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에게 빼앗겼던 외규장각 도서가 145년 만에 돌아온 것을 환영하는 행사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과 경복궁에서 성대히 열렸다.
이날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대회’에는 한복차림의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외규장각 도서 존재를 처음으로 알린 재불 서지학자인 박병선 박사, 이들 도서의 한국 반환을 주장한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장관, 뱅상 베르제 파리7대학 총장 등이 참석했다. 또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임태희 대통령실장,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김두우 홍보수석 등 정부 관계자들도 자리를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을 시발점으로 흩어진, 빼앗긴 우리의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는 일에, 우리의 역사를 복원하는 일에 함께 노력하자”며 “정부도 이 일에 최선을 다해서 우리의 문화재를 찾는 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제는 우리의 고유문화와 문화재를 돌보아야 할 그런 시기를 맞이했다”고 강조하고 “145년 전인 1866년 우리는 힘에 의해 빼앗겼던 국가의 소중한 문화재, 세계적인 문화재가 오늘 평화스럽게 협상에 의해 돌아온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환영식은 세종로에서 근정전까지 이르는 이봉(移封)행렬을 시작으로 근정전 앞에서의 고유제(告由祭)와 각종 축하공연으로 이어졌다. 이봉행렬은 이날 오후 4시20분 의궤 영인본 한 권을 넣은 가마를 중심으로 취타대와 호위무사, 의장대, 문무백관, 기마대 등 500여 명이 길게 늘어서 세종로부터 경복궁 근정전까지 진행됐다.
대취타 연주 속에서 형형색색의 깃발과 의물(儀物)을 앞세운 이봉행렬이 광화문 광장에서 경복궁 광화문으로 이동하는 5분 동안 광화문 로터리 일대 일부 도로의 교통이 통제됐다.
광화문 안쪽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놀이패가 탈춤과 풍물놀이, 밀양백중놀이 등 전통연희를 벌이며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과 함께 의궤의 귀환을 환영했다.
의궤가 광화문과 흥례문을 거쳐 근정전 앞마당에 안치되자 장중한 아악(雅樂)인 수제천의 연주와 화려한 오방북춤이 펼쳐졌다. 환영 축제마당이 끝난 후에는 의궤의 귀환을 알리는 고유제가 열렸다. 의궤를 가마에서 꺼내 근정전 앞에 설치된 단상 의궤상에 봉안하자 헌관인 정병국 장관이 국궁사배(鞠躬四拜)와 삼상향(三上香)을 하고 잔을 올리며 예를 갖췄다. 고유문 낭독과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의궤 반환 추진경과 대국민 보고가 있은 뒤 보태평지무 연주에 맞춰 대규모의 팔일무가 진행됐다.
고유제가 끝나자 화려한 축하 공연이 이어져 화려하게 치장한 무희들이 뱃놀이 모습을 표현한 선유락(船遊樂), 학무와 연화대무, 처용무를 함께 추는 학연화대처용무합설(鶴蓮花臺處容舞合設), 그리고 한국인의 맥박 소리를 표현한 북의 대합주가 선보였다.
서울 행사에 앞서 이날 오전 인천시 강화군 외규장각 터에서도 외규장각 도서가 고국으로 돌아온 것을 환영하는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다음달 19일부터 두달동안 특별전시실에서 ‘145년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를 주제로 특별전을 열고 의궤류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박물관 전시가 끝나면 강화도 등지에서 순회전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