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경남대와 국립 경상대간의 교명 변경을 둘러싼 갈등이 제 2라운드를 맞았다.

지난 4월 경남대가 경상대의 ‘경남국립대’ 서비스 표 등록에 맞선 상표 무효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까지 모두 승소하면서 두 대학의 갈등은 경상대가 꼬리를 내리며 일단락 되는 듯 싶었다.

그러나 지난 8일 특허법원이 경남대의 3단 등록상표서비스표(‘경남대학교’를 한글+영문+한자로 구성해 표시한 서비스 표, 이하 3단 서비스표)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교명전쟁이 재점화 됐다. 문제의 불씨는 이번 판결로 경상대가 교명변경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식의 보도를 함으로써 경남대의 신경을 건드려 되살아 난 것.

당초 경상대와 경남대간 교명변경 전쟁은 2008년 경상대가 특허청에 '경남국립대'를 상표등록하고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에 교명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1·2심 법정분쟁에서는 경상대가 교명 변경하려는 ‘경남국립대’의 경우  ‘국립’을 제외하면 ‘경남대학교’를 의미하는 호칭과 그 관념이 유사하고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오인과 혼동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 경상대가 두 번 다 패소했다.

그러나 최근 경남대의 3단 서비스표 무효표판결이 나자 경상대는 “경남대가 특허청에 등록한 서비스표 ‘경남대학교’에 대해 특허법원이 1심(특허심판원)의 심결을 뒤집고 등록 무효 판결을 내렸다”며 “경상대가 변경하려는 ‘경남국립대학교’ 교명을 교과부로부터 인가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해석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경상대의 발표에 경남대는 어이가 없다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경남대는 “특허법원은 경남대학교의 3단 서비스표가 등록결정일인 2005년 1월 7일 이전에 사용한 사실에 의한 식별력이 없다는 이유로 3단 서비스표 자체만을 무효로 판결했다”며 “경상대는 금번 특허법원(2심)의 판결과 관련해 경상대가 앞으로 ‘경남국립대학교’로 교명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내용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남대는 이어 “다른 선행 상표·서비스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여전히 권리행사가 가능하며 3단 역시 동일 출원인 경우 특허청에 재출원을 통해 얼마든지 등록이 가능하다”면서 “사용에는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두 대학 간의 법정분쟁은 경남대가 경상대를 상대로 신청한 ‘경남국립대’ 상표 무효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에 있으며, 이번 8일 판결난 ‘3단 서비스표’ 무효를 두고 경남대가 대법원에 상소하기 위해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남대의 한 관계자는 “1단 또는 2단만 써도 관념과 칭호 등이 같으면 경상남도에 있는 대학인 경남대학교(3단 상표)를 쓴 것으로 인정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두 건이나 있다”며 “이는 경상대가 ‘경남국립대학교’라는 교명 변경과는 전혀 무관한 별개의 사안이며 현재 경남대는 대법원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