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본사는 이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학이 나서면 세상이 바뀐다고 말했었다. 교수들은 물론이고 전국유권자 3천5백만 중에서 거의 10분의 1을 차지하는 대학생들이 선거에 적극 참여해 주기만 한다면 이 답답한 세상이 반드시 바뀐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사실로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며 온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 언론들까지도 놀라게 만든 것은 투표장에 뛰어든 젊은이들이며 그 젊은이들 다수는 대학생들이었다. 그동안에 본사가 집계한 대학생들의 의식조사나 다른 조사기관들의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첫째, 한국사회의 정치를 주도해 나가기 시작한 주체는 젊은 대학생들이다. 그리고 비록 교수들은 수적으로 적더라도 이들 역시 학생들과 함께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갈 지도적주체로 나타나고 있다.
둘째, 우리 민주사회의 여론을 주도해 나가는 미디어가 바뀌었다. 그동안 우리 국민을 마음대로 우롱하며 여론을 날조하고 선동하고 대통령도 자신들이 만든다고 공언하던 일간지언론의 허구성이 입증되고 이제는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디지털 세대들을 아무도 깔 볼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해진 것이다.
셋째, 때묻지 않은 새로운 안목으로 우리 사회 우리 역사를 바라볼 줄 아는 세대들이 등장함으로써 과거의 낡은 기만적 선동적인 논리들은 먹혀들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제 우리는 선진화 된 정치사회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과거의 낡은 기만적 선동적인 논리로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안보 논리였다. 일제 앞잡이들이 그대로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분단현실 속에서 정치적 이득만 차려온 세력들이 정권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 이용해온 안보 논리는 너무도 많은 허구성을 지니고 있었으며 지금은 이런 기만이 무조건적으로는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런 변화는 우리가 분명히 새로운 역사의 커다란 전환점에 서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것은 우리에게 매우 고무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국제정세로 보자면 한국은 지금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대외 전략으로 보건대 전쟁이 유발되었던 1950년의 6·25 상황과 지금의 상황은 너무도 닮아 가고 있다. 우리는 다시는 강대국의 전쟁모험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대학의 밝은 이성적 판단이 필요하다. 누구의 선동적 논리에도 말려들지 않고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그 역할을 대학이 해야 하고 또 해 내리라고 서로 확신하며 힘차게 새해를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