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시간강사 정효찬씨(미술학)는 올해 2학기 ‘미술의 이해’ 수업의 기말시험에 ‘다음중 야외수업을 했던 장소는?’, ‘배용준식 머플러 매는 순서는?’ 등 문항이 포함된 주·객관식 40문제를 출제했다.
언뜻 시험문제로 장난을 친 듯한 기말시험의 내용이 이 학교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퍼져 나가면서 학생들 사이에 ‘참신하고 의미심장하다’, ‘시험이 장난이냐?’로 나뉘어 찬반 논란이 일었고 정 씨는 곧 학교측에 시말서를 제출했다. 엄정해야 할 학생평가에 있어 진지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이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전체적 상황이 앞뒤 맥락이 잘려 나가면서 잘못 알려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진정민군(경영4)은 “수업을 듣지 않은 학생들이 사실 확인 없이 감정적으로 정 강사를 매도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장호영군(전지전자공4) 역시 “한 마디로 강의 내내 행복했다. 예술교육은 지식만이 아닌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고 여기에 가장 충실했던 강의”라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적극적인 구명 활동을 벌이면서 ‘정효찬 강사 구명운동 사이트’(cafe.daum.net/junghyochan)도 개설했다.
이 강의를 청강했다는 한 경북대생 네티즌(ID 아이엠샘)은 “미처 수강 신청을 못해 청강한 사람도 많았다. 강의를 들은 사람 중 한명이라도 정효찬 강사의 열정과 진지함을 부정할 사람이 있을까”라며 정 씨를 적극 옹호했다.
수강생들의 구명활동에 힘입어 현재 찬반논란은 잦아들고 있는 상황. 경북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정 씨에 대한 비판보다 옹호와 격려의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정 씨는 경북대 게시판을 통해 “단답형의 답을 누가 더 많이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수업에 진지했는가를 알기 위한 방법이었다. 수업의 특성상 발표를 잘한 조의 조원은 무조건 좋은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다. 이런 맹점을 보완해 보고자 했던 시험이었다”고 밝혔다.
일련의 사건에 대한 언론의 뜻밖의 주목에 학교측은 당황한 기색이다. 학교측은 내년 1학기부터 정 씨에게 강의를 맡기지 않기로 결정했다가 현재 유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무처 관계자는 “강사의 재량을 존중하고 행정적으로 개입할 뜻은 없다”며 “다음 학기 강의를 맡길지는 해당 학과 교수회의 등을 거쳐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