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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대학당국-교수간 총장사퇴 공방
교수들 "뇌물사건, 보복감사 책임"
대학측 "비방성 주장일 뿐" 일축
한신대가 대학의 비리사실 등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교수들이 총장 사퇴를 요구한데 대해 대학측이 근거없는 비방일 뿐이라며 반박하면서 내홍에 휩싸였다.

이 대학 교수 43명은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오영석 현 총장은 일관성 없는 행정과 뇌물공여 사건, 명분없는 감사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뇌물사건 덮으려 보복감사?

교수들은 먼저 “오 총장이 땜질식 학제 변경, 일관성 없는 학사행정, 일부 소수 교수들에 의지한 밀실 담합적 의사결정, 다수 교수들과 직원들 배제하는 보복적 인사 조치 등을 통하여 한신의 민주적, 진보적 대학 상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수들은 ‘병점역 학교명 병기 뇌물사건’에 대한 부당한 처리 과정도 총장퇴진 이유로 제시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5월 이 대학 성모 기획과장, 이모 비서실장, 김모 기획처장 등이 새로 설치된 학교부근 병점역에 학교명을 병기해달라며 당시 수도권전철운영단장이던 고모씨에게 2천여만원의 뇌물을 준 사건.

이 사실이 익명의 제보자로 인해 들통 나면서 세 사람은 법원으로부터 각각 8백만원~1천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철도청이 학교명 병기를 취소했다.

한 서명교수는 “오 총장은 이 사건을 몰랐다고 말하고 있지만 최고 결재권자인 총장이 몰랐다는 주장이 상식적으로 성립될 수 없고, 세 사람이 학교명 병기가 성사된 후 포상까지 받은 사실을 봤을 때 어떤 식으로든 총장이 책임을 져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 총장이 자신도 실무자의 처지에 있었다면 뇌물을 주었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교수들과의 대화에서 말했고 법원의 벌금형에도 불구하고 세사람 모두 경징계인 견책 조치만을 받았다”며 오 총장의 도덕불감증을 꼬집기도 했다.

특히 교수들은 오 총장이 올해 2월 일부 직원의 투서와 제보를 근거로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병점역 사건’이 터진 이후에도 계속해서 전임 총장과 보직교수들을 주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것과 관련 ‘표적·보복’ 감사 의혹을 제기했다.

학교측은 이 감사결과를 토대로 전 총장시절 사무처장을 지낸 두 교수를 업무상 횡령혐의로 고발했다.

교수들은 “(학교 당국은) 감사 결과 비위사실과 비리혐의자는 시정조치하거나 징계절차를 거쳐 처벌하도록 되어 있는 규정을 어기고 바로 경찰에 고발했다”면서 “총장이 전 보직교수를 파렴치한 도둑으로 의심하고 경찰에 고발한 경우는 한신 역사상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명교수는 이에 대해 “뇌물공여 사건으로 실추된 현 총장체제의 도덕성을 만회하기 위해 전 총장체제를 흠집내려는 의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총장퇴진 요구는 비(非)신학대 교수 설움?

그러나 한신대 당국은 26일 대학 홈페이지에 한근식 기획처장 등 보직교수 4인 명의의 공식입장을 게시, 이들 교수들의 주장을 ‘비방성 주장’으로 평가절하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대학측은 “병점역 사건 관련자들은 법원에서의 판결로 벌금형을 받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징계를 받았으며, 총장도 여러 차례 사과를 표명한 바 있고, 지금은 재차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징계의 수위는 해당 교직원들이 이미 실정법에 의해 처벌을 받았으며, 충분히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학내 구성원 다수가 이러한 원칙에 문제 제기를 한다면 여론 수렴을 거쳐 새로운 방침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표적감사 문제에 대해선 “현재 감사위원회에서 공금 횡령이나 업무상 배임 혐의가 있는 책임자들을 경찰에 고발하였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수사기관에서 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조만간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번 한신대 총장사퇴 논란에 대해 일부 교수들은 “서명 교수 중 신학대 교수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이 보여주듯 신학대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학교행정에 눌려있던 나머지 과 교수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최윤수 기자 (news@unn.net) | 입력 : 03-09-26 오후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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