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이러한 축제를 통해서 대학생들은 강의실에서 접하지 못했던 또 다른 영역의 학문을 접하게 되고, 기성세대에 억눌린 감정을 발산하게 되며, 자아를 발견하는 계기를 만들고,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동료들과 어울리는 훈련을 하게 된다. 대학시절에 축제에 참여하여 얻는 교훈은 적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대동제는 학창시절에 한번쯤 체험해 보고,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개인주의가 극치를 이루며, 대동제 참여 학생이 줄어들고 있다. 어떤 행사는 학생간부나 주최 측 임원들만이 서성거리며 행사를 진행하는 때도 있다. 그렇다보니 일부 대학에서는 대학생 잔치를 주민과 함께하는 잔치로 변형시키고 있다.
따라서 대동제는 본질적인 문제인식을 가지고 철저히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횟수만 늘어날 뿐 외화내빈의 행사가 된다면 축제로서 의미도 퇴색할 뿐 아니라 전통의 계승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예산만 축내는 골칫거리 행사일 때도 있다. 어쩌면 년 중 중복된 행사를 재조정하여야 할 경우도 있다.
대학의 역사가 깊거나 학생 수가 많을수록 행사가 많게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대동제 때 진행되는 행사는 중복 행사, 불필요한 행사, 행사를 위한 행사가 의외로 많다. 우리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훈련이 부족하다. 시간을 적절히 분배하면서 살아가는 연습을 하지 않은 탓도 있고, 특히 공동의 시간은 내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아끼려 하지도 않는다. 흔히 말하는 코리안 타임이란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공동의 시간을 아낄 줄 모르고 살아가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학생들이 놀 때와 공부할 때를 구분하지 못하며 생활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누구나 하루의 스케줄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일 계획표를 책상머리에 붙이고 이를 지키려 한다. 그런데 공동의 스케줄이나 공공의 스케줄은 지키지 않으려 한다. 어쩌면 지키는 게 바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대동제 기간에 친구들과 어울려 등산을 가거나, 고시실에 들어가 수험준비를 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 이 학생들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고 있다. 학창시절에 대동제를 한번도 참여해 보지 않는 학생처럼 개인주의적인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삶의 행태가 그렇게 나타난다.
모 그룹의 인사부장은 그렇게 개인주의자는 채용 시 불이익을 준다고 했다. 세상살이가 다 그렇거늘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이 없이는 사회적 통합을 이루기도 어렵다. 아마 그러한 개인주의자들은 전체가 느끼는 행복감을 자기 혼자서만 맛보지 못하는 불행을 품에 안고 살아가는 지도 모른다.
대학시절의 대동제는 인생에 있어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는 호기 중의 하나이다. 인생에 있어서 세 번의 호기가 온다고 치면 그 중의 하나일 수도 있다. 대동제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가는 선배들로부터 익히 들어서 알겠지만 인생전체를 두고 보면 더 크고 값진 교훈이 있다는 점이다.
남자들이 군대를 안가면 3년이란 세월을 얻은 것 같지만, 실은 그 보다 더 귀중한 것을 잃게 된다. 남들은 친구들을 만나 평생 동안 군대얘기를 하면서 살아가는데 자기 혼자만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면 얼마나 씁쓰레한 일인가. 대동제 때 개인적인 스케줄을 짰던 학생들은 대동제에 동참하여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민 영
(전주대 홍보팀장 / 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