임에는 분명했지만 적성에는 맞지 않았다. 평소 손재주가 좋다는 칭찬을 많이 듣던 이씨는 전역 후 대전보건대학 치기공과에 재입학했다. 이씨는 “원하던 것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거나 중퇴하고 전문대학에 재입학한 학생들은 ‘본인의 적성’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또한 재입학한 학생들의 상당수는 간호나 보건계열 등 국가고시를 통해 전문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3년제 학과에 재학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10월 전문대학에 재입학한 42개 전문대학생 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했거나 중퇴한 후 재입학한 경우는 49%, 전문대학을 졸업했거나 중퇴한 후 재입학한 경우는 이보다 2.1%포인트 높은 51.1%로 나타났다.
또한 재입학자의 절반이 넘는 58%는 보건이나 의료계열, 유아교육과 등 이른바 취업이 잘되고 국가고시를 통해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3년제 학과에 몰려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김강렬 영남이공대학 입학팀장은 “재입학 비율 중 전문대학 출신과 4년제 출신은 거의 1대 1이라고 보면 된다”며 “재입학자들은 대부분 보건·의료 계열에 몰려 있다”고 밝혔다.
전문대학에서 재입학한 경우에 대해서는 “의료·보건계열에 가기 위해서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 전문대학 졸업자는 다니던 대학에 가고 싶은 과가 없어서 재입학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대학 재입학 시 학교보다 학과를 보고 선택했다는 대답이 78%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대학과 전공을 동시에 고려했다는 의견은 15%였으며 대학을 먼저 선택했다는 의견은 4.5%에 불과해 재입학 학생들은 대부분 소신에 따라 학과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재입학에 영향을 준 요인을 8가지로 나누어 투표하게 한 결과(중복응답 가능) ‘본인의 적성과 희망’을 꼽은 사람이 62.7%로 가장 많았으며, ‘취업전망’은 53.2%로 2위를 했다.
2011학년도 대전보건대학 치기공과에 재입학한 이윤호씨는 “취업만 생각했다면 재입학하기 전에 공부한 전공도 괜찮았을 것”이라며 “내 적성과 취업을 모두 따져서 치기공과를 선택하게 됐고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안국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은 “폴리텍 대학은 전공이 산업 및 제조업으로 분야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취업만 고려해 재입학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지만, 전문대학은 폴리텍에 비해 전공이 다양하기 때문에 재입학자들이 취업만큼 적성과 취향도 고려해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입학은 본인의 적성과 희망에 따라 입학하는 경우가 많아 만족도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재학 대학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91.8%가 ‘보통 이상’이라고 답했으며, ‘불만’이라고 응답한 학생은 8.2%에 불과했다.
김정숙 대전보건대학 치기공과 교수는 “재입학 학생들은 취업과 적성, 그리고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본 후에 신중하게 입학하기 때문에 대학 및 전공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일반 학생들보다 수업 집중도도 높아 수업 분위기를 잡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안국 연구원은 “고등교육 진학률이 80%에 육박하면서 전공에 맞는 직무를 찾기가 어려워졌고 이에 실망한 졸업자들이 다시 전문대학으로 유턴한다”며 “취업에 대한 비전과 자신의 적성을 고려한 유턴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석 기자 (
chojuri@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