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MBC와 경향신문, 한국일보 기자를 거쳐 지난 90년부터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하며 활발한 연구·저작과 사회활동을 해왔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정책위원장과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 성균관대 사회과학연구소장, 방송위원회 보도교양 제2심의위원장, 제16대 대통령선거 방송토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언론개혁과 관련, 소신 발언과 강직한 태도로 언론학계의 대표적 지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방송학회의 위상과 역할은.
한국방송학회는 학문의 대상으로서 방송연구를 촉진하고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방송학 연구를 위해 지난 1988년 설립됐습니다. 현재 방송 학자와 현업종사자 등 회원 4백여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방송 관련 현안에 대한 논의의 장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겠다고 취임 일성에서 밝히셨는데.
DTV전송방식 채택, KBS2TV와 MBC의 민영화 논란, 방송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로의 전환 문제까지 방송계에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이 많습니다.
물론 방송 프로그램의 지나친 저질화 등 고질적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방송학회가 지금까지 현안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데 제 역할을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현안의 쟁점들을 논의의 주제로 삼아 사회적 합의를 이루도록 방송학회가 더 기여하겠다는 뜻입니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일부 언론사가 언로를 독과점하면서 사회적 의제 설정과 여론을 좌우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방송이 지나치게 신문사 눈치를 살피며 상호 비판을 주저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신문은 방송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하는데 방송의 경우 신문을 향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최근 MBC에서 '미디어 비평'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언론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은 그런 의미에서 고무적이죠.
매체 상호간에 비판이 있어야 합니다. 신문의 일방적 의제설정, 특히 색깔이 비슷한 조선·중앙·동아 등 몇 개 신문에 의해 일방적으로 한국의 여론이 재단되는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른 목소리를 가진 다양한 매체들이 참여해 우리 사회 여론이 일부 신문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방송의 역할이 있을 테고, 방송학회도 필요한 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가장 왕성한 토론이 있어야 할 대학의 속사정을 보면 토론과 의사소통이 부족하고 내용에 있어서도 상투적인 경우도 많은데.
우선 강의에서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대학마다 잡지·신문·인터넷사이트를 활용해 토론을 활성화 시켜야죠.
그러나 매체의 문제보다 구성원들이 사회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부족한 상황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장이 없어서가 아니라 장은 열려있는데 참여자의 소극성 때문에 활성화되지 않는 거죠. 대학신문이나 언론을 담당하는 쪽의 과제이면서 학생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참여를 이끌어 내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합니다.
-오랫동안 언론개혁을 위해 헌신하셨는데 학회에서의 활동의 경우 그 내용과 방향이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학회구성원들의 성향이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한쪽 생각만 대변해선 안 되겠죠.
예컨대 ‘방송개혁’에 대한 입장도 찬성과 반대가 다 있겠지만 찬성 입장만 대변해 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물론 어떤 의제가 사회적으로 필요해 제기되면 논의의 장은 마련할 수 있겠죠. 그러나 방송학회의 입장으로 주장하기보다 관련 쟁점에 대한 찬반의 목소리가 모여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장을 마련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SBS 윤세영 회장이 2세에게 주식을 양도하면서 ‘방송세습’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방송세습’과 ‘방송사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대한 학계의 논의 지형은 어떤지.
원론적으로 얘기하면 소유와 경영(편집·편성)은 분리돼야 합니다.
그러나 사영방송을 제도적으로 허용한 이상 해당 방송의 소유·경영권을 부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의 경우 아무리 사영방송이라도 공공성이 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게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