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현상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차기정부 조각을 위해 장관 후보자 추천 및 심사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타나고 있지만 DJ정부 5년간의 교육 실정을 지켜보면서 일선 교단과 교권단체에서 제기돼온 ‘교육부 개혁’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또, 인수위 내부에서도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 조직개편을 통해 역할을 줄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교육부 개혁론은 최근 들어 주요 언론과 교육시민단체가 주축이 돼 제기하면서 새삼 화두가 되고 있다. 주요 언론들은 다양한 각도로 지난 5년여 ‘국민의 정부’ 교육정책을 분석하면서 해당 기사를 통해 교육부 조직 내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섰다.
여기에 1백여개의 교육 및 시민단체로 구성된 교육개혁시민연대 등도 지난 1월 교육개혁을 주제로 잇단 토론회를 열고 교육부 내부 개혁 없이 교육개혁은 요원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재 인수위 교육분야 책임자를 ‘친 교육관료’적 인물로 ‘반개혁적’일 수밖에 없다며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할 만큼 교육부 관료들에 대해 극도의 불신을 드러냈다.
“교육부 개혁이 교육개혁 선차적 과제”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제기하는 교육부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특정 인맥이 요직을 장악해 기득권층을 형성하고, 둘째로 막대한 행정적 권한을 통해 초중등 학교 및 대학교육을 사실상 좌지우지해 교육을 망치고 있으며, 셋째 관리·감독해야 할 사립학교 등과 유착관계를 형성해 부당한 특권을 누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직 개편과 역할 축소를 통해 과도한 권한을 줄이고 현재 관료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인맥들에 대한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해결책의 초점이다.
공론화되고 있는 교육부 개혁론에 대해 교육부는 현재 불만을 나타내면서도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비유학해 박사 따고 퇴임 후엔 낙하산 요직 진출”
지난 1월호 월간 신동아는 교육부를 ‘장관은 과객, 관료들에겐 천국’이라는 제목으로 교육부 내부에서의 일반직과 전문직간 파워게임, 교육관료들의 박사학위 만능 풍조, 교육관료들의 산하기관 요직 독점현상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특정대학 출신 인맥들이 요직을 두루 차지하고 있는 교육부 조직 상황을 꼬집었다.
신동아는 구체적으로 △교육부 각 부서장의 일반직 독점현상과 전문직의 보신주의로 상호 충돌하는 정책이 입안되고 △국비유학으로 교육관련 학위를 따온 미국유학파 관료들이 한국의 교육적 특성을 무시한 정책을 펴며 △퇴임 후엔 낙하산 인사로 사립대학의 법인사무국장이나 산하기관의 장으로 들어앉는다며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월간 말지 2월호는 "김대중 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은 한마디로 집권 초기부터 이른바 '진주사범 출신 관료'와 서울사대 출신 '교육관료 사단'에 둘러싸인 이해찬 교육부 장관이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마구잡이로 도입하면서 실패하기 시작했다"는 한 교육전문가의 말을 인용, 교육부 내 특정대학 출신 인맥과 장관을 둘러싼 교육부 관료구조를 비판했다.
아울러 새 정부의 교육개혁의 첫단추가 될 인수위원 인선에서 서울사대 출신으로 ‘친 교육관료적’ 이력을 가진 인물이 임명됐다고 꼬집었다.
교육시민단체, “교육부, 사립학교와 유착돼 있다”
지난 2일자 한겨레신문은 논단을 통해 교육관료와 사학재단의 유착이 교육을 파괴했다며 “교육행정을 주물러온 교육부 역대관료들의 실상을 철저히 조사하여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육부 산하에 대학평가전담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구상은 재정지원이라는 채찍으로 대학을 상호경쟁의 시장울타리 안에 넣어 통제하겠다는 뜻”이라며 “사학의 부패에 대응한다는 말은 입에 담을 자격조차 없는 것이 교육부 관료”라고 비판했다.
이와 같은 주요언론의 교육부와 교육 관료 비판에 교육시민단체들도 한 목소리로 가세하는 분위기.
교육개혁시민연대 등 교육시민단체들은 지난 23일 ‘교육부 개혁’을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교육부의 권한과 기능의 대폭 축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현섭 교육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강원대 교수)는 “교육행정 개혁도 제도와 조직이 마련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교육 관료들의 개혁에 대한 공감과 동참이 있어야 교육행정 개혁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해 교육부 안팎에서 동시에 개혁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이에 앞선 지난 12월 이들 단체들은 교육부가 경기도 C대학의 막대한 공금횡령 사실 알고도 묵인했다며 감사원에 교육부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감사 청구의 요지는 교육부 관료와 사립대학 간 유착 의혹이 있다는 것.
이날 감사원에서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교육단체 관계자는 “교육부는 사립학교법 상의 문제 때문에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현행 법과 규정 안에서 원칙대로만 처리해도 지금의 사학 비리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립학교의 비리를 덮어 두려는 교육부의 행태는 교육부와 비리 사립학교 사이에 유무형의 유착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입장 표명 자제 분위기 속 조직축소론 경계
이처럼 다양한 비판에 대해 교육부는 별달리 정정보도나 반론문 게재 요청을 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과정에서 폐지론까지 제기된 데다 정부조직 개편과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기구 설치 방침에 이어 교육관련 시민단체들의 관료개혁론과 교육부 축소론까지 제기되자 교육부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또 노당선자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김병준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가 “교육개혁이 입시제도를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선 안된다”며 “비대해진 사교육 산업과 교육부 관료들의 유착고리를 끊지 않고선 개혁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점, 그리고 인수위에서 기존 교육부 내 주류 인맥을 초기 인선에서부터 배제하겠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는 데서 안팎의 좋지 않은 여론에 대해 눈치를 보고 있는 진단만이 무성하다.
단지 교육부 개혁 토론회에서 역할 축소론에 대해 “교육부 권한을 대폭 줄일 경우 교육시장화를 더 부추기고 사립대학 등의 부패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며 “교육행정 조직개편의 경우 과도기를 두는 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1월 23일 「교육부 개혁 토론회」에서 황홍규 교육부 조정1과 과장)”고 말해, 기능조정은 필요하지만 조직축소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교육부 조직 축소에 대한 전문가 의견 중엔 “조직개편을 원한다면 기능중심의 분석을 통해 중복업무 등이 있는 국·과 단위의 통·폐합은 고려할 수 있겠지만, 부처단위의 조직개편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양현모 한국행정연구원 기획조정실장)”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이 문제와 관련, 앞으로 있을 인수위의 대통령 정책보고와 교육부총리에 어떤 인물이 인선될 지에 따라 교육부 개혁여부와 그 내용이 가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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