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 선출 과정에서 학생들 의사를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학교의 3주체인 교수·직원·학생 중 학생들의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거나, 있더라도 반영비율이 매우 적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총장선거는 크게 임명제, 간선제, 직선제로 나뉜다. 임명제는 재단이 직접 총장을 지명하는 방식이라 학생들이 낄 수 없다. 간선제는 자체 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에서 후보를 추천한 후보 중 재단이 선임하는 방식이다. 직선제는 선거인단의 투표를 거치며 대부분 교수에게 1인 1표가 주어지고 직원 투표는 교수의 10~20%를 인정한다.
6일 대학가에 따르면 학생들은 직선제에서도 대부분 배제되고 있다.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대학은 극소수로 조선대·경북대·전남대·서울과기대 등이 꼽힌다. 이들 대학은 총학생회나 단과대 학생회장 등 일부 학생대표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다.
비교적 일찍 학생들에게 총장선거의 문을 개방한 대학은 조선대다. 조선대 학생들은 1999년 학내민주화의 결과로 선거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교수 약 700표, 직원 약 85표, 학생대표 36표(재학생 약 2만 명)로 다른 대학보다 학생들의 표 비중이 큰 편이다.
이철갑 조선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립대학의 특성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창균 조선대 부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투표권이 보장돼서인지 지난 총장선거 때 학생들을 고려한 교육정책 공약들이 눈에 띄었다”고 덧붙였다.
경북대·전남대·서울과기대 등은 2003년 이후 점차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비중은 아주 적다. 학생 투표의 경우 경북대는 전임교원 1200여표의 약 2%인 약 20~23표를, 전남대도 전임교원 1400여표의 약 1%인 11~15표를 인정한다. 이들 대학은 모두 재학생 2만명이 넘는다. 서울과기대는 학생대표 전체 투표를 0.8표로 환산한다. 교수 1명의 표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학생들은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태 서울과기대 총학생회장은 “학생대표 39명 투표를 0.4표로 계산하던 것을 이번에 끌어올린 것이다. 다음 총장선거에서는 더 많은 투표권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대학 측은 학생들 의견 반영 자체만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전남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참여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말했고, 서울과기대 관계자도 “현행 선거 수준도 충분히 민주적”이라고 말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유권자 연령이 낮아져 젊은이들이 정치에 참여할 기회가 늘어난 지금 학생들의 투표권 요구는 당연하다”며 “대학별 특성이 달라 일률적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지만, 대학들이 학교의 3주체 중 하나인 학생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