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재단관계자는 "전용된 돈은 동문회 기부금 40억원 중 14억원으로 수차례에 걸쳐 지난 2001년 BK21 영상대학원 국고 대응자금으로 썼다"고 14일 밝혔다.
이로써 이 대학 오모 교수가 기획처장직에서 보직 해임된 뒤 제기해온 서강대의 회계비리 의혹의 일부가 사실로 확인됐다.
따라서 동문기부금 40억원을 포함, 회계상 이미 지출된 것으로 돼 있는 동문회관 건립비 총 88억원 중 14억원이 또 다른 교비로 지출됐을 가능성과 BK21 대응자금이 회계상으로만 마련된 '공수표'였을 가능성이 생겨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아울러 BK21 사업 선정에 있어 대학측이 마련해야 할 몫인 ‘대응자금’을 둘러싸고 많은 대학들이 회계조작을 관행적 방편으로 삼고 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서강대의 동문회관 건립기금 전용 사실은 지난 5일 오 교수가 제기한 비리혐의가 공표된 후 이 대학 교수협의회가 재단측에 해명을 요청하는 가운데 재단 관계자의 입을 통해 돌출적으로 나오게 되면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됐다.
서강대 교수협의회 한 관계자는 지난 5~6일께 동문회가 기부한 동문회관 건립기금에 대한 횡령 의혹을 제기하자 재단의 한 관계자가 “지난 2000년 당시 BK21사업에 필요한 대응자금으로 썼을 뿐 돈을 유용하거나 횡령한 사실이 없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말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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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강대 동문회관인 아루페관 전경 |
이번에 동문회 기부금 전용사실이 우여곡절 끝에 밝혀진 직후 BK21 전용사실을 왜 밝히지 않아 왔는지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BK21사업과 관련, 재단은 돈 한 푼 받은 일이 없다. 교수들과 연구자들이 그 자금 받아서 연구하는 것인데 재단이 무슨 욕심이 있고 그 돈을 유용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확보한 연구기금 등이 회수당하지 않도록 해 교수 등 대학 구성원들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회계상 항목을 변경한 것일 뿐이며 많은 대학에서 있어왔던 관행으로 이것을 문제삼으면 사실상 모든 대학에 대해 교육부가 조사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BK21대응자금과 관련 각 대학들이 관행처럼 회계 짜맞추기를 해오고 있음을 암시하는 말을 던졌다.
그러나 재단의 이러한 항변에도 서강대가 실정법을 위반한 혐의를 벗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BK21사업에 전용된 14억원은 당초 ‘동문회관 건립’이라는 목적 기금으로 기부받은 자금을 전용한 셈이므로 현행 ‘기부금품모집규제법’에 저촉된다.
이 법은 제한된 사유 외에는 기부금을 모집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번에 드러난 서강대 문제는 재단이 마련해야 할 몫인 BK21 대응자금이 회계상으로만 계상된 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거나 교비에서 전용되고 있다는 실례가 된 셈이다.
그러나 ‘BK21 관리운영지침’ 상으로는 회계상 법인회계에서 지출돼야할 대응자금이 있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사업비를 주도록 돼 있어 ‘대응자금 마련’ 조항에 큰 허점이 드러났다.
교수회에 이어 현재 서강대 학부 및 대학원 총학생회는 14일 공동성명서를 발표해 제기되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당국과 재단은 모든 사건의 실체를 밝히라고 촉구하고 나선 상태.
결국 서강대의 ‘동문회 기부금 BK21대응자금 전용’문제는 학내 분규로까지 이어질 상황에 맞닥뜨려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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