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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학인이여, 청춘을 만끽하고 지성을 노래하라!
대학의 젊은이들이여 청춘을 만끽하고 지성을 노래하라!

신록의 계절, 축제의 달을 맞아 대학 교정은 생기발랄한 젊음의 물결로 넘실거린다. 이른 봄부터 진달래·

개나리꽃과 함께 이라크로부터 날아온 매캐한 화약 냄새도, 만개한 벚꽃과 함께 중동의 전장을 진동하던 폭격 소리도, 봄철 내내 전국 곳곳에서 부르짖던 갖가지 반대와 투쟁의 목소리도 세월의 도도한 흐름과 자연의 마력에 밀려 지난 세월 속으로 아스라이 사라져 한갓 역사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말았다. 바야흐로 땅위엔 신록이 넘치고 꽃향기가 만물을 매혹하는 5월이 도래하였다.

대학의 젊은이들이여, 인생의 5월을 맞아 그대들의 “젊음의 정원”인 대학에서 청춘을 마음껏 발산하라. 발랄하고 씩씩하고 패기 찬 모습은 그대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특권이다.

젊음은 한 순간 일뿐 오래 지속되지도 않고 재생시킬 수도 없는 단지 그대들만이 소유할 수 있는 특권이며, 그대들의 생(生)에서 단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회 이다. 이런 소중한 특권과 기회를 함부로 아무렇게나 써버리고 후일에 두고두고 후회하면서 아쉬움에 젖는 일이 없도록 하자. 그대들이여, “젊음의 정원”에서 참(眞)과 선함(善)과 아름다움(美)을 추구하고 사랑과 우정의 나무를 가꾸어 희망의 잎새와 낭만의 꽃을 피워 아름다운 인생을 가꾸는 데 최선을 다 하자.

지금 그대들의 정원에 자리 잡고 있는 인생이란 시계탑의 시침은 5월을 가리키고 있다. 이 인생의 시침이 여름을 시작하는 6월을 가리키기 전에 그대들의 젊음으로 구가(謳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마음껏 경험해 보라. 5월을 가리키고 있는 이 마법의 시침은 그대들을 일출의 장엄하고 황홀한 광경에 넋을 잃게도 하고, 한낮의 무더위에 시름을 잊게도 하며, 일몰의 아름다운 노을에 숙연함을 느끼게도 하고, 어스름한 박모(薄暮)에 깊은 사유를 초대하기도 한다.

또한 이른 봄 싱그러운 새싹과 화사한 꽃잎에 탄성을 지르게도 하고, 따가운 한 여름 햇살에 풍만하고 탄력 있는 가슴과 어깨를 뽐내게도 하며, 아리따운 추색으로 물들은 고운 단풍을 보며 심미감에 빠지게도 하고, 차가운 겨울 밤 하늘의 찬란한 별빛을 보며 사랑을 속삭이게도 한다. 이런 심미적, 문학적, 종교적, 철학적 사유에 흠뻑 취해 보도록 하자.

어떤 젊은이들은 이 무슨 구세대의 케케묵은 이야기냐고 단숨에 무시해버릴는지도 모른다. 발산파들은 어두컴컴한 밀실에서 자욱한 담배 연기와 현란한 조명 속에서 광란의 음악을 들으면서 취하도록 술을 마시고 정신이 혼미해지도록 춤을 추면서 젊음을 만끽하거나, PC파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눈을 모니터에 고정시킨 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채팅과 게임에 빠지거나 인터넷으로 온갖 유·무용한 자료를 접속하며 자신들을 디지털 세대라고 자부하면서 진보적인 여론 형성에 기꺼이 동참하는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할는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 실속파들은 묵묵하게 책상 앞에 앉아 영어 단어를 외우고 전문 서적을 보면서 취업 준비를 하거나, 출세파들은 도서관이나 고시촌에서 주야로 젊음을 저당 잡힌 채 입신양명(立身揚名)을 꿈꾸며 법전을 암기하는 것이 젊음을 값있게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할는지도 모른다.

대학의 젊은이들이여, 이 모든 것이 청춘을 즐기고 젊음을 발산하는 방법임엔 틀림없지만, 혹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으로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하여 쾌락에 탐닉하여 소중한 젊음을 탕진하는 우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젊음의 정원”에서 한편으로 마음껏 노래 부르고 춤도 추면서 다른 한편으로 문학과 예술, 종교와 철학도 즐겁고 진지하게 이야기 하자. 이 소중한 시기에 출세와 취업의 볼모가 되어 젊음과 낭만을 몽땅 저당 잡히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자.

푸른 나뭇잎과 만발한 꽃을 보고 뭇 새가 찾아 와 즐겁게 노래하고 벌과 나비가 축제를 벌이듯이, 인생의 신록기(新綠期)에 젊음의 정원을 알뜰하게 가꾸어 문학과 예술, 종교와 사상이 구가되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의 수풀을 만들자. 만일 그대들이 이 시기를 값지게 활용하지 못하고 쾌락에만 몰두하여 청춘을 소진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그대들의 인생의 나무에는 새가 찾아와 기쁘고 즐거운 노래를 들려주는 일이 드물거나 새 소리조차 정녕 듣지 못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이 무슨 얼토당토 않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냐고 반문할는지도 모르지만, 설혹 그대들이 소아적(小我的) 내지 기능적 식자(識者)가 되어 돈과 권력의 조화(造花)로 그대들의 나무를 아무리 그럴듯하게 치장한다 하더라도 아름다운 자태로 감미로운 노래를 들려줄 꾀꼬리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대학의 젊은이들이여, 잠시라도 명상할 수 있는 틈을 내어 무엇 때문에 청춘을 만끽하고 지성을 노래해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해보라. 그대들의 정원에 100퍼센트 발효시킨 청춘의 거름을 묻고 정성껏 지성의 나무를 심고 가꾸어 후회 없는 인생을 만들자. 지성의 나무에 진리의 열매를 맺게 하여 이 열매를 맛봄으로써 선(善)과 미(美)를 알도록 하자. 이를 통하여 나와 우리의 삶을 알차게 하고, 또한 자신과 가족, 이웃과 나라 그리고 지구촌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하여 일할 수 있는 선량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자.

이정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홍익대학교 겸임교수/본지 전문위원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3-05-12 오전 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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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선희 정말 훌륭하고 좋은 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200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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