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10여개 대학 총장들이 임기를 마친다. ‘적자생존’의 시기에 총장직을 맡은 만큼 해당 총장들은 대학 발전에 각고의 노력을 쏟았고 이로 인한 결실도 풍성하게 맺혔다. 그러나 일부 총장들은 대학을 이끌어오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욕심, 무리한 정책 추진 등으로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 임기 만료를 앞둔 총장은 △한송 강릉원주대 총장 △하우송 경상대 총장 △손석락 대구교대 총장 △김인세 부산대 총장 △노준형 서울과학기술대 총장 △송광용 서울교대 총장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전호종 조선대 총장 △길자연 칼빈대 총장 △백성기 포스텍 총장 △최준영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조무제 UNIST 총장 등 12명이다.
<표 참조> 이들이 지난 임기 동안 남긴 성과와 아쉬움은 무엇일까?
[표] 하반기 임기 마치는 총장들(대학명 가나다 순)
■ 대학 현안 해결에 ‘역점’ = 임기 말인 총장들 대다수는 대학의 현안 해결, 연구·교육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이를 실천해 왔다. 특히 전호종 조선대 총장, 최준영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노준형 서울과기대 총장 등이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전호종 총장은 지난해 1월 조선대의 오랜 숙원이었던 재단 정상화를 이뤄냈다. 이에 따라 지난 1988년부터 임시이사체제로 운영돼 온 조선대는 22년여 만에 정이사를 맞았다. 조선대 정이사 9명 중 구경영진 측은 3명(33%)으로 비슷한 시기에 정상화된 타 대학에 비해 비율이 낮은 편이다.
이와 함께 전 총장은 2007년 11월부터 현재까지 △국책사업·연구과제 수주액 1951억원 △신규교원 132명 임용 △기술지주회사 설립 △발전기금 145억여원 모금 △국내 최초 베트남 세종학당 개설 등의 성과도 냈다.
최준영 총장은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이라는 한국산업기술대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가족회사제도, 엔지니어링 하우스, 프로젝트 실습 학습제 등 특화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도입·활성화함으로써 지난해 다그룹 대학 취업률 1위(73.1%)를 차지했다. 또 2008~2011년 4년 연속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 창업선도대학 선정 등으로 각종 국책사업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준형 총장은 서울과기대의 급격한 변화를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이끌어 냈다. 지난해 개교 100주년 사업 추진과 동시에 교명 변경을 성사시켰고, 올해는 교과부로부터 일반대 전환을 승인 받았다. 서울과기대 관계자는 “국토해양부 주관의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만 통과하면 일반대 전환이 최종 확정된다”며 “노준형 총장이 재임한 2007~2011년은 서울과기대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변화와 발전의 시기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과도한 욕심에 ‘오점’ 남기기도 = 그러나 임기 만료를 앞둔 모든 총장들이 보기 좋은 성과만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몇몇 총장들은 과도한 욕심으로 대학 발전에 타격을 입히는 등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총장이라는 공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한 길자연 칼빈대 총장(왕성교회 목사), 무리한 정책 추진으로 대학가의 비판을 받고 있는 하우송 경상대 총장 등이 대표적이다.
교과부는 올해 1월부터 칼빈대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하고 4월 5일 이사회에 길자연 총장의 해임을 요청했다. △교수 임용 △등록금 사용 △직원 채용 등에서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칼빈대 김진웅 이사장은 길 총장에게 직위해제 통고서를 보냈으나 절차상의 문제로 현재 효력 정지된 상태다. 교계 관계자는 “일반 총장도 아니고 목회자 총장인데 해임 요청까지 받다니 정말 부끄럽다”며 “칼빈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곯은 학교 행정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하우송 총장은 ‘경남국립대’로의 교명 변경을 무리하게 시도하며 수년째 경남대와 갈등을 빚고 있어 대학가의 비판이 거세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특허심판원 판결에서 승소한 경남대가 “더 이상의 소송은 하지 말고 좋은 이웃사촌이 되자”고 제안했으나 경상대 측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상대는 올해 4월 특허법원 판결에서도 경남대에 패소했다.
인근 대학 보직교수는 “경상대가 국립대로서 ‘경남국립대’라는 교명을 쓰지 못해 속상한 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타 대학의 교명을 이렇게까지 악착같이 빼앗으려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 차기 총장선임 작업 ‘활발’ = 현 총장의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최근 각 대학들에서는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한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먼저 총장 선출 작업을 완료한 대학은 성신여대·부산대 등이다. 지난 4월 성신여대는 심화진 총장의 연임을 확정했고 포스텍은 김용민 워싱턴대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선임했다. 또 강릉원주대·부산대·서울교대는 총장 선거를 마치고 정부의 검증·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과기대·UNIST는 총장선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서울과기대는 오는 24일 총장 선거를 실시할 예정으로 총 7명의 인사가 입후보했다. 현 노준형 총장은 출마하지 않았다. 또 UNIST는 지난 4월 차기 총장 후보를 공모하고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으로 현 조무제 총장이 연임에 도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총장 선출을 앞두고 제도를 정비한 대학들도 있다. 조선대 이사회는 지난 13일 정기회의를 열고 새로운 총장 선출규정, 시행세칙을 심의·확정했다.
새 총장 선출규정에 의하면 조선대는 △1단계: 총장 후보자 개방형 공모 △2단계: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의 입후보자 자격심사 △3단계: 자격심사 통과 입후보자 대상의 간접선거인단 예비선거 및 3인의 본선거 후보 결정 △4단계: 본선거 후보에 대한 구성원 직접선거 △5단계: 1·2위 후보 이사회 추천 및 최종 임명 등 총 5단계에 걸쳐 신임 총장을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