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는 최근 리비아, 이란 학생들에 대한 비자 요건을 완화하고 학위 소지 유학생에 대한 체류를 허용하는 등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록 개방 정책을 펴고 있다. 반면 영국은 이민자를 줄이기 위해 학생비자 규정을 대폭 강화해 유학생 수 급감을 우려한 영국 대학들이 근심에 빠졌다.
23일 미국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정부에서 리비아 학생들에 대한 비자 요건을 완화했다.
크로니클은 미국 국가안보성이 국내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리비아 학생들의 비자 요건을 완화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리비아의 폭력과 불안으로 야기된 경제적 어려움으로 미국으로 건너왔다.
미국 정부의 비자 요건 조치에 따라 올해 12월까지 비자가 연장된 리비아 학생들은 자신의 비자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리비아 학생들은 수업 부담을 줄고, 캠퍼스에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났다.
현재 미국에서 공부하는 2000여 명의 리비아 학생들은 리비아 정부가 제공하는 장학금을 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앞선 5월 이란 학생들에 대한 비자 발급 기준도 완화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란 학생들에게 적용되던 비자 발급 기준을 완화해 이란 학생들의 미국 출입국이 더 쉬워졌다”고 밝혔다.
이란인들은 그동안 미국에서 출국하고 다시 입국하려면 새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 단일 입국(single-entry) 비자만이 허용됐었다.
미국 국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정책 변화로 이란 학생들이 쉽게 입국할 수 있게 됐고, 미국에 여행하길 원하는 이란인들도 쉽게 입국할 있게 됐다”며 “우리의 목표는 정보와 사상의 자유로운 흐름을 증진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또 비기술적이거나 민감하지 않는 분야에서 공부·연구하는 학생들은 2년 동안, 미국에 나갔다 들어올 때 다시 비자를 받지 않아도 되는 다중 입국(multiple-entry)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이번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해 이란계 미국인 위원회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최근 국제교육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약 4700명의 이란 학생들이 있다.
미국 정부는 또 석·박사 과정을 마친 후에도 미국에 남아 직업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대상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개혁법안 재추진을 모색하는 가운데 미 정부는 학위를 받은 유학생들이 최장 17개월까지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학문의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과학·기술·공학·수학 등의 분야에서 학위를 받은 더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졸업한 후에도 미국에 남아 기업에서 인턴이나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이 기간에 다시 최장 6년간 미국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해주는 비이민 비자인 기술취업비자(H-1B 비자)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미국 내 첨단기술 업체들은 과학.기술 부문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바로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남아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해왔다.
이에 2008년 부시 전 행정부는 석·박사 과정을 마친 외국인 유학생의 체류 기간을 12개월에서 17개월까지로 연장해준 것. 하지만 업계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대상자를 확대해줄 것을 요구, 오바마 행정부가 이들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다.
미국 정부와 달리 영국 정부는 자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를 줄이기 위해 학생비자 규정을 대폭 강화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이번 조치는 또 사이비 대학을 문 닫게 하고 영어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비자를 거부하기 위함이다.
테레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학생비자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우리 교육기관에서 공부하려면 영어를 잘해야 한다”며 “만약 영어를 못한다면 비자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연합(EU) 출신이 아닌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비자발급 건수도 연간 7만∼8만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연간 학생비자 발급건수의 25%에 해당하는 수치다.
최근 10년간 영국에 입국한 외국인 유학생은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수치는 전체 이민자 중에서 취업비자를 받은 외국인보다 훨씬 높다. 2009년 한해에만 30만명의 유학생에게 비자가 발급됐다.
영국 정부는 앞으로 학위 취득을 목표로 한 유학생의 영어 능력 하한선도 상향 조정하고, 시험을 통해 엄격히 관리하기로 했다. 다만 대학의 자체적인 평가 기준은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국 정부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거나 대학에서 수학하기 불가능한 학생들의 입국을 거부할 수 있는 재량권도 부여키로 했다. 다만 영어는 대학이 요구하는 수준에 못 미치는 학생이라도 대학 진학을 위한 예비강좌는 들을 수 있다고 메이 장관은 설명했다.
정부의 조치에 영국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 수 감소를 우려, 2015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수를 4분의 1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본 계획 수정을 강력하게 요청해 왔다.
이에 영국 정부도 대학들의 제안을 일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영국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발급해주는 학생 비자의 수 감소로, 향후 5년간 외국인 유학생 수가 23만으로 줄어든다. 이는 당초 영국 정부가 이민자를 매년 10만 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던 것보다 훨씬 줄어든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