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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조선대 해외봉사단 필리핀 봉사기
필리핀 카가얀 마을에서 집 짓기 봉사
김경열<조선대 법학4>
지난 8월13일, 21명의 조선대 해외봉사단(단장 박용현 교수)을 실은 비행기가 마닐라로 향했다. 마닐라에 도착, 차로 8시간이 소요되는 우리의 임무 수행지인 산타아고(santiago) 행 중형버스에 몸을 맡겼다.

산티아고 시청에 들어서자마자 부시장과 시 직원의 따뜻한 환대 속에 우리 대원들은 몸 둘바를 몰랐다. 예정대로 오후 작업을 실시하려는 데, 해비타트(habitat) 직원은 바로 작업하는 것이 무리라며 다음날부터 하길 권했다.

그러나 박용현 단장은 대원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작업할 수 있도록 부탁하였다. 결과는 '우리의 승리!' 바로 우리 대원은 뜨거운 태양으로 달구어진 미니버스에 몸을 담았다.

카가얀(cacayan) 마을에 도착하고 보니, 뜨거운 햇살아래서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우리 대원의 하차 후, 해비타트 직원의 기도로(Habitat for humannity는 기독교 봉사법인이기에 모든 작업은 기도로 시작) 작업 개시를 알리고, 마을 주민과 건설현장 총 책임자를 우리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작업개시! 디렉터의 지시에 따라 작업이 조별로 진행되었다. 다른 조는 블록 쌓는 작업을 했지만, 우리 조는 시멘트와 흙을 섞어 블록 쌓는 곳까지 옮겨 주었다. 쉽게만 보이던 삽질을 한 시간 쯤 하고 나니, 허리가 당겨 두드리고 있는 데, 같이 삽질하던 '멜바'란 현지인 친구가 수건을 건네주면서 '위로의 제스처'를 보여주었다. 모자를 푹 눌러 쓰면 쓸수록, 땀이

자꾸 나왔지만 삽귀를 힘껏 밟았다.

대원들의 등에는 어디서 소나기를 만난 듯, 바람이 불어도 하얀 단복이 등에 짝 달라붙었다.

우리는 현장에 높이 세워진 태극기와 학교기의 펄럭임을 보면서 '멋진 완공과 대원과 원주민의 안녕'을 기도했다.

작업 이틀째 날은 8·15 광복절. 체조에 앞서 간단한 기념식을 가졌다. 낯선 배경 속에서 친숙하게 보이는 태극기를 바라보면서 힘차게 애국가를 불렀다. 우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된 듯 표정이 숙연했다.

식이 끝나고 난 후, 방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현지인은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다. 난 우리의 역사를 잠깐동안 얘기 해주었다. 다음에 현지인이 말을 이었다.

"우리 필리핀도 에스퍄냐와 미국 그리고 일본의 식민지였던 나라이다." 그는 한국에서 한창 떠들썩한 역사교과서 문제도 알고 있었다.

작업 마지막날. 오늘의 임무는 지붕작업과 유리창, 대문 달기 작업이다.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서 세모형 지붕 틀을 어깨에 매고 와서, 지붕에서 자재를 기다리는 대원에게 올려 주었다.

여자 대원들도 뜨거운 햇살에 타는 피부를 개의치 않고 나란히 서서 가득 담긴 시멘트를 나르기에 바쁘다. 그 중 핏기가 없는 선영이를 보면서 쉬라고 만류했지만,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으라차차' 힘찬 소리로 종기와 함께 지붕 틀을 옮기고 있는 데, 갑자기 반대쪽에서 꽝하는 소리가 들렸다. 모든 대원은 부리나케 뛰어갔다. 다행이 인명 피해는 없었다. 블록을 쌓기 위해 설치한 축대가 시멘트의 무게를 못 이겨 무너진 것이다.

중식 시간에 역시 단장과 부단장의 주문은 "첫째가 안전! 둘째도 안전!"이 이어졌다. 우리는 토요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목표량을 달성하기 위해 무더운 햇살을 가르면서 작업현장으로 향했다.

멀리서 우리가 손수 지은 집을 보면서 "지붕이 완성되니, 제법인걸!"이라고 외치면서 환호성을 잇는다. 오후에는 트럭에 가득 담긴 시멘트를 창고에 옮기는 작업을 했다. 세 번째 나르는 데, 등이 무척 시렸다. 옷을 벗고 보니, 등 껍질이 벗겨진 것이었다.

드디어, 문 다는 작업만 남겨놓았다. 모든 대원과 원주민들은 마지막 못이 조금씩 들어갈수록 우렁찬 환호성을 보내었다. 그리고 우리가 직접 지은 집에서 둥그렇게 앉아서 완공 감사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마치고 각 대원과 각 원주민들은 서로 손을 굳게 잡고서, 남은 한 손으로 기념촬영사진기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9박 10일간의 짧은 봉사 기간이었지만, 많은 감동을 체험했던 시간이었다. 특히 해비타트의 정신(가장 큰 삶의 투자는 약자를 돕는 것이다)과 운영시스템과 직원들의 봉사정신을 대하면서 내 자신이 무척 작게만 보였다.

큰 것을 얻었다면, "남을 도우면서 얻는 기쁨"의 맛을 맛보았다는 것이다. 우리 대원들의 땀방울이 공동체 생활의 틀에서 벗어난 저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일조 했다는 데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1-09-08 오후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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