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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융’ 바람에 흔들리는 대학가
低利 내세운 홍보 활개 불법 대출받은 학생들 신용불량자로
음지에서 서민을 울리던 사금융이 대학가에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교직원공제회 등을 사칭해 교수·직원을 현혹하는 방식이 횡행하는 것은 물론, 급전이 필요한 대학생에게 법정이자율을 초과한 고리대를 뜯기까지 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교원공제회와 유사한 로고·상품 사용해 현혹

교원공제회 홈페이지에는 ‘유사 사금융기관의 대출영업에 주의하라’는 공지가 떴다. ‘교원XXX’ 또는 ‘XX선생님공제회’ 등 교원공제회의 사명을 본 뜬 대출업체가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는 교수와 직원, 교사들에게 저렴한 이자를 내세워 이메일을 뿌려대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교원XXX’의 ‘교직원 생활 안전 자금’ 광고 이메일은 연 금리 5.0%~5.5%, 대출 가능액 1,000만원~3억원에 5년 상환을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업체는 “기존의 높은 이자 대출을 최저금리의 대출로 전환할 수도 있다”며 “교직원을 대상으로 시자금을 보증지원 대행하는 업체”라고 안전성을 강조한다.

교원공제회 김경일 대여과장은 이 업체에 대해 “우리 회에서 한도까지 대출받은 사람들 중 추가 대출이 필요한 사람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해보니 선이자 3%를 떼는 사금융 업체였다”고 밝혔다. 김 대여과장은 “교직원과 교사들에게만 대출한다고 광고를 하고 있어 골치”라며 “교수 중에는 우리 회가 자금을 출자해 만든 회사인 줄 알고 문의가 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본지가 해당 업체에 광고대로 영업을 하는지 직접 전화해보니 “우리는 답변할 의무가 없다. 법적 하자가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교원공제회는 현재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한 술 더 떠 교원공제회 홈페이지와 거의 유사한 홈페이지, 로고와 대출상품 명칭까지 흡사한 ‘XX선생님공제회’라는 곳도 있었다. 항의를 하자 현재 운영을 중단한 상태. 하지만, 이 업체는 홈페이지에 “교원공제회에서 아직 준비 중인 임의적인 홈페이지만 보고 마치 우리 업체가 허위 정보를 바탕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것처럼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 만약 이런 글을 접하더라도 크게 동요하지 말라”며 영업을 계속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화를 걸어 문의해보니 “언제 홈페이지를 열고 대출을 받을 지는 아직 우리도 잘 모른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이와 같은 유사 사금융 업체에 대해 현재 교원공제회는 법률문의를 마치고 대응할 태세다. 해당 법무법인 변호사는 질의 서신을 통해 “명칭이 교원사업에 대한 금융사업 의미가 있고, 대상고객이 교직원인 점에서 대외적으로 교원공제회의 공제사업과 오인·혼동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1호에 의하면, 타인의 표지의 식별력이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부정경쟁행위로 규정된다. 해당 변호사는 “법원에 행위금지·예방·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사과 광고’처럼 실추된 신용회복을 위한 조치나 형사고소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열 금융감독원 비은행감독국 유사금융조사팀 수석조사역은 이 문제에 대해 “현재 대부업법상 대부업체로 등록하고 연이율 66%만 지킨다면 이를 제지할 방법은 없다”면서 “동의하지 않는 이메일을 보내거나 로고·홈페이지를 도용해 이용자들을 유혹한다면 그건 대부업법 위반이 아니라 정보통신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행위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수석조사역은 “정부 처벌보다 우선 개인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학생 호주머니 노린 불법 대부업 기승

대학생의 얇은 호주머니를 노린 불법 대부업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ㅇ’ 대학 화장실에는 ‘10만원 대출’이라는 스티커가 칸마다 붙어 있다. 대학이 이를 발견하고 대부분 뜯어냈지만, 조사결과 몇몇 화장실에서는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대학생은 무조건 10만원 대출’이라는 문구 밑에는 ‘24시간 문의·야간 출장 가능’이라며 언제든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설명이 딸려있다. 전화를 하면 특정한 장소에서 현금을 전달하며, 10만원을 빌리면 선이자 1만원을 떼고 일주일에 1만원의 이자를 붙인다. 법정 이자율 연 66%를 초과하는 불법 대부업의 일종이다. 지난 3월에는 제주도에서 이와 같은 방법으로 연이율 600%의 부당이득을 취한 무등록 대부업자가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현재 연세대와 서강대, 한국외대, 명지대는 물론 인천대와 인하대 등 서울·경기 지방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런 광고들이 목격되고 있다.

사금융 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이 저신용자 대출을 막아버리면서 급속히 팽창했다.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지 않고 신용정보 조회만 해도 그 기록이 금융기관에 공유되는 등, 저신용자들을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대출을 받아 곤경에 처했던 대학생 ‘ㄷ’군은 부모님 손을 빌리기 싫어 제2금융권에서 250만원을 대출받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자를 갚으면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아르바이트를 하려니 공부할 시간이 모자라 아르바이트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납기일을 지키지 못하자 협박성 독촉전화에 시달렸고, 결국 ㄷ군 어머니가 이자와 원금을 모두 갚아줘 사태가 일단락됐다. ㄷ군은 “어려서부터 내 이름으로 은행에 계좌를 만들고, 적금도 넣고 체크카드만 써서 신용도가 좋은 편이었다”면서 “앞으로 직장에 취직하더라도 은행에서 돈을 못 빌리게 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높아진 학자금대출 이자 때문에 허덕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현재 학자금대출 이자는 최저 연 6.59%에서 최고 연 7.04%다. 이러다보니 졸업 후 즉시 취업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학자금 대출을 연체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사태도 허다하다.

송태경 민주노동당 민원정책실장은 “현재 학자금대출은 분할상환을 하도록 하는 원리금 상환 방식이 사용되는데 학생 부담이 상당해 일정부분 제도 변경이 필요하다”며 “학자금대출도 받지 못하는 학생이 사금융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동현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본부 국장은 “대학생 역시 성인과 마찬가지로 사금융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 경험이 적어 위험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기중 기자 (news@unn.net) | 입력 : 07-05-28 오전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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