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은 일부 대학에서 임시이사 체제가 지나치게 장기화 되는 원인을 따져 물었고 교육부는 이들 대학에 대한 관리감독과 평가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원론 수준의 답변을 내놨다.
장기화 문제점엔 ‘공감’, 정상화 해석은 ‘차이’
우선 의원들은 임시이사 파견대학 중 8개 대학의 경우 5년 이상, 조선대와 영남대는 각각 15년과 14년이 넘어 임시이사가 ‘조속한 대학 정상화’라는 제도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대체적 공감대를 이뤘다. 그러나 처리방향을 논하면서 ‘정상화’를 보는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정숙 의원(한나라당)은 “일부 임시이사 파견대학의 이사장과 교수, 교직원 등이 무주공산 상태에서 스스로 고액 급여를 책정해 받는 등 도덕적 해이가 감지된다”고 지적하고, “기업에게 맡기든, 시민대학으로 가든, 구재단이 개전의 여지가 있으면 돌려주든 해야한다”고 말했다.
황우여 의원(한나라당)도 “임시이사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이들이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도록 파견기간을 4년으로 한정한 사립학교법의 취지에 따라 이 기간이 지난 후 무조건 정이사 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임시이사 체제의 조속한 해소가 사학개혁에 역행하는 방향이어서는 안 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는 이미경 의원(민주당)이 교육부가 제출한 임시대학 파견현황 보고서를 문제 삼으며 점화됐다.
이 의원은 보고서를 가리켜 “교육부가 구재단의 복귀희망 의사들을 정상화로 가는 중요한 고려사항인 양 언급하고 있는데 구재단들은 이미 회계부정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 대학정상화를 위해 임시이사를 파견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가 “소송 등으로 설립자나 구재단측의 문제가 관련돼 있어서 구성원과 법인측의 입장을 참고사항으로 정리한 것뿐”이라고 답하자 이 의원은 “정이사체제로 가는 상지대나 외대의 경우처럼 다양한 모델들을 만들면서 미비점을 보완해야지 구재단이 학교운영을 다시 좌지우지하는 식으로 가도록 해선 곤란하다”고 쐐기를 박았다.
설훈 의원(민주당)도 이날 일부 의원들이 구재단이나 설립자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듯한 질의를 이어가자 “임시이사 체제가 장기화되면서 학교발전이 정체되고 있다며 그 이유가 임시이사가 학교에 대한 주인의식, 책임의식이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이 논리는 암묵적으로 학교의 주인, 설립자나 구재단에게 학교경영권을 돌려주자는 결론으로 흐를 위험성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이사체제, "가는 길이 없다"
의원들은 임시이사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집중 질의했다.
통합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이재정 의원은 “현행 임시이사제도는 정이사 체제로 가는 분명한 요건과 절차가 규정되지 않아 또 다른 기득권과 소유권 논쟁을 조장하고 있다”며 “정이사체제로 이행할 때 대표성을 가진 이사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구성원 참여는 어디까지 보장할지, 설립자의 권한은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속한 대학정상화를 위해서는 임시이사들에게 분명한 권한과 예우를 해주고 대신 주기적이고 원칙적 평가를 통해 책임을 묻는 ‘책임운영시스템’을 갖추라”고 주문했다.
윤경식 의원(한나라당)도 “분규가 있으면 덜컥 임시이사를 파견하고 언제, 어떻게 되면 파견 사유가 소멸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임시이사 파견사유의 발생과 소멸 시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윤덕홍 부총리 등 교육부측은 “현재 임시이사 파견에 대한 조항은 있지만 구성방법과 활동내용 등에 대한 구체적 규정은 없는 상태”라며 의원들의 지적을 대부분 인정하고, “교육부가 추진중인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구성되면 중립적 인사들을 위촉, 임시이사 체제를 점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시이사 장기화, 교육관료 포진과 상관없나
임시이사의 다수가 교육부 출신인 점도 도마에 올랐다. 최영희 의원(민주당)은 “광운대는 전직 교육부 간부, 서울시교육청 간부 등 임시이사의 절반이 교육부 출신이고, 영남대는 이사 7명 중 두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교육부와 관련된 사람들로 구성됐다”며 독립적인 임시이사 선임 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재오 의원(한나라당)이 일부 대학 파견이사들의 고액 급여와 업무추진비를 지적하며 “파견 이사들의 17%가 교육부 관료 출신인데 통념상 교육부 재직 중에 특정 대학과 연계되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지 않나”라고 추궁한 데에 대해 윤 부총리는 “오비이락의 오해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교육부 관료출신 파견이사들) 개개인의 양식의 문제라고 본다”는 애매한 답을 남겼다.
아울러 의원들은 잇따른 임시이사 파견의 원인으로 분규·비리 사학의 독점적 의사결정구조를 지목하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교육부에 요청했다.
이재정 의원은 “재단 이사의 정수를 외국대학 사례처럼 25~50인 정도로 대폭 확대, 개방적이고 책임있게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고, 윤경식 이재오 이미경 의원은 교육부가 사학의 갈등과 분규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정책적 접근을 하기보다 구 사학운영진과 구성원간에 벌어진 쟁송에 끌려다닌다며 소신행정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밖에 황우여 의원이 설립자와 이사진에 대한 자격심사 강화를 요청하자 교육부 정기언 차관보는 “대학설립이 준칙주의로 돼 있어 현재로선 어렵지만 준칙주의를 바꾸려고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