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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서울대 왜 이러나
한국 최고의 명문대라는 서울대가 왜 이러나.

서울대는 내년도 수시모집 1차 합격자 명단 작성과정에서 전산 오류를 저지르고 그대로 발표했다. 음대 10명과 체육교육과 4명의 불합격자 14명이 합격자가 되어 발표된 것이다. 그 다음날에야 실수를 알게 된 당국은 해결책으로 14명의 합격자를 추가 발표했다.

이에 대해서 학교당국은 이번에 불어난 수만큼은 2004년도에 가서 줄이면 그만이니까 별 문제가 없다는 투의 변명을 하고 있다. 또 이것은 최종 합격도 아니고 2차전형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역시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 2004년도에 14명을 줄이면 14명이 이번에 실수로 붙은 것 때문에 억울하게 2004년에 불합격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수다.

그리고 14명이 오류로 합격발표된 것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2차전형에 응시할 자격이 없으므로 그들에게 2차전형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것은 그만큼 공정경쟁의 원칙을 스스로 깨뜨리는 결과가 된다.

실수는 이것만이 아니다. 서울대는 이번에 매우 우수한 컴퓨터 영재를 수시 1차에서 탈락시켰다. 국제정보 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김형설군 등이다. 십여년전부터 세계적인 정보영재들이 겨루는 자리에서 김형설군과 다른 2명의 동메달리스트들이 세계 종합 2위라는 국위를 떨치며 실력을 과시했는데 모두 서울대에서 이번에 탈락된 것이다. 내신성적 하향조정이 뜻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 이유다.

나아가 체육교육과 전형에서는 모집요강에 ‘전국규모의 경기대회에서 개인종목 1위 이내 입상’이라고 돼있는데 1단계 추가 합격자 중 2명은 전국대회 1위 입상을 한적이 없고 오히려 1위 입상한 학생은 탈락해 학부모가 불합격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한국 최고 명문을 자랑하는 대학이 왜 이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일까.

실수의 원인은 태만이다. 두번 세번 성의를 다해서 검토하는 진지한 자세가 있다면 왜 이런 실수가 있을까. 그리고 그 태만은 오만의 결과다. 만일 조금이라도 입시생들이나 학부형들이 얼마나 힘든 입장에 있는지를 생각할 수 있었다면 어떻게 전산오류의 발생도 못 본채 발표하고, 내신성적반영의 조정이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이 땅의 학벌주의가 만든 한국 최고의 일류대라는 자부심이 이런 오만으로 바뀌고 실수를 저지르면서도 겸허한 사과 한마디 제대로 안하고 지나간다면 한국제일의 서울대는 교육의 질과 연구성과와 사회적 기여도 등에서 서서히 하향의 길을 걷고 언제인가는 그 부끄러운 허상의 내면을 들어내는 결과가 될지도 모를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2-11-19 오후 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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