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명문대학들이 우수 신입생을 ‘선별해 유치’하기 위한 목적인데 반해 일부 지방대에선 ‘정원 채우기’를 위한 고육책으로 수시모집을 활용하고 있어 대입정원 역전의 피해가 지방대에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세대는 총정원의 45%이던 수시모집 인원을 내년엔 50%까지 늘리기로 했다. 고려대 역시 내년 수시로 45%의 신입생을 뽑기로 해 올해(35%)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늘릴 계획. 또 경희대가 올해 34%에서 내년 48%, 성균관대가 40%에서 45%로 각각 수시모집 인원을 늘릴 예정이다.
이밖에 한양대는 현행 30%에서 내년 최대 40%까지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서강대와 이화여대 역시 50%이상인 현행 수시모집 인원이 적절한 것으로 보고 올해에도 이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들 대학들이 수시모집 인원을 대폭 늘리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는 수시모집으로 들어온 학생들이 정시에 비해 대학생활 적응 능력이나 학업성취도가 우수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성균관대 입시담당자는 “수시모집으로 들어온 입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통계적으로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대학 입시담당자들도 “정시보다는 수시 합격생이, 수시 2학기보다는 1학기에 선발된 학생들이 우수하다”고 말한다.
지방 소재대학들도 수도권과 다른 대학에 수험생을 뺐길 수 없다는 위기감에 수시모집 인원을 늘리는 데 가세했다.
충북대는 수시모집 인원을 올해 22%(8백43명)서 37%(1천4백52명)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전남대와 순천대도 20%에서 30%로 각각 늘렸고 조선대의 경우 현행 50%를, 광주대는 70%에 이르는 현 수준을 이어가기로 했다. 대구·경북 지역 대학들 역시 다음 입시년도부터 분할모집과 함께 수시모집 인원을 늘릴 예정이다.
현재 1학기 수시모집 인원은 전체 모집인원의 10%이내로 정해져 있지만 2학기 수시모집은 모집인원 내에서 대학 자율로 선발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지방대에서 실제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학생은 예정 인원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2천5백여명을 올해 수시모집에서 뽑을 예정이던 C대학은 7백여명만 뽑고 나머지 인원을 정시로 돌려야 했다. 영남의 D대학도 수시 예정인원의 30%만을, 충북의 S대학도 비슷했다.
그런데도 올해 수시모집 인원을 대폭 늘린 데는 수시합격자의 정시지원이 금지되면서 이들이 대부분 등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이와 함께 수시증원 열기에 눈치를 보며 따라갈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경쟁 분위기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광주 K대 입시담당자는 “미달하는 과가 속출하는 마당에 수시모집을 통해서라도 일단 정원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경쟁적인 수시 증원 열기가 결국 지방의 재정이 열악한 사립대학에 피해를 떠넘기는 방식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많다.
충북 C대 관계자는 "모든 대학이 수시나 분할모집을 늘려 나가면 학생들의 선택기회도 많아지지만 복수합격자가 연쇄적으로 이동해 대학간 서열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