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이 부당하다며 해임취소 소송을 낸 교수가 1심서 승소하자 교육부와 재단이 해임 관철을 위해 연거푸 항고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 8월 고등법원이 항소를 기각하고 지난 24일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결국 해임은 무효화됐다. 2년여에 걸친 지루한 법정 공방 끝에 이뤄진 판결이었다.
승소한 교수는 다름 아닌 지난 연말 대선때 사회당의 대선후보로 나섰던 인하대 김영규 교수(행정학). 해임취소 판결을 받아내고 복직을 눈앞에 둔 김 교수를 만났다.
-해임취소 청구 소송에서 결국 승소하셨는데 재판결과를 평가하신다면.
"정치·노동운동 참여에 대한 언급은 재단측의 핑계이고 내가 교수협 회장으로서 주도했던 총장평가와 총장퇴진운동을 파면한 사유로 본다. 당시 활동은 대학의 운영자인 총장과 이사장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교수계약제, 연봉제 등을 강요한데 대해 교수협 회장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었다. 재판부가 이러한 측면을 제대로 본 것 같다. 또 사립학교법이 사학재단 측에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주고 이에 따라 사학재단이 독단적으로 대학을 운영하고 사익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재판부가 나에 대한 재단의 징계를 그런 측면으로 인정한 것 같다."
-아직도 사학재단은 인사 문제를 포함한 학교운영에 있어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데.
"사학운영에 대한 결정이 밀실에서 폐쇄적으로 진행되고 그래서 생기는 비리나 전횡을 교수들이 지적하면 징계를 하거나 재임용에서 탈락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사립재단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야 하고, 노무현 차기 정권이 해야할 몫이다. 집권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사립학교법 개정의 필요성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어 다행스런 측면이 있다. 교수회·학부모회의 법정기구화를 명문화해 이들을 학교운영에 참여시키는 내용을 골격으로 하는 개정안이 돼야 한다."
-야당이 줄곧 사립학교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는데.
"국회의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어 큰 문제다. 사립학교법이 잘못돼 재단이 이익만을 추구하고 수구보수적 행태를 취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대학교육의 공익성이 유실되는 결과를 빚고 있다. 한나라당은 책임 있는 모습으로 개정에 협조해야 한다."
-교육부 교원징계재심위원회가 재단측의 ‘파면’징계를 ‘해임’으로 낮췄지만 결국 이번 대법원 판결로 그동안 재단쪽 주장에만 일방적으로 기울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사립학교법에 따른 법해석, 유권해석을 하면 관료들도 재단 편향적인 행태를 띠게 돼 있다. 관료들은 수구적인 행태를 시정해야 한다.
나는 교원징계재심위원회에 교원의 권익옹호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권하며 해임을 무효화한 1심 판결에 항소나 상고를 하지 말도록 요청해왔다. 그러나 평소 성추행 교수 등의 교권은 보호해 주기에 급급했던 징계재심위가 양심과 이성에 따라 공익적 사회활동을 하다 해직된 교수들의 교권은 짓밟는데 앞장서 왔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반 교권·친 재단적인 교육부 관료들에 대한 준엄한 심판의 의미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립학교법 58조에 따르면 사립학교 교원의 정치·노동운동 참여를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재단에서 파면을 위해 빌미로 삼은 것은 대우자동차 노조 앞에서 사측이 노동자들을 완전고용해야 한다고 연설한 부분이다. 이를 두고 노동운동을 했다고 하는데 나는 지식인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사회봉사활동을 한 것이라 주장해왔다. 또 정치활동과 관련해선 사실상 교수의 정치참여는 허용돼 있는 상황이다. 정당법 8조를 보면 교수의 정치활동을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많은 교수들이 자신의 지지정당을 위해 활동하지 않았나."
-사실상 수입이 없었는데 생활은 어떻게 해왔는지.
"빚도 지고 아는 교수님들이 도와주기도 했다."
-복직 후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사회당 활동은 계속 병행할 생각인가.
"교수로서 기본이 되는 연구·교육에 주력할 생각이다. 물론 지금껏 해왔던 활동도 함께 해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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