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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대학이 병들면 나라도 망한다
서울의 관악산 기슭에서는 벌써부터 “총장 물러가라”는 메아리가 울려 펴졌다. 그리고 총장은 마침내 굴복했다. 사퇴 압력의 이유는 이기준 총장이 너무 더럽게 썩었다는 것이다.

사실로 우리 스스로도 이 나라를 부패공화국이라고 할 지경이니 대학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세상이 몽땅 도둑놈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인간이 탐내는 종목은 다양하지만 가장 탐내는 것은 물론 돈이다. 권력을 좇는다는 정치인들의 최종 목표도 돈이다. 전두환 노태우도 결국 수천억 씩 몰래 챙기고 물러남으로써 대통령 사업의 주된 목표가 돈벌이었음을 입증하며 더럽게 물러났다. 김영삼이나 김대중의 아들들의 모습을 보더라도 그 집안도 별로 다르지 않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사실로 이 나라는 돈만 있으면 놓친 권력도 다시 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식도 군대 안 보내고, 한낮에도 아방궁에서 유명 탤런트와 가수, 예쁜 여대생과 뒹굴 수 있고, 역적질을 해도 수갑 찰 걱정이 없으며, 선거 때 국민들은 단돈 몇 푼에 간도 밸도 몽땅 도둑들에게 내 줄 판이니 돈이 제일일 수밖에.

서울대 총장도 결국 이래서 돈이 필요했을까? 도대체 총장이 뭐길래 무슨 용도로 국민의 혈세로 만든 4억5천만 원의 판공비를 마구 써 왔을까? 교육부가 그런 이를 내버려 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또 연구도 안하는 사람이 기업체로부터 거액의 연구비를 받아 온 이유는 무엇이며 그들은 그런 돈 내준 대신 무엇을 챙기려했을까?

또 법까지 어겨가면서 사외이사 겸직으로 돈을 챙겨 온 것도 그렇다.

그런데 이것은 서울대 총장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오래 전부터 여러 대학의 총장 후보자는 수억 원의 선거비용을 써 온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런 후 총장 주변에서는 종종 불미스러운 소문들이 들렸다.

또 총장만이 아니다. 교수들도 부정한 돈을 챙기다가 가끔 감옥에도 간다. 또 가끔 제자들의 연구업적을 훔치는 것 역시 연구비 챙기기와도 관련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서울대병원의 대형비리 의혹도 터지고 있다. 물론 의 의혹은 다수의 의대교수들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이 역시 서울대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소문이다.

그런데 대학까지 이처럼 부패의 수렁에 빠져들면 그 결과는 무엇일까?

본사는 ‘대학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다’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것은 더 정확히 말하면 대학이 국가의 생존권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지금은 지식만이 그 민족 그 국가의 생존권을 보장해주며 나머지는 지구상에서 결국 멸망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고 그 지식은 대학에 있다는 것이다.

그 증거를 찾으려면 저 오만한 미국을 보면 된다. 그리고 그 사회의 정치·경제·군사·예술 그리고 대학의 인사권가지 거의 전 분야에서 막강한 실권을 쥐고 영향력을 미치며 지금도 학살전쟁을 진행 중인 민족을 보면 알 것이다.

그들만큼 각 분야에서 노벨상을 따내지는 못하더라도 우리 같은 작은 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는 그들을 보며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우리 사회가 썩더라도 대학만큼은 끝까지 청정지역으로 지키며 그 기능을 극대화해야 한다. 서울대 총장 퇴출도 그 같은 정화 작업으로 환영할 일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2-05-06 오후 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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