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상 과열현상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로 배출된 숱한 고급인력들이 이 나라의 경제적 급성장을 이룩한 원동력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또 이제 일등인생과 3등 인생을 결정해야 할 입시의 마지막 절차가 시작되고 있다. 오늘 수능고사 성적이 발표되고 중순부터 전국 27만 6천여명의 정시모집을 위한 시험이 시작된다.
그런데 해마다 변덕을 부려온 입시제도가 이번에도 대학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서 입시생들을 애먹이고 있는데 특히 서울대와 연세대는 재미있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서울대는 이번부터 논술고사를 없애버렸다. 그 대신 면접을 과거 5분 정도에서 이번에는 20분 정도고 강화한다. 그 동안에 논술 준비한다고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과외공부에 열을 올렸던 학생들은 어안이 벙벙해졌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연세대는 면접을 없애버렸다. 그래서 논술고사의 비중이 더욱 강화된 셈이다. 그러므로 서울대와 연세대는 서로 정반대가 되었다.
한편 고려대는 캠퍼스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논술과 면접을 함께 보는 쪽이다. 서울대와 연세대의 장단점을 모두 고려한 합리적 형태인 셈이다.
이 세 가지 형태 중 가장 주목을 끌 수밖에 없는 것은 서울대다. 수능점수도 보겠지만 면접점수에 의해서 수능고사 고득점이 얼마든지 밀려날 가능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입시생으로부터 심층적인 이해력, 논리력, 사고력을 끌어내고 잠재적인 뛰어난 표현력까지 찾아내고 가치관을 측정해 나가려면 논술만큼 효율적인 시험방법은 없다.
그리고 이런 장점에는 못 미치는 대신 좀더 구체적으로 다양한 적성과 재능까지 측정하고 그의 인성까지 파악하려면 입시생을 직접 대면해서 말 시켜 보고 얼굴까지 뜯어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논술과 구설면접은 이렇게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양쪽을 다 보는 고려대 형태가 있게 된다.
다만 논술과 구술면접이 그렇게 다르더라도 면접을 20분씩이나 한다면 면접만의 단점을 어느정도 보완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데 있다.
그동안에 예체능계에서는 끊임없이 입시부정사건이 따랐다. 그리고 이것이 방지되기 어려웠던 이유는 교수가 입시생을 알 수 있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부터 서울대는 모든 학생 얼굴을 직접 보고 주관적 채점을 하게 되었다. 자기 자식도 자기 친구의 자식도 조카도 모두 직접 보고 점수를 준다.
과연 이래도 무사할 수 있을까? 서울대 교수들만큼은 믿어줘도 된다는 확신이라도 있으면 다행인데 그런 것도 없다.
그러니 큰 걱정이다. 만일 지금부터 서서히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꽤 엄청난 것이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모든 것은 이면에 가려지고 많은 사람들을 슬프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